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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훈의 더블데이트] '오! 캐롤' 전수경·최정원 "상처없는 여자가 있겠어요?"

등록 2017-02-20 10:11:36   최종수정 2017-03-14 14: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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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뮤지컬 ‘오! 캐롤’에서 에스더 역을 맡은 배우 전수경, 최정원(왼쪽)이 15일 오후 서울 구로구 디큐브아트센터에서 열린 뉴시스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뮤지컬 ‘오!캐롤’은 남녀노소 누구나 어깨를 들썩이게 만드는 신나는 쇼 뮤지컬로, 1960년대 미국 파라다이스 리조트를 배경으로 모든 세대가 공감 할 수 있는 다양한 커플들의 러브 스토리가 펼쳐진다. 오는 2월 28일 디큐브아트센터에서 앙코르 공연이 개막한다. 2017.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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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전수경(51)·최정원(48)의 행보는 뮤지컬계에서 곧 새로운 길이다. 대표적인 1세대 뮤지컬배우이자 절친들로 여전히 인기 대형 뮤지컬에서 주역으로 활약하며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맘마미아!' '시카고' '라카지' 등 숱한 작품에 함께 출연한 두 사람은 특히 작품 선구안이 탁월하다. 최정원이 흥행 순항 중인 뮤지컬 '오! 캐롤' 앙코르 공연에 합류하면서 또 다시 같은 작품에 출연하게 됐다.

 전수경은 지난해 11월 국내 초연한 이 뮤지컬에서 아름다운 중년 로맨스를 선사하는 '에스더' 역을 맡았다. 최정원 역시 이번에 같은 역을 연기한다.

 두 사람이 동 시즌에 같은 역을 번갈아 맡는 건 2000년 라이선스 뮤지컬 '시카고'에서 젊고 섹시한 죄수 '록시' 이후 무려 17년 만이다.

 최근 신도림 디큐브아트센터에서 만난 두 사람은 이날 점심을 함께 먹었다면서도 오랜만에 같은 역을 나눠 맡는다는 것에 대한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최정원은 "'오! 캐롤'은 남녀 간의 사랑뿐 아니라 친구와의 우정도 이야기하는데 언니가 잘 표현을 해줘서 그런지 한 장면마다 와 닿았어요, 저도 모르게 가슴이 뜨거워지는 거예요. 그래서 함께 하기로 했죠"라고 즐거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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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뮤지컬 ‘오! 캐롤’에서 에스더 역을 맡은 배우 전수경, 최정원(오른쪽)이 15일 오후 서울 구로구 디큐브아트센터에서 열린 뉴시스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뮤지컬 ‘오!캐롤’은 남녀노소 누구나 어깨를 들썩이게 만드는 신나는 쇼 뮤지컬로, 1960년대 미국 파라다이스 리조트를 배경으로 모든 세대가 공감 할 수 있는 다양한 커플들의 러브 스토리가 펼쳐진다. 오는 2월 28일 디큐브아트센터에서 앙코르 공연이 개막한다. 2017.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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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캐롤'은 파라다이스 리조트를 배경으로 다양한 세대의 사랑과 우정을 노래한다. 에스더는 화려한 스타였으나 지금은 파라다이스 리조트의 사장이 된 인물. 가족이 없어 외롭다. 그러나 그녀 곁에는 오랫동안 지켜보며 사랑했지만 고백 못한 간판 MC 허비, 그리고 애잔한 친구사이인 수잔이 있다. 

 이미 '오! 캐롤'에 대한 객석의 뜨거운 반응을 접한 전수경은 인기 비결에 대해 "젊은 세대뿐 아니라 뮤지컬을 처음 접하는 중년들도 쉽게 함께 할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뮤지컬의 주요 소재인 젊은 남녀의 사랑뿐 아니라 중년의 로맨스와 우정을 다루는 것이 주효했다는 얘기다. "온 세대를 아우를 수 있다"고 했다. 

