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 영화

세상은 작은 힘이 움직인다…'로그 원: 스타워즈 스토리'

등록 2017-01-16 06:50:00   최종수정 2017-01-16 23:28:34
  • 크게
  • 작게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이메일
  • 프린트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할리우드 SF 블록버스터 '로그 원: 스타워즈 스토리'의 한 장면.
【서울=뉴시스】김정환 기자 = 세상은 누가 움직이고 누가 만들어 가는 것일까.

 흔히 권력을 가진 사람, 부를 가진 사람, 지식을 가진 사람 등등 소수의 잘난 사람이 움직이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정말 그럴까.

 이렇게 얘기하면 누구나 그렇지 않다고 주장하기 위해 이 말을 꺼냈다고 생각할 것이다. 맞다. 세상은 권력도, 부도, 지식도 없는 절대다수 사람이 움직이는 것이다.

 그러나 가진 것 없는 절대다수 사람은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뭉쳐야 하고 힘을 합쳐야 한다. 그래서 권력보다, 돈보다, 지식보다 더 강해져야 한다. 그래야 권력과 돈이 결탁하고 지식이 야합한, 높고 두꺼운 벽을 허물 수 있다.

 보통 할리우드 SF 블록버스터는 돈이면 돈, 힘이면 힘, 지식이면 지식을 하나부터 모두 가진 극소수 '히어로'가 나약하고 무력한 존재인 절대다수를 위해 역시 모든 것을 다 가진 '거대 악'과 싸우는 이야기를 그린다.

 그런 모습을 보며 우리는 열광하고 반기지만, 은연중에 히어로가 돕지 않으면 할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을 것이라는 무력감에 서서히 젖어 든 것도 사실이다. 새로운 종류의 '구세주론'이라고나 할까.

 이런 구도를 정면으로 돌파하는 할리우드 SF 블록버스터가 있다.

 지난해 12월 28일 국내 개봉해 지난 15일까지 101만 명 남짓 본 '로그 원: 스타워즈 스토리'(감독 가렛 에드워즈)다. 스타워즈 시리즈의 번외편으로 스타워즈 시리즈 이전 이야기다.

 내용은 이렇다. "악의 제국이 전 우주를 지배하는 세상에서 반군 출신 여성 범죄자 '진'(펠리시티 존스)은 제국의 초강력 최종 병기 '데스 스타' 파괴에 나선다. 제국의 협박으로 초강력 무기를 개발한 아버지 '겔렌'(마스 미켈센)이 이를 반드시 파괴하라고 유언을 남겼기 때문이다.

 제국을 두려워하는 반군을 대신해 그를 돕겠다며 떨쳐 일어난 동지는 반군 정보 요원 '카시안'(디에고 루나), 시각장애인 무술가 '치루트'(전쯔단), 은퇴한 베테랑 전사 '베이즈'(장웬), 제국군에서 귀순한 화물선 파일럿 '보디'(리즈 아메드) 등 진의 친구들과 제국 요인 암살·테러·정보 수집 등 궂은일을 도맡아 온 카시안의 동료들이다.

 이들은 행성 하나쯤은 너끈히 파괴하는, 가공할 병기 데스 스타가 완성하기 전에 파괴하는 무모한 미션에 도전한다."

 이 영화는 '스타'의 부재 등으로 국내에서는 크게 흥행하지는 못 했으나 북미에서 4주 연속 흥행 1위를 기록하고, 전 세계에서 7억 달러(약 8255억원) 이상을 벌어들인 영화답게 흥미진진하고 재미있다.

 동시에 그런 영화 중 보기 드물게 보는 이를 안타깝게 하고 공감하게 한다.

 왜일까. 바로 절대다수 평범한 사람들. 흔히 말하는 '흙수저'가 주인공이 돼 이끌어가는 이야기이어서 그럴 것이다.

 진은 공주가 아니다. 떠돌이 범죄자다. 그것도 제국에 부역한 과학자의 딸이다.

 카시안과 그의 동료 정보요원들은 '대의'를 내세워 악역을 도맡아온 사람들이다.

 치루트와 베이즈는 포스 사원 수호자였으나 사원을 지켜내지 못 한 죄책감에 젖어 폐인처럼 살아온 사람들이다.

 보디는 식민지 출신으로 제국에 부역하며 갈등하다 반군에 귀순한 사람이다.

 모두 한 마디로 하자투성이, 루저이자 흙수저들이다.

 그러나 이들은 반군 지도자들이 해보지도 않고 포기한 작전을 누가 시키지도, 맡기지도 않았으나 하겠다고 나선다.

 실패 확률이 97.6%에 달하는 사실상 불가능한 임무이지만 그들은 외친다. "이번에 성공 못 하면 될 때까지, 승리할 때까지 싸울 것이다."

 지난 역사 속에서 우리는 작은 힘을 모아 산업화를 달성했고 민주화를 이룩했다. IMF 외환위기도 극복했다. 이제는 1000만 촛불의 기적도 만들어 가고 있다.

 대한민국의 리더십이 흔들리는 틈새를 노려 최근 북한뿐만 아니라 중국과 일본까지 사정없이 도발하고 있다. 곧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 미국도 그 대열에 가세할 것이 분명하다. '어게인 대한제국'인 셈이다.

 그러나 그들은 모른다. 대한제국과 대한민국은 다르다는 것을. 대한민국의 리더십은 왕도, 대통령도, 정치인도, 재벌도 아니라 절대다수 이름 없는 국민에게 있고 가장 강력한 힘은 국민이 만들어낸다는 것을,

 어서 빨리 장전하자. 그래서 그들에게 데스 스타급 위력을 보여주자.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이메일
  • 프린트
  • 리플
위클리뉴시스 정기구독 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