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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C최종예선]'20명 엔트리'…뭣이 중한지 몰랐던 슈틸리케

등록 2016-09-07 18:30:00   최종수정 2016-12-28 17:3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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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렘반(말레이시아)=뉴시스】최진석 기자 = 6일(한국시각) 오후 말레이시아 세렘반 파로이 툰쿠 압둘 라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대한민국과 시리아의 경기, 슈틸리케 감독이 선수들을 바라보며 고민하고 있다. 2016.09.06.  [email protected]
【세렘반(말레이시아)=뉴시스】권혁진 기자 = 2승을 기대했던 슈틸리케호의 9월 2연전은 1승1무로 막을 내렸다. 패하지 않았으니 성공을 거뒀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1무의 상대가 최약체인 시리아라는 점에서 아쉽다.

 이 과정에서 가장 논란이 된 것은 20명으로 구성된 엔트리다.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상 월드컵 최종예선은 팀당 최대 23명의 선수로 구성할 수 있다. 심각한 경제난에 시달리는 국가가 아니라면 대부분 엔트리를 모두 활용한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23명을 뽑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의도적으로 세 자리를 비워뒀다. 최종예선에서는 보기 드문 그의 파격적인 실험은 긍정보다는 부정적인 면이 많았다는 평가다.

 슈틸리케 감독은 20명만 선택한 이유를 두고 출전을 하지 못하는 선수들에 대한 배려라고 설명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슈틸리케 감독은 A매치를 치른 뒤 늘 못 뛴 선수들에게 많이 미안해했다"고 귀띔했다.

 틀린 말은 아니다. 감독은 선수의 마음을 두루 헤아릴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보다 우선순위로 고려해야 할 것이 성적이다. 선수 1~2명을 신경쓰다가 대의를 소홀히 하면 안 된다. 두마리 토끼를 다 잡지 못할 것이라면 주어진 환경을 최대한 활용해 결과를 얻어야 한다.

 평가전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 치르고 있는 대회는 최종예선이다. 월드컵으로 가는 마지막 관문이자 월드컵을 향한 긴 준비 기간의 출발점이다. 월드컵을 20명으로 운영을 할 것이 아니라면 굳이 3명을 포기할 이유는 없었다.

 줄어든 엔트리의 여파는 일부 포지션에서 더욱 도드라졌다.

 장현수(광저우 R&F)는 중국과의 1차전에서 오른쪽 측면 수비수로 나섰다. 여러차례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고 두 번째 실점이 되는 파울까지 범했다. 결국 장현수는 시리아전에서 원래 포지션인 중앙 수비로 돌아갔다.

 두 경기 모두 풀타임을 뛴 오재석(감바 오사카)은 주 포지션인 오른쪽 측면이 아닌 왼쪽 측면에 섰다. 20명 중 왼쪽 측면 수비가 가능한 이는 오재석이 유일했기 때문이다.

 중국전에서 세 골 모두에 관여했던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에게도 최전방은 익숙한 자리가 아니다. 또 다른 원톱 요원인 황의조(성남)는 뒤늦게 팀에 합류했고 이제 막 20살이 된 황희찬(잘츠부르크)은 경험이 부족했다.

 팀을 활기차게 만드는 선의의 경쟁 또한 예전보다 덜할 수 밖에 없었다. 20명 중 골키퍼와 수비수는 총 10명이다. 이들은 경기 중 교체될 확률이 적다. 실제로 두 경기에서 해당 포지션의 선발 선수 5명은 모두 90분을 소화했다.

 이들을 제외하면 나머지 6자리를 10명이 책임진다는 계산이 나온다. 슈틸리케 감독이 원했던대로 모든 선수들이 조금씩이라도 뛸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지만 그만큼 경쟁 의식이 사라질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했다.

 최종예선은 이제 막 시작됐다. 아직 8경기를 더 치러야 한다. 문제점이 되풀이되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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