 팝의 거장 닐 세다카의 히트팝을 엮은 주크박스 뮤지컬이라는 점도 인기 요인이다. 스웨덴 팝그룹 '아바'의 히트곡을 엮은 '맘마미아!' 같은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1960년대를 풍미한 세다카의 곡은 방송과 CF 등에 삽입되며 국내에도 친숙하다. 제목과 동명곡인 '오 캐롤'를 비롯해 '유 민 에브리싱 투 미' '스투피드 큐피드' '원 웨이 티켓' 등이 대표적이다.

 전수경과 최정원의 바로 앞선 세대가 즐겨듣던 곡들인데, 두 사람도 익숙하다고 입을 모았다. 전수경은 "100% 확실한 기억은 아니지만 어릴 적에 본 청춘 영화들에서 세다카의 곡들이 흘러나왔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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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뮤지컬 ‘오! 캐롤’에서 에스더 역을 맡은 배우 전수경, 최정원(오른쪽)이 15일 오후 서울 구로구 디큐브아트센터에서 열린 뉴시스와의 인터뷰에 앞서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

뮤지컬 ‘오!캐롤’은 남녀노소 누구나 어깨를 들썩이게 만드는 신나는 쇼 뮤지컬로, 1960년대 미국 파라다이스 리조트를 배경으로 모든 세대가 공감 할 수 있는 다양한 커플들의 러브 스토리가 펼쳐진다. 오는 2월 28일 디큐브아트센터에서 앙코르 공연이 개막한다. 2017.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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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원은 자신의 모친이 세다카 노래를 즐겨 들었다며 노래들을 흥얼거렸다. "엄마가 세다카의 노래를 다 따라부르셔서 영어를 잘 한다고 생각했었는데 알고 보니 외웠던 것"이라고 농을 던졌다.

 전수경과 최정원은 무엇보다 에스더에 공감이 간다고 했다. 디바로서뿐 아니라 중년 여성의 마음으로다. 사실 무대 위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 때문에 '센 언니들'로 알려진 두 사람이 마음이 약하고 부드러운 여자라는 건 알 만한 사람은 다 한다.  

 "상처 없는 여자가 있겠어요?(웃음) 그동안 강하고 독립적인 캐릭터를 주로 맡았는데, 오랜만에 여성스런 캐릭터를 맡아 여러 생각을 하고 있어요."(최정원)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뒤 외로움을 표현한 넘버인) '솔리테르'를 부를 때마다 제 이야기 같아서 울컥해요. 저 역시 첫 결혼을 실패하고…. 하지만 극 중 허비처럼 제게도 기적적으로 다가온 사람이 있었고 그 사람이 40대 후반의 제게 남편이 됐어요. 여생을 사랑하는 사람과 알차게 보내는 것이 중요하죠."(전수경)

 1988년 대학가요제와 1989년 뮤지컬 '아가씨와 건달들'로 각각 데뷔한 전수경과 최정원은 1993년 뮤지컬 '웨스트사이드 스토리'를 신호탄으로 다양한 작품에서 호흡을 맞춰왔다. 뮤지컬뿐 아니라 중년여성의 솔직함을 녹여낸 연극 '버자이너 모놀로그'에도 함께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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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뮤지컬 ‘오! 캐롤’에서 에스더 역을 맡은 배우 전수경, 최정원(왼쪽)이 15일 오후 서울 구로구 디큐브아트센터에서 열린 뉴시스와의 인터뷰에 앞서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

뮤지컬 ‘오!캐롤’은 남녀노소 누구나 어깨를 들썩이게 만드는 신나는 쇼 뮤지컬로, 1960년대 미국 파라다이스 리조트를 배경으로 모든 세대가 공감 할 수 있는 다양한 커플들의 러브 스토리가 펼쳐진다. 오는 2월 28일 디큐브아트센터에서 앙코르 공연이 개막한다. 2017.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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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인터뷰 전에도 만나자마다 서로의 집 안의 살림살이에 대해 이야기할 정도로 사이가 두텁다. 2014년 전수경이 갑상선암을 이기고 '시카고'의 '마마 모튼' 역으로 복귀했을 당시 이 뮤지컬에서 벨마 역을 맡았던 최정원은 프레스콜에서 이 사실에 기뻐하며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그리고 그해 전수경과 남편 에릭 스완슨의 결혼식 당일 축가를 불렀다.  

