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을, 나는 셀카 찍으러 간다~ 억새 앞으로, 갈대 곁으로

등록 2016-10-10 16:48:05   최종수정 2016-12-28 17:4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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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강원 정선 민둥산의 황금빛 석양과 억새.
【서울=뉴시스】김정환 기자 = 가을이다. 괜히 '센티(센티멘탈)'해져 어디론가 홀로 훌쩍 떠나고 싶어진다. 기왕이면 추남(秋男), 추녀(秋女)가 된 모습을 셀카로 남기고 싶다. 그렇다면 갈 곳은 정해졌다. 억새 앞으로, 갈대 곁으로다. 마침 한국관광공사(사장 정창수)가 '억새, 갈대 명승지와 함께하는 맛 기행'이라는 테마로 10월에 가볼 만한 6곳을 선정했다. 한 번 가보자.

◇산 위에 하얀 바다가? (강원 정선군 남면 민둥산로)

 강원 정선군 남면 민둥산(1118.8m)은 전국에서 손꼽히는 억새 여행지다. 등산로 초입에서 정상까지 1시간30분~2시간 거리다. 하이라이트는 7부 능선을 지나 멀리 정상을 바라보는 지점부터다. 나무 한 그루 보기 힘든 부드러운 능선을 따라 바다가 펼쳐진다. 하지만 하얗게 일렁이는 것은 파도도 물결도 아닌 억새다. 민둥산 억새는 초가을에 이삭이 패기 시작해 이달 중순이면 드넓은 구릉지를 하얗게 뒤덮는다. 지난달 24일부터 시작한 민둥산 억새꽃 축제가 지금 한창이다. 오는 11월13일까지 열린다. 매월 끝자리 2·7일에 서는 정선오일장이나 매주 토요일 열리는 주말장에 맞춰 여행을 계획하면 좋다. 장터에서 메밀 부침개, 수수부꾸미, 감자옹심 등 산촌 별미를 맛보고 화암동굴, 아우라지, 병방치스카이워크 등을 계해 여행한다. 정선군청 문화관광과 033-560-23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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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경남 창원 주남저수지 억새길을 걷는 연인.
◇그림인가 실제인가. 이곳의 가을(경남 창원시 의창구 동읍 주남로101번길)

 천혜의 자연환경을 품은 주남저수지는 가을에 더욱 찬란하다. 저수지 주변 무리 지어 핀 억새 위로 이름 모를 겨울새들의 군무가 어우러지며 그림 한 폭을 펼쳐놓는 덕이다. 주남저수지를 따라 조성한 탐방로는 억새와 갈대가 어우러져 차분한 가을 산책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주남저수지와 산남저수지를 잇는 산책로, 동판저수지 둘레길에서 코스모스와 억새가 향연을 벌인다. 가을이 무르익는 이달은 주홍빛으로 곱게 갈아입은 단감의 계절이기도 하다. 다양한 단감 체험이 기다리는 빗돌배기마을, 올해 새롭게 조성한 창원단감테마공원 등은 꼭 들러야 할 창원시의 명소다. 창동예술촌에서는 무료로 대여하는 한복을 입고 즐기는 '골목 여행'이 인기다. 부림 시장 지하에는 청년의 열정으로 개성 있는 음식을 내는 문화 공간 '청춘바보몰'이 문을 열었다. 창원시청 관광과 055-225-3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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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광주 무등산 정상 억새 풍경.
◇'샤이니'도 울고 갈 하얀 군무(광주광역시 동구·북구 일대)

 매년 가을이면 햇볕이 따사롭게 내리쬐는 무등산 국립공원 곳곳에 억새가 핀다. 오르는 길, 고개, 능선에 따라 서로 다른 모습이다. 머리재와 중봉, 백마능선, 꼬막재 등을 거치며 억새의 군무를 감상하고 장불재에 오르면 억새 향연이 클라이맥스에 달한다. 정상부에 오르면 하얗게 핀 억새 너머 병풍처럼 드리운 입석대, 서석대 등 높이 1000m 주상절리대가 탄성을 자아낸다. 증심사 지구 외에 원효사 지구도 호젓한 억새 산행을 위한 출발 포인트다. 등산객 미각을 자극하는 별미는 보리밥 정식이다. 10여 가지 산나물과 돼지머리 고기, 도토리묵 등이 푸짐하다. 억새의 군무는 영산강에서도 구경할 수 있다. 이달 말까지 매주 토요일 극락교 일원에서 영산강 억새 생태문화제가 열린다. 무등산국립공원사무소 062-227-1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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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전남 해남 ‘삼치회’.
◇갈대밭 드라이브에 고소한 삼치회를 토핑해 즐길까?(전남 해남군 황산면 고천암로)

