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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중년도 싫어, 40대의 반란②]40대 남성, 젊어져야 한다…왜?

등록 2017-04-04 16: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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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정환 기자 = 1982년 제5공화국 문교부(현 교육부)는 중·고교생에 대해 전격적으로 두발 자유화를 단행했다.

 그 첫 세대가 그해 중학교에 입학한 1969년생들이다. 현재 만 48세인 이들은 중학교 입학 이후 고교를 졸업할 때까지 한 번도 일명 '빡빡이 머리'를 해본 적 없다. 군 면제자라면 40대 후반인 지금까지 타의에 의해 머리를 그렇게 짧게 미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이들은 중학교 2학년 때부터 교복 자율화까지 경험하게 된다. 그보다 늦은 1970년대생들은 두발과 교복까지 모두 자율화한 상태에서 중·고교 생활을 했음은 물론이다.

◇두발·교복자율화가 안겨준 자유로운 사춘기

 빡빡이로 대표되는 '강제'를 사춘기에 단 1년이라도 경험한 현재의 50대와 그렇지 않은 40대가 갖는 심리적, 정신적 차이는 클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지금의 40대 남성 중 외모 면에서 30대에 뒤지지 않는 사람은 물론, 세상살이에 찌들면서 외모는 50대에 수렴해버린 사람까지도 30대와 충분히 공감하며 소통할 수 있는 이유는 역시 사춘기에 비교적 자유로움을 누린 덕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 1980년 국내에서 시작한 컬러 TV 방송을 시청하면서 자연스럽게 습득한 미적 능력, 국내에 제대로 된 남성 패션지가 없던 1990년대 미용실에서 일본에서 공수해온 '맨즈 논노'를 돌려 읽으며 절실하게 키운 패션 감각 등이 '아재'가 된 지금도 그들의 뇌리에 살아있다.

 이런 '기본'을 바탕으로 40대 남성들은 흘러가는 젊음을 잡기 위해, 한 살이라도 젊어 보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운동은 기본이다. 피부 관리에 힘쓰고 헤어스타일을 늘 매만지며 옷을 세련되게 골라 입기 위해 고심한다.

◇무한경쟁·만혼·늦둥이 아빠…40대, 젊어져야 한다

 이들이 젊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로는 역시 치열한 경쟁을 가장 먼저 꼽을 수 있다.

 일정한 지위에 오를 때까지는 자기 나이, 아니 좀 더 나이 들어 보이는 것이 유리하나 그때부터는 오히려 최대한 젊어 보이는 것이 경쟁력을 극대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은 정설이다.

 최소한 40대이지만, 30대에 버금갈 정도의 건강과 체력을 갖는다면 같은 40대는 물론 무섭게 쫓아오는 30대 후배들과의 경쟁에서도 절대 뒤처지지 않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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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예종예술실용전문학교 연기예술과 이호규 교수는 "국내에서 외모는 한 사람의 이미지이자 경쟁력이다"며 "극심한 취업난 속에서 20~30대가 취직에 성공하기 위해 외모를 꾸미는 것처럼 40대는 남보다 오래 직장에 다니기 위해 외모에 투자한다"고 짚었다.  

 만혼 탓이든, 늦둥이 트렌드의 영향이든 어린 자녀를 키우게 된 40대 아빠가 급증한 것도 또 다른 이유다. 자녀가 다니는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행사에 갔다 자녀 친구들의 젊은 아빠를 보고 자극을 받아 젊어지려고 노력하는 경우다.

 한 대기업 홍보담당 최모(49) 이사는 "40대 초반에 가진 둘째 아들이 어느 날 '친구들 아빠는 안 그런데 아빠는 왜 머리에 흰 머리가 많아요?'라고 아쉬운 듯 말해 왠지 미안했다"며 "그래서 그때부터 염색도 하고, 파마도 하고 있다. 회사에서 몇 해 전부터 간편복을 권장하는 추세라 옷도 포멀 정장이 아닌 비즈니스 캐주얼을 입을 수 있게 된 것도 젊은 아빠가 되는 데 큰 도움을 줬다"고 털어놓았다.   

 최근 40대 미혼 남성 급증도 40대 남성의 변화에 적잖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해 12월19일 발표한 '2015년 인구주택 총조사' 표본 집계 결과, 2015년 11월1일 기준 한국 인구 중 미혼 인구 비율이 전체 연령에서 증가한 가운데 남성은 40대에서 2014년 10.9%에서 2015년 18.2%로 7.3%포인트 늘어나 가장 큰 폭으로 성장한 것으로 파악됐다.

 미혼 남성이 이렇게 늘어났다는 것은 아직 결혼하지 않았거나 못 했지만, "언젠가는…"이라는 생각으로 결혼을 벼르는 40대 남성도 역시 많아졌다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특히 결혼을 아직 생각하는 40대 남성은 또래 여성보다 30대 여성을 반려자로 꿈꾼다. 심지어 언감생심 20대 여성까지 노리는 '도둑'들도 많다.

 지난해 배우 겸 가수 임창정(44)이 18세 연하의 요가 강사(26)와 결혼하고, 배우 김주혁(45)과 이유영(28), 최근 헤어졌으나 배우 신하균(43)과 김고은(26) 등 17살 차이 커플이 속속 등장하면서 이를 부채질했다.

 이들의 예에서 볼 수 있듯 "남성에게 경쟁력이 있다면 나이는 그야말로 숫자도 안 되는 것"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일반 40대 남성의 기본 경쟁력 중 하나인 '외모 가꾸기'에 열을 올리는 것이다.

 결혼정보회사 선우 이웅진 대표는 "최근 30대 여성은 물론 20대 여성까지 남성의 나이보다는 능력을 보는 경향이 커지고 있디"면서 "다만 성격과 외모는 기본 조건인데 외모의 경우 남성이 얼마든지 노력하면 조각미남은 아니더라도 나이보다 훨씬 젊어 보이게 개선할 수 있어 노력하는 40대 남성이 늘어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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