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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즈 확산 비상]불치병에서 난치병으로…치료제 시장 경쟁 '후끈'

등록 2016-08-21 15:42:07   최종수정 2016-12-28 17:3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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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류난영 기자 = 1981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바이러스가 일으키는 것으로 보이는 원일 모를 새로운 질병이 보고됐다. 당시 보고된 질병은 남성 31명이 앓고 있었다. 이 병은 후천성면역결핍증의 첫 글자를 따서 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라고 불렸다.   

 발견 당시 의학계에서는 이 병을 성병의 일종이라고 오해했다. 최초 감염자 대부분이 남성 동성애자들이었기 때문이다.

 감염자의 절반은 7∼10년 내 결핵이나 종양 등에 감염돼 사망하자 사람들은 '죽음의 병'이라고 부르며 공포에 떨었다. 

 1980년대 초반에는 의학계에 에이즈가 '불치의 전염병'으로 보고 됐다. 이후 1987년 에이즈를 일으키는 인간 면역결핍 바이러스(HIV)의 치료를 목적으로 항레트로바이러스 약제인 '지도부딘'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처음 허가를 받은 후 수 많은 HIV 치료제가 개발됐다.

 특히 1995년 중반에 '칵테일 요법'인 고강도 항레트로바이러스치료(HAART)가 도입돼 HIV 감염인의 사망률과 치사율이 현저히 줄었고 타인에게 전파 위험도 감소했다.

 국내에서는 '에이즈 익명검사' 도입 등의 영향으로 발견되고 있는 신규 HIV 감염인과 에이즈 환자가 늘어나면서 관련 치료제 시장도 커지고 있다. 2013년부터 신규 감염인 수는 매년 1000명을 넘고 있다.

 특히 면역력이 떨어져 다양한 합병증 등에 노출돼 죽음에 이르는 것으로 악명 높았던 에이즈가 의학기술의 발달로 걸리면 곧 죽는 병이 아닌 만성질환과 같이 관리가 가능한 질환으로 인식이 개선되면서 적극적으로 치료를 하는 환자가 늘어난 점도 치료제 시장이 커지고 있는 이유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국내 에이즈 치료제 시장 규모는 600억~700억원대다.

 현재 HIV를 완전히 정복할 수 있는 치료제는 없다. 에이즈 발병을 예방하는 방법으로 항레트로바이러스 약제를 복용해 혈중 HIV 농도를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방법이 거의 전부다.

 최근에는 복용 편의성을 높여 하루 한 알만 복용해도 되는 복합제가 등장하고 있는 등 시장의 변화가 예고 되고 있다.

 '복약 순응도'가 무엇보다도 중요한 HIV 치료의 경우 순응도가 떨어지면 내성이 생기게 되고 결국 치료에 실패할 가능성도 높다. 

 과거 에이즈치료제는 하루 세번 가량을 30가지 이상의 약물을 복용해야 해 순응도가 떨어지거나 치료제를 잘 복용하지 않는 사례도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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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약사들은 이 때문에 순응도를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한 알에 여러가지 성분을 결합한 복합제 개발에 힘써왔다.

 현재 국내 에이즈 치료제 시장은 길리어드의 '스트리빌드'와 GSK(글락소스미스클라인)의 '트리멕'이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 2014년 3월 출시된 스트리빌드는 엘비테그라비르, 코비시스타트, 엠트리시타빈, 테노포비르의 4가지 약물을 한 알에 담은 단일정복합제(STR)로 환자의 복용 편의성을 높였다. 

 이에 맞서 GSK도 지난해 식사에 관계없이 하루 1정 복용하는 '트리멕(돌루테그라비르+아바카비르+라미부딘)'을 출시했다. 트리멕은 바이러스 복제와 추가 세포감염을 막고, '돌루테그라비르'로 인해 내성이 적다는 장점을 지닌다.

 여기에 얀센도 PI(단백질분해효소 억제제) 계열의 HIV 치료제 '프레즈코빅스(다루나비어+코비시스타트)'를 3월 초부터 보험 급여 출시하면서 경쟁 대열에 가세했다.다만, HIV 환자가 이 약제의 급여를 적용받으려면 다른 항레트로바이러스제와 병용해야 한다. 

 최근에는 에이즈를 미리 예방해 신규 감염자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거세다. 남성 동성애자, 에이즈 환자의 배우자 등  HIV 감염에 취약한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한 '에이즈 예방 요법(PrEP)'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요법은 고위험군이 성관계 이전에 에이즈 치료제를 복용해 HIV 감염을 사전에 차단하는 것을 말한다. '에이즈 예방 요법'은 연구에 따라 HIV 감염을 96~100%까지 막는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의대 로버트 그랜트 박사는 지난 5월 홍콩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에이즈 및 동시감염학회(2016 APACC)'에서 이 예방요법을 권고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HIV 치료제의 복용량이 많고 복잡한 복용 방법 때문에 환자들이 치료제를 잘 복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치료에 실패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제약사들이 약제 개수를 줄이기 위한 연구 개발을 통해 여러 기전의 다양한 약물을 단 하나의 알약으로 만든 단일복합제가 개발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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