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내외 악재 뚫은 코스피, 올해 사상 최고치 돌파 기대

등록 2017-03-28 09: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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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코스피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21.37포인트 오른 2178.38에 마감한 21일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본점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2017.03.2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진영 기자 = 코스피가 견조한 오름세를 띠며 사상 최고치를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받고 있다.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결정에 따른 중국의 경제보복,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3월 기준금리 인상 등 대내외 악재를 코스피가 무난히 소화함에 따라 증시 기대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는 2011년 이후 6년간 좀처럼 1800~2100선을 벗어나지 못하며 이른바 ‘박스피’(박스피와 코스피의 합성어)에 머물렀다. 작년 12월 초만 해도 1950~2000선에 갇힌 모습이었다.

 그러나 코스피는 지난 21일  2178.38로 마감, 2011년 7월8일(종가 2180.35) 이후 5년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2011년 5월 2일 기록한 종가기준 사상 최고치 2228.96에 불과 100포인트도 채 남겨두지 않았다.

 이러한 코스피 상승세는 우선 미 연준의 3월 금리인상이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경기 회복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이에 따라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으로의 자금 흐름이 양호하다. 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현재까지 매파적인 성향을 본격 드러내지 않는 등 주식 시장에 우호적인 금리 여건도 마련돼 있는 상황이다. 박 대통령 탄핵 결정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을 털어버리고 새 정부 출범에 따른 정책 기대감도 증시를 떠받치고 있다.

 아울러 무엇보다 삼성전자를 포함해 상장사들의 실적 전망치가 잇따라 상향 조정되고 있는 것이 투자심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외국인들도 ‘바이 코리아’(Buy Korea)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원화 강세를 예상한 외국인들이 환차익을 노리고 국내 증시에서 매수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 증시의 밸류에이션 매력도 여전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국 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지난 14일 기준 9.84배로 주요 10개국 증시 가운데 가장 낮았다. 국가별로 보면 인도 증시가 20.73배로 가장 높고 미국 18.63배, 홍콩 16.31배, 일본 16.04배, 독일 14.22배, 중국 12.91배 등 순으로 한국 증시와 차이가 크다. PER은 주가를 주당순이익(EPS)으로 나눈 것으로 낮을수록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국내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코스피가 올해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교보증권 김영준 리서치센터장은 “글로벌 경기에 대한 부분과 국내 기업들의 실적이 좋은 부분이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면서 2180선까지 다가섰다”며 “여름까지는 상승 트렌드가 이어지면서 역사적 고점까지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진투자증권 변준호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의 금리인상 정상화 속도가 우려했던 것과 달리 점진적이라는 것을 확인했으며 기업의 실적 기대, 확장 추세에 있는 글로벌 및 국내 제조업 경기, 박 전 대통령 탄핵 결정에 따른 향후 내수 회복 여지 등이 있다”며 “코스피가 역사상 최고치인 2231선도 돌파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고 내다봤다.

 다만 그는 “연준의 온건한 금리인상 기조에 달러화가 예상보다 약세를 띠면서 원화 절상 압력이 커졌다”며 “이에 따라 국내 수출기업들의 이익이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는 점은 주시해야 할 대목”이라고 말했다. 유진투자증권의 올해 코스피 전망치는 2320선이다.

 그러나 코스피가 역대 고점을 점령한 후에도 꾸준한 상승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를 두고 회의적인 시각이 나온다.  

  IBK투자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가 올해 역사상 최고치를 뚫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며 이르면 상반기 중에도 가능하다”며 “그러나 박스피를 벗어난 코스피가 계속 상승세를 이어갈지는 의문이다”라고 분석했다.

 이 센터장은 이어 “세계적으로 한국처럼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작년보다 못한 나라가 몇개 안 된다”며 “주가라는 것은 경제 펀더멜털이 받쳐줘야지 그렇지 않으면 한계가 있다”고 내다봤다. IBK투자증권의 올해 코스피 전망치는 2300선이다.

 코스피 랠리 속 삼성전자의 주가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다시 쓰고 있어 눈에 띈다. 삼성전자는 지난 13일 203만원을 시작으로 14일 206만8000원, 15일 207만원, 16일 209만2000원에 이어 17일에는 212만5000원까지 치솟았다. 이어 20일에는 숨고르기에 들어갔지만 21일(212만8000원)에는 종가 기준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에도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부문 실적 확대 기대, 미국 자동차 전자장비업체 하만 인수, 차기 주력 스마트폰 ‘갤럭시S8’ 출시, 지주회사 전환 등 지배구조 개선 전망, 강화된 주주 배당 정책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일제히 상향 조정했다.

 NH투자증권 이세철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 실적 확대로 올해 1분기 9조6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전망”이라며 목표주가를 230만원에서 260만원으로 올렸다.

 하나금융투자도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종전 230만원에서 250만원으로 조정했다. 하나금융투자 김록호 연구원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매출액은 작년보다 각각 34%, 28% 증가할 것”이라며 “삼성전자 연간 영업이익을 기존 41조1000억원에서 46조1000억원으로 12% 상향한다”라고 발표했다. 

 HMC투자증권도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230만원에서 247만원으로 확대했다. HMC투자증권 노근창 연구원은 “지난주 인수 전차를 마무리한 하만이 1분기 연결 실적부터 포함될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연결 매출액과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보다 3.8%, 1.7% 각각 올린 52조1000억원과 9조8000억원으로 변경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기존 233만원에서 272만원으로 올렸다. 이 272만원은 국내외 증권사가 삼성전자에 대해 제시한 최고 목표주가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의 주가가 230만원에서 조정이 이뤄질 것이라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 곽현수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독주(獨走)는 독주(毒酒)’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2001년 정보기술(IT) 거품 붕괴와 9·11테러, 2003년 카드 사태, 2004년 중국발 긴축 충격,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 2011년 미국 신용등급 강등 등 삼성전자가 큰 폭으로 오른 다섯 차례 상승기 때에 비춰보면 삼성전자 주가 추이는 230만원 도달 이후 급락세를 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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