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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철수정치인가, 책임정치인가'

등록 2016-06-29 14:32:31   최종수정 2016-12-28 17: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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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가 총선 홍보비 리베이트 파동에 책임을 지고 대표직 사퇴를 밝힌 후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를 나서고 있다. 2016.06.29  [email protected]
6번째 사퇴·양보 사례

【서울=뉴시스】박대로 기자 =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가 29일 김수민·박선숙 의원의 총선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에 책임을 지고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면서 안 대표의 정치입문 후 사퇴·양보 사례가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안 대표는 2011년 당시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여론의 큰 지지를 받았지만 박원순 변호사에게 후보 직을 양보해 박 변호사의 시장 당선을 도왔다.

 이후 2012년 대선에선 문재인 당시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 협상을 하던 중 후보직을 사퇴하면서 대선 레이스를 중단했다. 2014년 초에는 새정치연합 창당 작업 중 창당을 포기하고 민주당과 합당해 새정치민주연합을 출범시켰다.

 안 대표는 같은해 7·30 재보궐선거 패배에 책임을 지고 김한길 공동대표와 함께 사퇴했다. 2015년 12월에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갈등 끝에 탈당했다. 이에 따라 이번 국민의당 대표직 사퇴는 안 대표에겐 6번째 '철수'인 셈이다.

 이를 놓고 안 대표 본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치는 책임지는 것이다. 막스베버가 책임윤리를 강조한 것도 그 때문이다. 내가 정치를 시작한 이래 매번 책임져야 할 일에 대해서 책임을 져온 것도 그 때문"이라고 책임정치 구현 차원의 사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정치권에선 안 대표의 거듭된 사퇴에 그리 우호적인 시선을 보내지는 않는다. 김남수 한백리서치 대표는 이날 뉴시스와 통화에서 "김수민 의원 리베이트건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대처 과정 측면에서 당 대표로서 책임 있게 못했다고 본다"며 "의혹에 대응하는 과정이 스스로 국민의당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과정이었다. 당대표로서 책임이 분명히 있으니까"라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그러면서 "안 대표는 처음부터 자기 세력이나 기반이 있었던 게 아니다. 자기 세력 없이 개인 브랜드로 2012년부터 한국 정치에 여러 영향을 줬다"며 "(안 대표가 보여준) 일련의 사퇴와 탈당은 자기 세력이 없는, 자기 지도력이 약한 정치적 리더가 겪을 수밖에 없는 과정을 보여준다. 시기의 문제였지 그런 과정을 거칠 수밖에 없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국민의당의 거점인 호남지역에서 안 대표의 이번 사퇴가 어떤 평가를 받는지도 주목할만하다. 호남지역의 한 정치 전문가는 "총선에서 호남이 국민의당에 몰표를 준 것은 단순히 안철수를 지지한 게 아니다. 더민주와 문재인 대표에 대한 반감 속의 대체제로서 안철수와 국민의당을 선택했던 것"이라며 "안 대표의 이번 사퇴를 놓고 호남에서 극명하게 평가가 나오기는 어렵겠지만 호남지역 유권자들 입장에선 허망할 것 같다"고 말했다.

 안 대표의 사퇴가 국민의당 지지율 추이에 영향을 줄지도 관심사다. 27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20~24일 5일간 전국 2,539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 조사한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1.9%, 응답률 8.4%) 국민의당 지지율은 전주 대비 0.5%포인트 떨어진 15.5%를 나타냈다. 국민의당은 5월 4주차에 20.1%를 기록한 이래 4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김수민 의혹'이 불거진 지난 9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고발 이후 국민의당 지지율은 4.6%포인트 떨어졌다.

 대권주자로서 안 대표 본인의 지지율도 궁금해진다. 리얼미터가 호남지역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 조사에서 안 대표는 전주 20.2%에서 16.7%로 3.5%포인트 하락하며 2위로 처졌다. 반면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전주 18.5%에서 23.1%로 4.6%포인트 상승하면서 1위에 올랐다.

 이번 대표직 사퇴로 안 대표 본인이나 국민의당이 어떤 여론의 평가를 받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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