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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오르는 유전자 가위②]제약사들 앞다퉈 신약개발에 활용

등록 2017-02-10 13:51:13   최종수정 2017-05-08 10:2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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툴젠 유전자가위
【서울=뉴시스】류난영 기자 = 유전자 가위 기술을 활용하면 에이즈·암 등 난치병 치료는 물론 유전에 의한 질병도 예방할 수 있다.

 유전자 가위 기술은 세포 안에 존재하는 질병 원인이 되는 유전자(DNA) 중 원하는 부분만 자르고 세포 내 유전체의 특정 유전 정보를 선택적으로 편집 또는 교정하는 최첨단 기술이다.

 이에 따라 제약사들은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기술을 활용한 신약개발에 도전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독일 바이엘, 스위스 노바티스, 영국 아스트라제네카 등 글로벌 빅파마를 비롯해 툴젠, 녹십자셀 등 국내 기업들이 유전자가위 기술을 활용한 신약 개발에 나서고 있다.

 독일 제약사 바이엘은 '크리스퍼 유전자'의 관련기술을 보유한 스위스의 바이오벤처 크리스퍼세라퓨틱스와 절반씩 출자해 합작회사를 설립하고 혈우병, 소아 심장병 등 신약 개발을 탐색하기로 했다.

 스위스 제약사 노바티스도 170억원을 투입해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기술을 개발한 미국 벤처기업 인텔리아 세러퓨틱스, 카리부바이오사이언스와 제휴를 맺고 의약품 개발을 위한 공동 연구에 착수했다. 

 노바티스는 유전자 가위기술로 환자의 세포에서 질병의 원인이 되는 유전자를 교정한 뒤 약물에 반응하는 정상 유전자로 교체하는 임상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는 웰컴트러스트생어연구소, 이노베이티브게노믹이니셔티브, 브로드앤드화이트헤드연구소, 서모피셔사이언티픽 등 영국, 미국의 연구소 4곳과 유전자 가위 기술을 개발한다.

 아스트라제네카는 200만명으로부터 유전체 정보를 수집해 질병과 희귀 돌연변이를 찾아내고 관련 신약을 개발할 계획이다.

 국내 기업 가운데는 유전체 교정기술 벤처기업 툴젠이 가장 활발한 신약개발 연구를 진행중이다. 툴젠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1세대 유전가 가위 기술 '징크핑거'와 2세대 '탈렌', 3세대 '크리스퍼' 모두를 보유하고 있다.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기술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사업화하기도 했다.

 유전자 가위 기술 관련 원천기술과 파생특허 2건 등 모두 3건을 국내에 등록했고 미국·유럽을 비롯해 10개국에서 추가로 출원 심사 중이다. 

 툴젠은 성균관대 의대 교수, 홍영빈 삼성서울병원 박사 연구팀과 함께 유전자 가위 기술을 활용해 현재 완치 방법이 없는 것으로 알려진 '샤르코-마리-투스병'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이 병은 CJ그룹 이재현 회장도 앓고 있는 병이다. 툴젠은 지난해 '샤르코-마리-투스병' 치료제 개발과 관련해 보건복지부로부터 희귀질환 치료제 연구사업과제로 선정돼 정부로부터 5년간 15억원의 연구개발비를 지원받는다.

 혈우병 치료제도 개발중이다. 학계에 따르면 혈우병은 특정 유전자가 뒤집혀 발생된 질환이기 때문에 특정 유전자 부위를 정교하게 잘라내고 정상 유전자로 교정하면 완치할 수 있다. 툴젠은 이미 동물실험을 통해 해당 유전자를 교정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툴젠 관계자는 "혈우병은 2018년 상반기께 전임상 단계에 들어갈 예정이며 샤르코-마리-투스병은 아직 관련 후보물질을 탐색하고 있는 단계라 전임상은 이르다"며 "국내법상 관련 임상을 진행할 수 없기 때문에 해외에서 임상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녹십자셀은 툴젠과 손 잡고 유전자 교정 기술을 활용해 차세대 면역항암제 공동개발에 나섰다.

 녹십자셀은 자사의 이뮨셀-엘씨 제조기술과 툴젠의 유전자 교정 기술을 활용, 더욱 강력한 차세대 면역항암제를 개발 할 계획이다.

 제약사들이 유전자 가위 기술을 활용한 치료제 개발에 나서고 있지만 해결해야할 과제도 있다. 유전자 가위 기술 활용 치료제 개발이 아직 동물실험 단계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유전자 치료 자체에 대한 제한이 엄격하고, 이를 민간에서 개발·연구하는데 장벽이 높다.

 생명윤리법에 따르면 유전자 치료는 암, 유전 질환, 에이즈와 같은 난치병이면서 동시에 유전자 치료 외에 마땅히 치료할 수 없는 질병을 위한 연구에만 적용 가능하고 인간 배아와 태아를 대상으로 치료하는 것은 금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경우 인간 배아, 태아의 유전자 편집은 전면적으로 금지하고 성인 인간의 난치병에 대해서만 허용하는 수준이라 한계가 많아 다른 국가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며 "반면 미국이나 영국 등은 유전자치료 질환에 관한 연구 제한이 없어 관련 신약 개발이 활발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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