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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 앞둔 강신명 경찰청장 "정치 할 수도 있다"

등록 2016-08-16 14:42:03   최종수정 2016-12-28 17:3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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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청장 16일 마지막 기자간담회  "유병언 변사처리는 경찰 '승진 지상주의'가 원인"  "악법도 법…준법이 화두가 돼야"  "가장 충격적인 사건은 美 리퍼트 대사 피습"

【서울=뉴시스】임종명 기자 = "경찰 조직을 기존 계급 중심에서 업무 중심으로 바꾸고자 기울인 노력은 성과라고 생각됩니다. 다만 성과에 비해 현장 경찰관들의 처우개선이 미흡했던 점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오는 22일로 임기 마감을 앞둔 강신명 경찰청장이 경찰 조직의 수장으로 지난 2년을 보낸 소회에 대해 밝혔다.

 강 청장은 16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사에서 임기 중 마지막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 2년이란 세월을 돌아보면 정말 숨가쁘게 달려온 것 같다. 재직 중 아쉬웠던 부분은 업무 성과에 비해 현장경찰의 처우개선이 미흡했다는 것"이라며 "경찰이 책임치안을 통해 국민신뢰를 얻으면 처우도 개선될 것이라는 프로세스를 갖고 추진했는데 아직 그에 대해선 만족할 만한 부분이 없지 않았나 싶다"고 자평했다.

 아울러 "경찰은 대표적인 공안직 공무원이지만 일반 공안직보다 4.4% 보수가 적다. 경정 이하에 매월 10여만원 상당 지급되는 치안활동비라는 게 있는데 이를 보수로 반영하는 것을 추진했으나 이루지 못한 게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말했다.

 강 청장은 "서울경찰청장일 때 발생한 유병언 사건 당시 느낀 것은 우리 경찰 내 자리잡은 계급이나 승진 중심의 '승진 지상주의'가 당시 유병언을 본인임을 알지 못하고 변사처리하는 부실의 원인이 됐다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제 평소 생활 철학인 '책임 경찰'을 토대로 '업무 중심으로 국민에 책임을 다하자'는 취지로 임했다"며 "조직 업무와 인사제도 관련 관행을 업무 중심으로 바꾸는 데 노력을 기울여왔다"고 강조했다.

 대표적으로 '조직의 전문화'를 꼽았다.

 예컨대 학교폭력이나 아동학대 등의 분야에 전담인력을 많이 배치해 전문성을 강화, 전담 경찰체계를 다잡고자 했다는 것이다. 이에 경찰 인력 증원 시에도 과거처럼 증원 인력을 막연하게 일선 지구대에 균등배분하는 것보다는 국민들이 필요로 하는 부분에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또 시험만 잘 치르면 승진했던 기존 인사 관행을 버리고 근무성적 평점, 성과 반영을 도입한 부분과, 각종 집회·시위 기조가 '평화집회'에서 '준법집회'로 바뀌도록 노력한 점 등을 잘한 점으로 제시했다.

 강 청장은 "우리나라는 법치제도와 이와 관련한 법원의 구제제도가 완벽하게 돼있지 않느냐"라며 "민중총궐기 본부도 지난해 경찰의 행진 금지통고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고 결국 가처분 신청을 받아 준법에 기초해 행진했던 것처럼 경찰 조치가 불합리하면 법원에서 들어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법이 잘못됐다면 법을 고치면 될 것"이라며 "'악법도 법이다', '법은 지켜져야한다'는 말처럼 잘못된 법이 고쳐지기 전까지는 법을 지키는, 준법이 화두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외 지난해 정부업무성과평가에서 경찰청이 3년 연속 우수기관에 선정된 점, 청렴도 평가에서 공안기관 중 유일하게 3등급을 받은 점, 교통사고 사망자수가 30여년 만에 5000명 이하로 떨어진 점 등도 추가했다.

 재직 중 기억에 남는, 가장 충격적이었던 사건으로는 미국 리퍼트 대사 피습사건을 꼽았다.

 강 청장은 "당일 아침 행사가 있어 나가려다 보고를 받고 경찰청으로 출근해 사건과 범인에 대한 수습에 나섰다"며 "언제 가장 수장직을 내놓게 될 것 같았느냐고 묻는다면 이 사건이라고 답할 것"이라고 떠올렸다.

 퇴임 후 계획에 대해서는 "저 개인을 리모델링하는 시간을 가질 것 같다"며 "상당 기간 동안 새로운 공부도 하다가 국가나 경찰 등에 기여하고 봉사할 업무가 있다면 어떤 일이라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그 어떤 일에 정치도 포함되는가'라는 추가 질문에 "그렇다"고 답변했다. 이어 "제가 2년 전 청장 후보자로 청문회를 하면서 '경찰 조직의 총수가 선출직에 기웃거리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는데 아직까지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면서도 "다만 20대 국회에서 그렇게 안 한 것을 그 말을 지킨 것으로 생각해달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기자분들 앞에서 아예 (정치를) 안 하겠다고 하고 나중에 나오면 또 얘기가 나온다"고 정계 진출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강 청장은 오는 22일부로 지난 2년 간의 임기를 마무리한다. 이로써 그는 역대 경찰청장 가운데 '2년 임기제'를 채운 두 번째 인물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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