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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勞)' 없는 반쪽 신년회…올해도 노정관계 '암울'

등록 2017-01-06 16:14:44   최종수정 2017-01-31 11: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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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2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2017년 정유년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2017.01.02.(사진=고용노동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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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준호 기자 = 새해 첫 노사정 신년회가 노동계의 불참 속에 반쪽짜리 행사로 치러지면서 올해도 노정관계는 순탄치 않은 험로가 예상된다.

 고용노동부는 6일 오후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2017년 노사정 신년인사회'를 개최했다.

 이날 신년회에는 정부측 대표로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과 경영계에서 박병원 한국경총 회장이 참석한 것을 비롯해 홍영표 국회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 유관 단체·기관장, 학계 인사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노사정 신년인사회는 1985년부터 매 연초 노사정 대표가 모여 새해 인사와 덕담을 나누는 자리로, 한 해 노동시장의 상생을 점칠 수 있는 가늠자 역할을 한다.

 이 장관은 이날 신년회에서 "붉은 닭의 해인 2017년 정유년에는 근로자와 기업인, 일자리를 찾는 구직자 모두가 동이 터 옴을 알리는 우렁찬 닭의 울음소리처럼 더 큰 희망과 새로운 시작이 함께 하기를 기원한다"면서 "당면한 일자리 어려움 극복과 근로자간 격차 문제를 해소하는 등 근로자 보호에 만전을 기하고, 미래사회를 위한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대비도 차질 없이 준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올해 신년회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2년째 '노(勞)'가 없는 반쪽짜리 행사에 그쳤다.

 정부가 충분한 합의 없이 노동개혁을 밀어붙이면서 이에 반발한 노동계의 보이콧으로 노사정 화합을 도모하려는 신년회의 취지는 무색해졌다. 

 노동계에서 강성 성향이 강한 민주노총은 노사정 신년회에 줄곧 참석하지 않았고, 비교적 온건 성향인 한국노총도 그간 노동계를 대표해 참석해오다가 올해는 이기권 장관의 퇴진을 주장하며 신년회 참석을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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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한국노총, 박근혜 대통령 퇴진 요구 (사진: 한국노총 제공)
한국노총은 2016년 신년회에도 파견법 등 노동 5대법안을 발의한 고용부에 대한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내며 참석을 거부한 바 있다. 2014년 신년회때도 정부가 철도파업을 주도한 민주노총에 공권력을 투입해 노동계와 대립하자 항의 차원으로 불참한 바 있다.

 노동계와 정부간 갈등이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는데다 이를 중재할 노사정위원장 자리도 김대환 전 위원장이 지난해 6월 퇴임 후 200일 넘게 공석인 상태라 노동시장의 상생은 기대하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날 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이 퇴임을 앞두고 조합원들에게 보낸 서신에서도 정부를 향한 강한 불신이 묻어났다.

 김 위원장은 "지난 3년은 박근혜 정권의 노동 무지에 기초한 막무가내식 노동개악을 막는 전쟁에 매진할 수밖에 없었다"며 가장 아쉬움이 남는 일로 노사정합의 과정을 꼽았다.

 이어 "정부와 사용자가 어떤 주장을 하더라도 일자리를 찾아 헤매고 있는 청년들에게 작은 희망이라도 찾아주고 싶었다"며 "그러나 합의 바로 다음날부터 정부여당은 합의를 위반했고, 우리는 그 책임을 물어 노사정합의를 파기했다. 아무리 중요하고 좋은 의제를 제시해도 상대를 존중하지 않고, 노사정합의를 요식행위 정도로 생각하는 정권과는 가능하지 않았던 과제였는지도 모른다"고 회의감을 나타냈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거의 매년 신년회에 참석해왔지만 정부의 태도가 진전되지 않았기 때문에 올해도 참석하지 않았다"며 "현 정부와는 노동계 현안에 대해 논의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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