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또는 13일…헌법재판소 '탄핵 선고' 초읽기

등록 2017-03-06 10:30:00   
  • 크게
  • 작게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이메일
  • 프린트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사건 최종변론기일에서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변론을 진행하고 있다. 2017.02.2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신효령 기자 =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의 최종 변론을 모두 마무리한 헌법재판소가 선고만을 남겨두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1월31일 박한철 전 헌재소장의 퇴임으로 재판관이 9명에서 8명으로 줄어들었다. 

 오는 13일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 퇴임이 예정된 만큼 7일께 선고기일을 공개한 뒤 10일 최종 선고가 유력시되는 상황이다.

 이 권한대행은 지난달 27일 최종변론에서 양측 변론을 모두 듣고 "재판부는 대한민국이 수호하고 발전시켜야 할 헌법적 가치를 제시해 지금의 국가적·사회적 혼란 상태를 조속히 안정시켜야 하는 책무가 있음을 잘 알고 있고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신속한 선고 의사를 표명했다.

 ◇헌재 재판관들, 비공개로 평의 진행

 헌법재판소는 지난해 12월9일 국회의 탄핵소추 의결서가 접수되면서 심리에 나섰다. 3번의 준비절차를 포함해 최종변론까지 총 20번의 심판절차가 진행됐다.

 헌법재판소는 지난달 28일부터 최종 결론을 도출하기 위한 재판관 평의에 돌입하고, 본격적인 선고 준비 절차에 들어갔다.

 지금까지는 공개된 심판정에서 변론이 진행됐으나, 평의 내용은 헌법재판소법 제34조에 따라 철저하게 비밀에 부쳐진다. 기록관조차 배석하지 못한다.

 헌재는 평의 내용이 유출되지 않도록 재판관 사무실·회의실 등에 도·감청 방지 시설을 설치했다.

 평의는 8명의 재판관 전원이 참석하는 회의로, 보통 하루 종일 걸린다. 박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은 사안의 중대성 등을 감안해 휴일을 제외하고 평일에 매일 평의를 열기로 했다.

 평의는 주심인 강일원 재판관이 탄핵 사건의 쟁점을 발표한 뒤 나머지 재판관들이 각자 쟁점에 대해 의견을 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탄핵사유 5가지 놓고 치열 공방 예상

 앞서 헌재는 지난해 12월22일 열린 첫 준비절차 재판에서 소추의결서에 담긴 13가지 탄핵 심판사유를 5가지 쟁점으로 압축했다.

 이날 수명 재판부(이정미·강일원·이진성 재판관)는 박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최순실(61·구속기소)씨 등 비선조직에 따른 국민주권주의와 법치국가 원리 위배 ▲대통령의 권한 남용 ▲언론의 자유 침해 ▲생명권 보호 의무 위반(세월호 7시간 의혹) ▲뇌물수수 등 각종 형사법 위반 등 5가지 유형으로 정리해 심리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청구인과 피청구인 양 측 동의도 얻었다. 박 대통령 탄핵심판은 대통령 탄핵심판과 관련한 유일한 선례인 2004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심판 때보다 탄핵소추 사유가 많고 사실관계도 다툼 여지가 크다.

 국회 탄핵소추위원단과 박 대통령 대리인단의 방대한 서면을 정리해 탄핵 여부를 판단해야 하는 만큼 재판관들간 치열한 법리 논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권현구 기자 =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앞둔 5일 저녁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의 일부 사무실에 불이 켜져 있다. 2017.03.05.  [email protected]
 ◇보안 위해 선고 직전 평결할 듯

 재판관들 사이에서 의견 조율이 어느 정도 이뤄지면 결정문 초안 작성에 착수한다.

 보통의 경우 주심 재판관이 다수 의견을 기초로 사건에 관한 결정서 초안을 작성하지만, 주심 재판관이 소수의견을 냈을 경우에는 다수 의견을 낸 재판관 가운데 선임 재판관이 초안 작성을 맡는다.

 이후 최종 표결 절차인 평결을 통해 주문과 결정문이 확정된다. 평결에서는 주심 재판관이 의견을 내고 임명일자 역순으로 후임 재판관부터 차례로 의견을 낸 다음 마지막으로 재판장이 마무리한다.

 선고 내용의 보안 유지를 위해 선고 직전에 평결에 부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헌재는 지난 2014년 12월 통합진보당 정당해산 사건 때 선고 당일 평결했다.

 이번 역시 인용과 기각 모두에 대한 결정문을 미리 써놓고 선고 직전 표결해 다수 의견을 헌재의 결정으로, 나머지를 소수 의견으로 배치할 가능성이 높다.

 ◇헌재 재판관 탄핵 찬반 실명 공개

 헌법재판의 경우 통상 선고일 직전 3~4일 전 날짜를 확정해 당사자들에게 알려준다. 10일 또는 13일 선고가 유력시되는 가운데, 이 대행이 퇴임하는 13일보다 10일 선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선고는 국민적 관심과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생방송으로 중계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앞서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선고 때에도 생방송으로 중계된 바 있다.

 8명의 재판관 중 6명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대통령을 파면한다'는 형식의 탄핵 결정을 선고하게 된다. 이에 못 미치면 '심판청구를 기각한다'고 기각 결정을 내리게 된다.

 이 권한대행이 결정 이유를 담은 '결정문'을 읽은 뒤 탄핵 여부를 결정하는 '주문'을 마지막에 발표하면서 선고를 내릴 예정이다.

 이번 탄핵심판은 최종 결정서에 노 전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당시와 달리 재판관 개개인의 의견이 실명으로 공개된다. 당시에는 관련 법 규정이 없었지만, 2005년 헌법재판소법 조항을 개정하면서 '심판에 관여한 재판관은 결정서에 의견을 표시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탄핵심판은 단심제다. 선고가 이뤄지면 이의 제기 절차 없이 선고 시점부터 곧바로 효력이 생긴다. 인용 결정이 내려지면 즉시 대통령에서 파면되며, 기각이나 각하 결정이 나올 경우 대통령 직무에 곧바로 복귀하게 된다.

 양측 모두 헌재 결과에 승복해야 한다는 취지의 공식 입장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여권 일각에서는 탄핵 인용 결과가 나오면 승복할 수 없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어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이메일
  • 프린트
  • 리플
위클리뉴시스 정기구독 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