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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리거' 오승환·류현진, 새해 남다른 각오

등록 2017-01-09 10:41:39   최종수정 2017-01-16 14:3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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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시내티=AP/뉴시스】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마무리 오승환(34)이 5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에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 신시내티 레즈와의 원정 경기에서 삼진 2개와 함께 1이닝 1피안타 무실점하며 시즌 15세이브를 거뒀다. 2016.09.05.
【서울=뉴시스】문성대 기자 = 야구팬들에게 ‘현존하는 한국인 최고의 투수는 누구일까’란 질문을 던진다면 오승환(35·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과 류현진(30·LA 다저스)을 꼽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한국 무대에서 우뚝 선 이들은 해외에 진출해서도 주눅 들지 않고 자신이 가진 역량을 선보였다.

 오승환은 데뷔 첫 해인 지난해 중반부터 마무리를 맡고도 19세이브(6승3패. 평균자책점 1.92)를 올렸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정상급 마무리 솜씨를 뽐내 찬사를 받았다. 류현진은 부상을 당해 최근 2년 간 보여준 게 없지만 2013, 2014년 14승씩 수확했다. 다저스의 3선발 투수로 입지를 다지며 성공적으로 메이저리그에 입성했다.

 빅리그 2년차인 오승환은 마무리 투수로 입지를 굳히기 위해, 류현진은 완벽한 모습으로 다시 구단에 신뢰를 주기 위해 지난 6일 한국을 떠났다. 묵표는 하나다. 최상의 모습으로 빅리그 마운드에 서는 것이다. 2017년 한국 최고의 투수들이 미국 무대를 호령할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승환, 2년차 징크스는 없다

 오승환은 한국 무대를 평정하고 일본에 진출했다. 2014, 2015년 일본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즈에서 마무리로 뛰었던 오승환은 일본 최고의 소방수 중 한 명이었다. 강력한 직구와 대담한 경기 운영 능력은 일본에서도 보기 힘든 투수 중 하나였다.

 큰 기대를 모으며 지난해 미국 무대에 데뷔했다. 과연 오승환의 직구가 미국 타자들의 빠른 스윙을 이겨낼 수 있을 지가 의문이었다. 그러나 기우에 불과했다. 오승환의 투구폼은 메이저리그 타자들에게도 생소했고, 종속이 빠른 직구에 노련한 타자들도 좀처럼 타이밍을 잡지 못했다. 시즌 초반에 뛰었다면 30세이브도 가능했을 만큼 위력적인 모습을 보였다. 위기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이 본인의 투구를 펼쳤다. 명포수 야디에르 몰리나와의 호흡도 갈수록 좋아졌다. 올 시즌 2년차 징크스의 우려보다 한 단계 진화한 오승환이 기대되는 이유다.

 2017시즌을 대비한 오승환은 다소 빨리 몸 만들기를 시작했다. 많은 게임수, 이동거리로 인해 체력적인 걱정이 앞서다보니 방법은 훈련밖에 없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다. 한국에서 개인 훈련을 소화한 오승환은 팀의 스프링캠프가 시작되는 2월 중순까지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트레이너와 함께 개인 훈련을 진행한 후 팀 훈련에 합류할 예정이다. 미국의 일부 언론에서는 오승환이 트레버 로젠탈과의 경쟁에서 이겨 올해도 마무리를 맡을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다른 언론에서는 로젠탈이 오승환까지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해야한다고도 보도했다. 오승환은 안주하지 않고 마음을 다잡고 있다. 스프링캠프에서 경쟁해 당당히 실력으로 소방수 자리를 꿰차겠다는 다부진 각오를 보이고 있다.

 오승환은 올해를 끝으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 불펜 투수들의 가치가 높아진 상황에서 오승환 수준의 투수는 매력적인 카드임엔 틀림없다. 만약 올해 지난해 이상의 성적을 올린다면 몸값 폭등도 예상해 볼 수 있다.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ESPN'은 지난 4일(한국시간) 최고의 구원투수 10명을 뽑았다. 9번째로 오승환을 언급했다. 빅리그 경험이 적은 오승환을 높이 평가한 것이다. 메이저리그가 30구단임을 감안하면 대단한 극찬이다. 또 다른 언론에서는 올 시즌을 마친 후 오승환의 연봉을 1000만 달러(약 120억원)로 예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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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AP/뉴시스】류현진(29·LA 다저스)이 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메이저리그(MLB)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 4⅔이닝 8피안타(1홈런) 2볼넷 4탈삼진 6실점으로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류현진, 오로지 야구만 생각한다

 지난 2년간 류현진에겐 악몽이었다. 야구를 시작한 이후 이렇게 오래 던지지 못한 적은 없었을 것이다. 지난 2015년 5월 왼 어깨 수술을 받은 류현진은 지난해 7월8일 21개월 만에 복귀전을 치렀지만 왼 팔꿈치 통증으로 다시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그 해 포스트시즌에라도 등판하기 위해 컨디션을 끌어올렸지만, 결국 왼 팔꿈치 괴사 조직을 제거하는 수술마저 받았다. 최근 2년 동안 던진 경기가 1게임에 불과하다.

 절치부심한 류현진은 재활 훈련에 돌입했다. 지난해 11월 한국에 입국해 개인 훈련을 시작했다. 야구 외에 다른 일정은 최대한 자제하며 훈련에만 몰두했다.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컨디션을 끌어 올렸다.

 최근 캐치볼을 시작한 류현진은 본격적으로 몸을 만들기 위해 일본 오키나와로 떠났다. 일본에서 2~3주 정도 훈련을 한 후 미국으로 떠난다는 계획을 세웠다. 다저스 스프링캠프에서 경쟁을 통해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복귀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복귀 시기는 미정이다. 코칭스태프에 다시 실력을 인정받을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다.

 문제는 구속이다. 류현진이 좌완이라고 해도 스피드가 뒷받침하지 않으면 성공은 장담할 수 없다. 어깨 수술을 받은 후 구속 저하와 제구력 문제로 재기에 실패한 선수들은 많다. 미국의 일부 언론에서는 류현진이 건강하다면 5선발 후보의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스콧 카즈미어, 브랜든 매카시, 훌리오 우리아스 등과 함께 선발 경쟁을 벌여야한다. 부담스러운 상황임은 분명하다. 올 시즌에도 재기하지 못하면 팀 내에서 입지가 불안해 질 수밖에 없다. 중간계투로 시즌을 시작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류현진의 잠재력은 충분하다. 데뷔 시즌의 14승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성과였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그를 성공으로 인도했다. 그는 아직 젊다. 부상은 작은 시련이다. 류현진 특유의 긍정적인 에너지가 폭발한다면 좋은 결과를 낳을 수도 있고,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복귀해 2018년을 위한 발판을 마련할 수도 있다. 팬들은 마운드에서 삼진을 잡고 주먹을 불끈 쥐는 류현진의 모습을 그리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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