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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영토대장정②]백령도 1박2일 대학생들 "분단현실 느꼈다"

등록 2016-08-25 07:12:18   최종수정 2016-12-28 17:3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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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표주연 기자 = 한국해양재단이 주최하는 '해양영토대장정' 3일차인 지난 24일 오전 7시30분 남녀 대학생 100명은 백령도 심청각으로 향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고전 '심청전'의 배경이 바로 백령도라는 점은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백령도 심청각과 북한 장산곶 사이에 가로놓은 바다가 심청이가 몸을 던졌다는 '인당수'다.

 대학생들은 심청각에 올라 해설사들의 설명을 들으며 놀라는 모습을 보였다. 심청전의 심청이는 허구겠지만 인당수라는 실제 지명을 들으니 흥미로운 표정이 역력했다.

 심청전에서 상인들은 풍랑이 거친 바다를 건너기 위해 사람을 제물로 바친다. 심청이는 공양미 300석에 팔려 인당수에 몸을 던지게 된다.

 실제 인당수는 매우 거친 바다다. 백령도를 휘감고 도는 남쪽 해류와 북한 평양의 대동강을 타고 내려오는 북쪽의 해류가 만나는 지점이다. 이 때문에 인당수에는 소용돌이가 잦다고 한다.

 바다 건너편에는 북한의 유명한 지명인 장산곶이 보인다. 장산곶은 우리에게 '장산곶 매'로 잘 알려져 있다. 80~90년대 운동권들이 불렀던 민중가요에 자주 등장하는 장산곶 매는 장산곶에 서식하는 송골매의 일종이다.

 깃털 색이 흰 것을 송골매, 푸른빛이 도는 것을 해동청(海東靑)이라 부른다. 매는 수시로 백령도로 넘어온다. 하늘을 나는 새에게는 남도 북도 중요하지 않은 셈이다.

 대학생 일행을 안내한 해설사는 "봄이면 장산곶매를 많이 볼 수 있다"며 "거리가 가까우니 백령도에도 자주 날아온다"고 귀띔했다.

 심청각과 장산곶을 가로지르는 바다에는 어선 몇 척이 떠 있다. 중국 어선이다. 금어기인 현재도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은 버젓이 계속되고 있다.

 김진수(21·포항공대)씨는 "중국 어선들을 보면서 우리나라가 분단으로 인해 큰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며 "중국 어선을 제대로 단속조차 하지 못하는 것은 남북한이 분단돼 있기 때문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김씨는 "통일이 됐으면 받지 않아도 될 불이익"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심청각에서 시간을 보낸 대학생들은 하늬해변까지 걸었다. 백령도에 서식하는 잔점박이 물범을 보기 위해서다.

 그러나 30분 정도 이동하는 길에 바다에서는 자욱한 해무가 넘어왔다. 자욱하게 낀 해무 탓에 물범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대학생들은 용치가 깔린 해변에서 물범이 서식하고 있다는 해무 속 어느 바위섬을 생각하며 돌을 튕겼다.

 대장정에 참여한 한 대학생은 "우리나라에 이런 물범이 살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며 "해무 때문에 실제로 못 봐서 매우 아쉽다"고 말했다.

 하늬해변을 끝으로 대학생들은 다시 용기포항으로 향했다. 백령도를 떠날 때가 된 것이다. 떠나는 대학생들은 갑판 위에서 백령도의 모습을 다시 한 번 눈에 담았다.

 백령도를 떠나는 배에서 만난 이세희(21·대구카톨릭대)씨는 "북한땅이 그렇게 가까운지 몰랐고, 실제 보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이씨는 "대구 출신이라 서해에 처음 와 봤는데 아름다웠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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