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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의 단면, 미술작품으로 풀어내다

등록 2016-11-22 11:46:28   최종수정 2016-12-28 17:5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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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유상우 기자 = 세상에는 수많은 이야기가 존재한다. 사람들이 사는 세상에서 생겨나는 이야기는 각자의 자리에서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같은 문제라도 다른 방식으로 사고하고 판단하기 마련이다.

 이슈가 되는 뉴스 혹은 직접적인 삶의 경험으로 접하게 되는 사회 문제는 다른 세계의 것이 아닌 내 삶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준다. 이러한 영향에서 살아가는 젊은 작가들이 각자의 시선에서 바라보고 의문을 품어온 사회의 단면이 작품을 통해 직설적·은유적으로 우리에게 질문한다.

 경기 광주시 영은미술관이 내년 1월 22일까지 여는 ‘단면적 사회’는 이렇듯 사회의 다양한 단면을 인식해 그들이 지닌 서로 다른 고민과 질문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시간이다.

 정덕현·박지현·김민혜·심은정·임도훈 등 네 명의 작가가 이런 고민을 평면, 회화, 영상, 설치로 풀어냈다.

 정덕현은 노동에 대한 고민을 동양화 기법으로 표현했다. 화면 속 풍경은 익숙한 것 같지만, 우리의 현실과 떨어진 이질적인 풍경으로 보인다. 현실과 그림 속 사물 간의 간극으로 인식되지 않았던 현재를 재인식하게 된다.

 박지현은 한 세계 속에서 드러나는 또 다른 세계를 담아냈다. 일상 속의 사건과 경험에는 해답이 존재하는데 그는 이것을 진리라고 칭한다. 그는 “사건과 경험 속에서 드러나거나 감춰지는 존재에 관한 것을 이해하고 해석해 도출된 것을 진리”라고 정의하며 “작품에서 드러난 진리는 반드시 참된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김민혜는 여성 문제를 시각화했다. 유학 시절 작품의 불편했던 단면을 마주한 뒤로 여성 문제에 신경을 쓰게 된 작가다. 작가는 한국 사회에서 드러내어 말하지 않는 성(性)을 바라보는 방식을 보여준다. 사회가 구축해 놓은 이미지를 소비하는 방식의 한 단면을 탐스러운 과일과 원색의 명함, 돌기가 나 있는 발 마사지기로 이야기한다. 이미지를 볼 때 우리가 얼마나 순수하게 무엇을 떠올리며 어떻게 인지하고 해석하는지에 관한 질문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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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은정은 일상에 소외된 부분을 다뤘다. 작가는 청년과 여성, 예술가를 바라보는 사회 인식에서 폭력성을 느꼈고, 그 결과로 높고 거대한 사각형의 아파트들로 구성된 주거 단지에 여러 개의 사각 종이 상자를 쌓아 집을 만드는 모습을 연출해 영상으로 표현했다.

 이러한 이미지는 강압적인 구조와 정형화의 세뇌가 개인의 기준이 된 한국인들의 사고방식과 삶을 대하는 태도를 시각화한 것이다. 작품은 부조리한 한국 현실에 대한 해결책을 묻고 있다.

 임도훈은 생명의 유한성을 표현했다. 몸을 연소시켜 유지해 나가는 삶은 결국 죽음을 피해갈 수 없지만, 작가를 통해 표현되는 금속 구슬은 서로 연결돼 숱한 생명 현상을 형상화한다. 신체 일부가 지워진 작품의 모습으로 몸을 던져 살아가는 모든 생명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이번 전시는 영은미술관이 국내 신진작가를 발굴, 지원하고자 기획한 영(Young)& 영 아티스트 프로젝트다. ‘단면적 사회’는 2012년부터 2년 단위로 시작한 프로젝트의 3번째로, 지난 3월부터 2018년 1월까지 신진작가 30명의 작품을 주제별 6개 그룹으로 구성,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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