 해남 고천암호에는 갈대밭이 끝도 없이 펼쳐진다. 해남읍 부호리에서 화산면 연곡리까지 국내 최대 규모라는 것이 실감 난다. 덕분에 여느 갈대밭과 달리 차로 드라이브하며 풍경을 즐기는 호사도 누릴 수 있다. 가을바람이 이끄는 대로 춤추는 갈대 모습이 황홀하다. 해남은 맛 여행지로도 국내 어느 고장에 뒤지지 않는다. 이 무렵이면 고소한 기름기를 잔뜩 머금은 삼치회가 미식가의 젓가락을 바쁘게 한다. 해남 햇김에 고슬고슬한 밥 한 숟가락 얹은 뒤 삼치회와 묵은김치를 올려 먹는 삼치 삼합은 가을 해남 여행에 화룡점정(畵龍點睛)한다. '서예 박물관'으로 불리는 천년 고찰 대흥사와 대흥사 가는 장춘숲길도 가을 운치를 더한다. '해남 여행'하면 떠오르는 땅끝마을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명소다. 해남군 관광안내소 061-532-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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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충남 보령 무창포 전어와 대하구이.
◇억새의 은빛, 바다의 쪽빛…내가 더 아름다워(충남 보령시 청소면 넙티로)

 보령의 가을은 '머드축제'가 열리는 여름 못지않다. 자연의 가을빛과 제철 바다 진미가 반긴다. 우선 오서산은 10월에 접어들며 억새가 절정을 향한다. 오서산 억새는 정상부에서 약 2㎞ 이어지는데 가을바람 따라 하늘거리는 풍경이 나그네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서해 인근에서 가장 높아 천수만 일대 배들에 길잡이 역할을 해 '서해의 등대산'이하 불리는 오서산(790.7m)은 거꾸로 정상에 오르면 망망대해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오서산에 올라 출출해졌다면 제철 대하와 전어, 꽃게 등을 맛볼 차례다. 무창포에서는 오는 9일까지 '2016 무창포 신비의 바닷길 대하·전어 축제'가 열린다. 대천항 수산물센터나 수산시장은 섬 여행과 연계할 만하다. 오천항에 가면 7~8월 금어기를 지난 덕에 혀끝에 맴도는 가을 바다의 진미인 키조개도 만날 수 있다. 억새 여행을 마쳐 아쉽다면 청라 은행마을도 찾아보자. 보령시청 산림공원과 041-930-3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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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충북 충주 비내섬.
◇억새로 눈요기, 사과로 입요기(충북 충주시 앙성면 조천리)

 가을이 되면 충주는 더욱 빛난다. 충주(忠州)가 아니라 추주(秋州)라 해도 좋을 정도다. 은빛 물결이 출렁이는 비내섬 억새 바다 덕이다. 맑디맑은 남한강을 찾아 겨울새도 날아든다. 푸른 가을 하늘과 황홀한 억새, 고즈넉한 남한강 그리고 새들의 날갯짓이 어우러진 풍광은 더없이 평화롭다. 비내섬 앞에는 남한강 변을 호젓하게 걸을 수 있는 비내길이 있다. 소박한 비내마을과 호젓한 논밭, 그림 같은 강변을 따라 걸으며 마음에 쌓인 짐을 훌훌 던져버렸다면 앙성온천에서 몸에 쌓인 피로를 풀어보자. 충주에 갔으니 특산물 사과도 맛보면 좋다. 충주역 부근에 가면 가로수마다 사과가 주렁주렁 매달렸다. 그렇다고 마음대로 따면 과태료를 내야 하니 가게에서 사과를 살 것. 충주시청 관광과 043-850-6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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