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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 D-30]태릉선수촌 가보니…'우렁찬 기합 소리' 메달 꿈 '이상 무'

등록 2016-07-05 18:35:47   최종수정 2016-12-28 17: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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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5일 오후 서울 노원구 공릉동 태릉선수촌에서 열린 2016 리우하계올림픽 D-30 미디어데이에서 양궁 대표팀 최미선이 훈련을 하고 있다. 2016.07.0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황보현 오종택 권혁진 최현 기자 =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개막이 30일 앞으로 다가왔다. 대한민국 스포츠 요람인 태릉선수촌은 마지막 담금질을 위한 훈련 열기로 후끈하다.

 올림픽 D-30일을 앞둔 5일 서울 노원구 공릉동 태릉선수촌. 모든 체육관은 올림픽 메달의 꿈을 안은 선수들의 우렁찬 기합 소리가 곳곳에서 울려 퍼졌다.

 오전 5시40분이면 입촌해 있는 선수들 모두 운동장에 모여 가볍게 몸을 푸는 것으로 아침을 맞는다.

 이후부터는 강행군이다. 첫 끼니를 하기도 전에 유도와 레슬링 선수들은 체력 훈련장인 월계관을 찾아 웨이트 트레이닝을 시작한다. 일부 종목 선수들은 운동장 트랙을 돌며 아침 훈련을 소화한다. 이어 아침 식사를 하고 나면 잠시 쉴 틈도 없이 오전 종목별 훈련을 실시한다.

 올림픽까지 남은 기간 동안 최상의 컨디션과 경기력을 위해 훈련이 조심스럽지만, 마지막까지 기량 향상을 게을리 할 수도 없다. 올림픽이 다가올수록 훈련에 대한 집중도는 더 올라갈 수밖에 없다.

 강도 높은 오전 훈련 스케줄을 소화한 선수들은 서둘러 식사를 마친 뒤 각자 숙소에서 휴식을 취한다. 오후 3시가 되면 선수들도 하나 둘 씩 운동장과 체육관으로 모인다. 낮잠을 덜 깬 듯 다소 피곤한 기색도 있지만 훈련이 시작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눈에는 힘이 잔뜩 들어간다.

 체력관 입구에는 운동 후 정리를 하지 않으면 '클래식' 음악을 틀겠다는 경고가 붙어 있다. 신나는 음악에 맞춰 구슬땀을 흘리는 선수들의 표정은 해맑으면서도 더없이 진지하다. 무거운 덤벨을 드는 훈련 도중에 실수를 하면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근력훈련을 하는 모든 선수들은 맞춤형 프로그램에 따라 자신의 부족한 면을 채운다. 근력은 민첩성, 순발력 등 여러가지 부문에서 영향을 줘 경기력을 향상시키기 때문이다. 또 근지구력이 떨어지면 부상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이날 만난 웨이트 전문위원은 "오전에는 주로 투기 종목 선수들이 오고 오후에는 구기종목이나 그 외의 종목 선수들이 체육관을 찾는다"며 "지금은 배드민턴과 리듬체조 선수들이 훈련 중이다. 5시에는 펜싱 선수들이 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배트민턴 선수단은 8주 훈련에 돌입했다. 지난주 일주일에 3번이었던 근력 훈련을 이번주부터 2번으로 횟수를 줄였다.

 이득춘 배드민턴 감독은 "선수들의 근력이 떨어지면 피로도가 빨리 오고 부상도 염려된다. 지난주에는 체력적인 면이 훈련의 60~70%를 차지했다면 지금은 기술적인 부문에 좀 더 집중하고 있다. 훈련 분배도는 그때그때 상황에 맞춰 바뀐다. 다음주에는 체력과 기술적인 부문이 50대 50정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자 핸드볼 국가대표 선수들이 훈련하고 있는 오륜관에는 기합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리우올림픽에서 또 한 번의 '우생순(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신화를 쓰기 위해 막바지 체력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유럽 전지훈련을 통해 장신에 체격이 좋은 유럽 선수들과 부딪히며 경기력을 쌓고 온 대표팀은 최근에는 해병대 극기 훈련에 참가해 정신력을 가다듬었다.

 여자 핸드볼에서 강호로 군림한 대표팀은 지난 런던올림픽 때는 아쉽게 4위에 그치며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대표팀 전술이 경쟁국들에게 많이 노출됐고, 신체조건에서도 큰 열세에 있어 전력이 많이 약화된 것이 사실이다.

