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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트럼프 시대 개막에 '신중론'…"실제 정책 변화 예의주시"

등록 2016-11-10 14:43:23   최종수정 2016-12-28 17:5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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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AP/뉴시스】미국 대통령 당선인 도널드 트럼프가 9일 새벽 당선 확정 후 지지자들 앞에서 연설하고 있다. 2016. 11. 9.
【서울=뉴시스】 산업부 = 재계가 향후 전개될 미국 트럼프 정부의 대내외 경제 정책 등 행보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 우선주의를 바탕으로 신고립주의, 신보호무역주의를 강조해온 트럼프 당선인 폐쇄적 경제정책을 취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우려되면서 재계는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이 당선소감을 통해 국제사회에 "공정하게 대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후보시절보다는 다소 중립적 자세를 취하면서 불안감이 다소 줄어들긴 했지만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향후 전개될 정책 흐름을 예의주시한다는 모습이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이 공공인프라와 전통에너지 분야에 대한 투자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원달러 환율이 오르게 되면 대외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10일 재계는 당초 우려했던 트럼프 후보의 대통령 당선에 당혹스런 표정을 나타내는 가운데 새 정부의 정책 변화에 따라 상황에 맞게 대응해 내겠다는 신중론을 펴는 가운데 트럼프측 관련인사 접촉에 나서는 등 정보파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일단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전자, 자동차 등 수출 위주 업종의 타격은 어느정도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트럼프 당선인이 줄기차게 외쳐온 경제정책의 큰 골자가 보호무역이기 때문이다.

 ◇전자 자동차 등 "긴장속 일단 지켜보자"

 전자업계는 우려 속에서 일단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관세를 올린다고 해도 상식적으로 충분한 유예기간을 두기 때문에 법에 적합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보호무역주의나 자국 제조업을 살린다는 부분을 많이 주창했으니 수출기업에게는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수밖에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장에 대통령이 됐다고 대응책이 바로 바뀌는 건 아니다. 지속적으로 경영활동을 하는 거고 큰 틀의 정책들은 나왔지만 실제로 적용이 되려면 취임한 후 자세한 게 나와야 구체적인 안을 세울 수 있다"라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보호무역기조에 대해서는 상당한 우려의 시각을 내비치고 있다.

 이 관계자는 "거시적으로는 금리인상이나 환율 등락에 따른 부분은 제한적일 것 같다"라면서도 "자국보호무역 정책이 예상되고 있는 것이 암초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을 하고 있다. 미국 내에 공장이 없는 회사들에 대한 수입규제라든지 세금인상 등이 있을 수 있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자동차업계도 대표적인 수출업종인 만큼 보호무역에 대해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트럼프의 통상정책 변화를 예의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당선자가 한미FTA 재협상을 밀어붙일 경우 국내 자동차산업의 대미 수출은 타격이 불가피하다. 현재 한국산 자동차는 한미FTA 발효로 무관세로 수출하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한국의 자동차 수출물량(297만4114대) 가운데 미국이 차지하는 물량(106만6164)은 36%에 이른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자동차업계는 해외 현지법인보다 수출이 우려되고 있다. 트럼프 당선자가 자동차 수입 규제에 나설 경우 현지 생산 비중이 낮은 기업은 타격이 불가피하다"며 "아직 구체적인 정책이 나오지 않은 만큼 앞으로를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동통신, 인터넷, 게임업계에서는 트럼프가 경제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겠다는 분위기다. 이동통신은 내수 산업이고, 인터넷·게임은 온라인과 모바일로 서비스되어 국가 장벽이 없다. 해외 서비스 국가도 미국보다는 아시아와 유럽에 집중된 편이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는 "우리 업종은 제조업이 아니라 보호무역 정책과 거리가 있다. 미국에 법인이 있어도 현지 서비스를 관리하는 수준"이라며 "다만 소비심리 위축으로 인한 간접적 타격 가능성이 있어 트럼프의 경제 정책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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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9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승리연설을 하는 동안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려 보이고 있다. 2016.11.09
 ◇철강, 반덤핑 관세 '신경'…항공·정유는 환율변화에 촉각 

 철강업계 또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취임 이후 있을 통상정책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이미 미국으로부터 반덤핑 관세 폭탄을 여러번 맞은 상황이지만 향후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더욱 강화할 경우 수출전선 자체가 크게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국내 철강사들은 올해 들어 내부식성강판, 냉연강판, 열연강판 등의 품목에 대해 미국으로부터 최대 58%대의 높은 반덤핑 관세를 부과받았다.

 이런 상황에 포스코는 WTO(세계무역기구)에 이 문제를 제소하고 미국향 수출물량을 동남아 등으로 전환하는 등의 대응책을 펴고 있다. 현대제철의 경우는 조직개편을 통해 영업본부 내 통상전략실을 신설하기도 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업계 나름대로 통상대응을 해왔지만 트럼프 당선 이후 보호무역주의가 더 강화한다면 더욱 타격이 커질 수 있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항공업계의 경우는 향후 환율변동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원달러 10원 상승 시 각각 960억원, 160억원 정도의 외환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당선으로 차후 환율이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들이 많다"며 "그렇게 되면 달러 부채비율이 많은 항공사 입장에서는 외환차손이 발생할 수 있고 유류비 등도 달러로 구매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부담이 가중될 수 있어 우려스러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트럼프가 공약대로 연안 유전 탐사를 확대하며 셰일오일 생산이 증가하면서 저유가 기조가 계속될 수 있다는 점은 호재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정유업계도 환율변화 등 상황을 지켜보고 신중히 접근하겠다는 입장이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정유업의 경우 절반 정도를 수출에 의존하고 있고, 이 중 미국향 물량이 적지 않기 때문에 보호무역 강화가 현실화 할 경우 피해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트럼프 당선으로 국내 경제 및 산업계의 환경에 불확실성이 다소 확대됐기 때문에 새 정권의 정책 전반을 종합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또 "단기 달러 강세로 유가하락 가능성이 있지만 그와 같은 움직임은 단기에 그칠 것이며, 따라서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라면서도 "그러나 무엇 하나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기에 실제 트럼프 정부가 출범한 뒤 실행하는 정책을 지켜보고 이에 걸맞은 대응을 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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