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덮친 지진공포]①경주 '대지진'이 남긴 것

등록 2016-09-26 10:39:15   최종수정 2016-12-28 17:4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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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뉴시스】배소영 기자 = 경북 경주에서 12일 오후 7시 44분께 발생한 규모 5.1 의 지진에 이어 같은 날 오후 8시32분께 규모 5.8의 추가 지진이 발생했다. 이날 발생한 두 차례의 지진으로 인해 경북 경주의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술병과 음료수 등이 바닥으로 떨어져 어지럽게 나뒹굴고 있다.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표주연 기자 = 9월12일 오후 8시 32분 54초, 경상북도 경주시 남남서쪽 8㎞ 지역에서 지진이 발생했다. 진도 5.8.

 이후 일주일 동안 경주 인근에서는 여진이 400차례나 일어나고 있다. 특히 19일에는 진도 4.5규모의 강력한 여진이 발생해 시민들이 불안에 떨었다.  경주 여진 발생횟수는 2009년부터 작년까지 7년 동안 일어난 지진 396회를 넘어선 수치다.

 경주에서 발생한 지진은 '대지진'이라고 부르기에는 다소 미흡하지만, 우리나라 관측 사상 역대 최강 지진이다. '지진의 본고장' 일본이 보기엔 코웃음 칠 만한 위력의 지진이겠지만 우리나라가 받은 충격은 여느 대지진 못지않았다.

 대부분 시민은 갑자기 세상이 흔들리는 지진을 처음 경험했다. 거리로 사람들이 쏟아져나왔고, 어디서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갈팡질팡했다. 

 이 같은 지진 상황에서 나온 고질적인 안전 불감증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꽃다운 수백 생명을 앗아간 2014년 4월 세월호 사고 당시 나왔던 '가만히 있으라'는 명령은 이번에도 여전했다.

 일부 학교는 불안에 떠는 학생들에게 늘 그렇듯이 '가만히 있으라'고 지시해 빈축을 샀다. 대부분 학교가 지진이 발생한 상황에서도 "안전하니 야간자율학습을 계속하라"고 지시한 것이다. 어떤 학교는 학생들을 일찍 귀가시킨 교사가 교장에게 꾸중을 들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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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안지혜 기자 = 12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44분께 경북 경주시 남남서쪽 9㎞ 지역에서 규모 5.1 지진이 일어났다. 이어 오후 8시32분께 경북 경주시 남남서쪽 8㎞ 지역에서 규모 5.8 규모의 지진이 추가로 발생했다. 1차 지진은 역대 4번째,  5.8규모의 본진은 1978년 기상청의 계기지진관측 이래 가장 큰 규모다.   [email protected]
 상황에 따라 대처에 나서야 할 공무원들도 마찬가지였다. 공무원도 지진을 처음 경험해보긴 마찬가지였기 때문일까. 학교 운동장으로 피신한 시민들은 방치됐고, 공무원 조직은 제대로 가동하지 않았다. 시민들에게 현재 상황은 어떤지,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제대로 안내하는 공무원은 보이지 않았다.

 재산 피해도 상당하다. 현재까지 추정 피해액은 100억원에 달하고, 경주에 밀집된 한옥마을과 문화재 피해도 심각하다. 특히 첨성대는 기우는 속도가 20년 이상 빨라졌다고 한다. 매년 1㎜씩 기울던 첨성대가 이번 지진으로 20㎜나 기울었다. 이 밖에도 국보급 문화재 등 피해도 60건에 달한다.

 추석 연휴를 맞아 신라 천년 고도 경주를 찾을 예정이던 관광객이 발길을 돌리고 있다. 지진 발생 이후 경주에 위치한 숙박업소 65%가 해약을 겪었고, 관광객은 60% 이상 줄었다. 간접적인 재산 피해로 볼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시민이 겪은 공황과 공포다. 원전이 대규모로 밀집한 영남지방에서 일어난 지진에 대한 위험을 현실감 있게 보여줬다.

 우리는 '한반도는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다'고 수도 없이 진단하면서도 정작 대처는 미온적이지 않았을까. 경주 지진이 한반도에 남긴 것은 무엇인지 위클리 뉴시스에서 짚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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