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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공화국③]박근혜 대통령, '주사파(注射派)' 몸통인가

등록 2016-12-20 05: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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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근혜 대통령의 2016년 6월 사진(왼쪽)과 2005년 7월 사진. 2016.12.20. (사진=뉴시스 DB)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박성환 기자 = '주사파'를 두고 온 나라가 야단법석입니다. 주사파 논란의 파장이 얼마나 크고 광범위할지, 도무지 상상조차 하기 버겁습니다.

 여기에서 말하는 주사파는 북한 김일성의 '주체사상'을 추종한 좌파 운동권의 민족해방(NL)계열인 '주사파(主思派)'가 아니라 신흥 주사파입니다.

 그러나 워낙 두각을 나타내 원조 주사파가 묻힐 지경입니다. 신흥 주사파는 확실히 원조 주사파와는 그 출발과 종류가 다릅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주사파라면 '이념 논쟁'에 불을 댕겨줘야 합니다. 하지만 이들은 뚜렷한 이념도, 체계도 없어 보입니다. '제사'보다 '제삿밥'에만 눈독을 들입니다.

 바로 '주사파(注射派)'입니다. 그들의 행적은 더 거침이 없습니다. 비선 실세의 농간에 다른 곳도 아닌 청와대에서 행정 수반이자 국가최고통수권자를 대상으로 주먹구구식 의료 시술까지 자행했습니다.

 제삿밥은 '안티-에이징(Anti-aging)'입니다. 말 그대로 '시간을 되돌리는 것'입니다.

 뜻하지 않게 신흥 주사파의 행적이 낱낱이 공개됐습니다. 국정을 농단하고, 국가 시스템을 붕괴시킨 것도 모자라 미용과 피로 해소에 몰두한 정황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습니다. '누이 좋고 매부 좋던 일'이 만천하에 까발려졌습니다. 한껏 비웃을 만합니다. 그 뒤끝은 예상보다 오래갑니다.

 각설하고, 청와대는 도대체 왜 그 많은 주사제를 구입해야 했을까요. 또 누가 그것들을 다 맞은 것일까요.

 직원들의 피로 해소를 위해 구매했다는 청와대 설명이 이해할 수 없습니다. 청와대가 그렇게 한가한 곳인가요. 이를 곧이곧대로 믿는 국민이 대체 얼마나 될까요. 이래저래 몰상식한 궤변입니다. '뭣이 중헌디'라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설상가상입니다. 급기야 박근혜 대통령의 전 주치의였던 이병석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장은 박 대통령에게 "태반주사 등 영양주사제를 놔달라"는 요구를 받았으나 의학적 근거가 확실치 않아 거절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백번 양보해 대통령이 밤낮없이 나랏일을 돌보다 보면 피곤할 수 있습니다. 영양주사도 필요하면 맞아야 한다고도 생각합니다.

 문제는 대통령 건강 관리마저 공식적인 주치의도 모르게 비선에 의존했다는 사실입니다. 왜 굳이 비선까지 동원해 영양주사를 맞아야 했는지, 의심의 눈초리가 기자만의 것일까요.  

 공직자로서 지켜야 할 원칙이 영양주사 앞에 깡그리 뒷전으로 밀렸습니다. 지금 언론에 오르내리는 이름들은 모두 '깃털'에 불과합니다. '몸통'이 따로 있습니다.

 늘 그렇듯 몸통은 쉽게 드러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던 2014년 4월16일에도 대통령이 무엇인가 약물주사를 맞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커질 대로 커졌으니 두 눈 부릅뜨고 지켜봐야겠습니다.

 효과가 검증되지 않는 다량의 영양주사제가 누구의 지시로 청와대에 어떻게 흘러들어 간 것인지, 무엇보다 박 대통령에게 쓰였는지, 쓰였다면 얼마나 쓰였는지 두 눈으로 꼭 확인해야겠습니다. 

 아직 몸통이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삼척동자도 다 알지만 손에 잡힐 듯 잡히지 않습니다. 그래서 국민이 더 피곤합니다. 이름도 낯선 영양주사가 아닌 순(純) 링거라도 맞고 싶을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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