 임영철 감독은 이런 약점을 체력으로 극복하겠다는 복안이다. 남은 한 달 동안 선수들의 체력을 단계적으로 향상시킨 뒤 브라질 현지에서 최고조로 끌어 올린다는 계획이다.

 임 감독은 "대표팀 전력이 예전만 못하다고 하는데 부정할 수는 없다"면서도 "전력에 상관없이 목표는 항상 최고로 잡아야 한다. 그래야 선수들이 목표를 향해 한 발이라도 더 뛸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전술적인 부분에 대한 완성도는 높기 때문에 체력을 최대한 끌어 올려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선수촌 정문에서 가장 가까운 개선관에는 지난 런던 올림픽에서 효자 종목으로 떠오른 펜싱 국가대표 선수들이 훈련 중이다. 엄마 검객 남현희(35·성남시청)를 비롯한 여자 플뢰레 선수들이 보호 장비로 중무장을 하고 묵묵히 연습 상대를 향해 칼끝을 겨눴다.

 한국 펜싱 대표팀은 이번 리우에서 '최소 2개 이상의 메달'이 목표다. 다만 한국이 런던올림픽에서 각각 금메달과 동메달을 딴 남자 사브르 단체전과 여자 플뢰레 단체전이 종목 순환 원칙에 따라 리우올림픽에서 빠져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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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리우올림픽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5일 오후 서울 노원구 태릉선수촌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D-30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여자체조 선수들이 훈련을 하고 있다. 2016.07.05. [email protected]
 이에 대해 최명진 여자 플뢰레 대표팀 코치는 "개인전만 출전하니 붙을 대상자들에 대한 분석과 상대방이 쓰는 기술을 접목한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며 "오늘은 오전에 체력훈련, 오후에는 다른 실업팀에서 연습파트너가 방문해 실전 게임 위주의 훈련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여자 플뢰레 선수들이 나이가 많다보니 체력적인 문제가 있다. 현지 날씨도 덥다. 훈련을 더 시키고 싶지만 부상이 오면 안하느니만 못하다. 아픈 부위를 재활하면서 단점을 보완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 최강인 양궁 대표팀은 이미 '리우 모드'로 변신했다.

 태릉선수촌 양궁장을 리우데자네이루 경기장과 비슷한 분위기로 바꿔 사상 최초 올림픽 전관왕을 정조준하고 있다.

 종목 특성상 선수들의 심리 상태로 인한 변수가 큰 만큼 1주일에 한 번 심리학 박사를 초빙해 상담도 진행 중이다.

 선수들은 현지 분위기가 물씬 나는 양궁장에서 거친 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활시위를 당기며 감각을 조율했다.

 여자 대표팀 간판 스타인 기보배(28·광주시청)는 "한국 양궁의 업적을 이어나가도록 반드시 8연패를 달성하겠다"면서 "단체전이 누적제에서 세트제로 바뀌어서 변수가 많을 것 같은데 첫 엔드에서 못해도 비긴다는 생각으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김우진(24·청주시청)에게는 이번이 첫 올림픽이다. '고교생 궁사'로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2관왕에 올랐던 김우진은 4년 전 선발전 탈락으로 런던대회에 나서지 못했다.

 김우진은 "런던에서의 아픔을 딛고 반드시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개선관에서는 역도대표팀이 구슬땀을 흘리며 훈련에 집중했다. 훈련장 곳곳에는 역기를 들어 올리는 선수들의 힘찬 기합 소리가 울려 퍼졌다.

 역도는 한국 올림픽 사상 첫 메달을 안겨준 종목이다. 하지만 이번 리우에서의 전망은 밝지 않다.

 세계적인 역도 스타 장미란(32)이 은퇴했고 현역 선수로 최고로 손꼽혔던 사재혁(31)이 폭행 사건으로 자격 정지 10년이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이후 한국 역도는 새 얼굴 찾기에 실패하며 암흑기에 빠졌다.

 윤석천 역도대표팀 감독은 "장미란, 사재혁 등 굵직한 선수들이 떠나면서 많이 어려워졌다. 이들의 뒤를 이을 선수 발굴과 육성에 소홀했기 때문에 이번 리우에서의 전망이 밝지는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윤 감독은 이번 리우에서의 활약을 발판삼아 4년 뒤 2020도쿄올림픽에서의 선전을 내다봤다.

 그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누군가는 해내야 한다. 선수들에게도 정신부분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는 끈끈한 저력이 있다. 이번 리우에서의 최상의 성적을 거두고 다음 올림픽을 위해 신예 선수 발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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