 "우리가 친해지고 더 공감을 할 수 있었던 건 배우로서 화려하게 살아왔지만 둘 다 집안의 가장이었고 서로의 아픔을 알았기 때문이에요."(전수경)

 "서로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역사를 아니까, 그것 역시 제 삶에 녹아 있으니까 짠하더라고요. '시카고' 복귀 때 역시 그랬고요. 무엇보다 친한 여부를 떠나 연기를 잘 하는 배우와 시너지도 기쁨이에요."(최정원)

 1세대 뮤지컬배우로서 지금까지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는 비결은 녹슬지 않은 실력과 함께 여전한 미모도 한몫하고 있다. 이날 나란히 스마트폰 카메라를 쳐다보며 '셀카'를 찍을 때, 20대 부럽지 않은 미소가 자연스럽게 나왔다.  

 최정원은 자신에게 뮤지컬배우는 천직이라고 했다. "공연이 있는 날은 항상 더 컨디션이 좋아요. 아기 낳은 해만 빼고 매년 무대에 올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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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뮤지컬 ‘오! 캐롤’에서 에스더 역을 맡은 배우 전수경, 최정원(오른쪽)이 15일 오후 서울 구로구 디큐브아트센터에서 열린 뉴시스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뮤지컬 ‘오!캐롤’은 남녀노소 누구나 어깨를 들썩이게 만드는 신나는 쇼 뮤지컬로, 1960년대 미국 파라다이스 리조트를 배경으로 모든 세대가 공감 할 수 있는 다양한 커플들의 러브 스토리가 펼쳐진다. 오는 2월 28일 디큐브아트센터에서 앙코르 공연이 개막한다. 2017.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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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맘마미아!' 출연 당시 쓸개관에 돌이 생겨 제거 수술을 받아야했지만 공연을 멈출 수 없어 강행군을 했는데, 막을 내린 직후 그 돌아 다 빠져있었던 건 전설처럼 회자되는 일이다.

 전수경은 최정원을 향해 "진짜 뮤지컬배우가 천직이에요. 천직. 공연을 위해서 몸 관리를 하는 건지, 몸관리를 하다 보니 공연을 잘 하는 것인지 모를 정도"라고 웃었다. "정원이는 뮤지컬배우 중 가장 건실한 생활 패턴을 가지고 있어요. 아마 잠도 가장 일찍 잘 걸요? 세월이 흐를수록 실력이 줄기는커녕 늘어나니 뮤지컬계 보석 같은 친구"라고 치켜세웠다.

 최정원은 "언니는 워낙 타고난 미모가 출중한데 지금도 변치 않고 몸매 역시 마찬가지"라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나이가 들수록 캐릭터에 대한 고민이나 다른 배우들을 생각하는 것이 깊어지는 듯하다"고 했다. 

 전수경, 최정원의 뮤지컬계 존재감은 균형을 맞춰주는데 있다. 젊은 남성 스타 위주로 작품이 기획되는 업계에서 두 사람을 비롯해 남경주 등 1세대 배우가 여전히 활약하고 있어 '오! 캐롤' 같이 다양한 세대가 무대 위에서 공존하는 뮤지컬이 공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희가 20대였을 때는 저희가 할머니 역도 맡았어요. 현재 고무적인 것은 그 나이대에 맞는 역할을 할 수 있는 배우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거죠."(최정원)

 "브로드웨이, 웨스트엔드에는 60~70대 배우들이 여전히 존재감을 드러내잖아요. 뮤지컬은 아니지만 지난해 연극 '햄릿'에는 전무송, 박정자, 손숙, 정동환, 김성녀, 유인촌, 윤석화 등 기라성 같은 선배들이 나와 화제가 되기도 했잖아요. 뮤지컬도 역시 그렇게 됐으면 해요."(전수경)

 이번 '오! 캐롤' 앙코르 무대에는 초연의 흥행을 이끌어 온 캐스트인 남경주, 서범석, 김선경, 정상윤, 서경수, 오진영, 정단영 등도 그대로 출연한다. 최정원과 함께 김승대, 조휘, 최우리, 린지가 새로 합류했다. 오는 28일부터 5월7일까지 광림아트센터 BBCH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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