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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미연 "이별여행 그만...신곡 부르고 싶었어요"

등록 2017-04-05 11:05:11   최종수정 2017-04-10 09:5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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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미연, 가수
8년 만에 새 앨범, '소리질러' 발표
"6개월만에 한번씩 새 노래 낼 것"


【서울=뉴시스】손정빈 기자 = 2000년대 후반 이른바 '아이돌 시대'가 열리고, 그들 위주로 가요계가 재편되면서 기성 가수들은 설 자리가 없어졌다. '열린 음악회' '콘서트 7080' 같은 프로그램이 있기는 하지만 이 무대는 신곡을 발표할 수 있는 무대라기보다는 과거 히트곡으로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자리에 국한돼 있다. 원미연(52)도 그렇게 무대를 잃은 가수 중 한 명이다.

 80년대 후반 데뷔해 90년대 초 '이별 여행' 등으로 전성기를 누렸던 그는 2003년 4집 '서로의 자리 지우지 말아요'에 이어 2009년 디지털 싱글 앨범 '문득 떠오른 사람'을 내놨지만, 큰 반응을 얻지 못했다. 그 사이 원미연은 가수가 아닌 방송인으로 활동했다. 딸을 키우는 엄마가 됐고, 식당을 운영했다. 그렇게 '가수 원미연'은 잊히는 듯했다.

 "흘러간 가수, 옛날 가수가 된 거죠. '이별 여행' 불러달라는 요청은 지금도 꽤 있어요. 근데 그건 과거잖아요. 전 신곡을 부르고 싶었어요. 하지만 부를 곳이 없으니까 앨범 내기가 무서웠던 것 같아요."

 그렇게 시간이 갔다. 2012년 드라마 OST '위로해주세요'를 내긴 했지만, 그 곡은 어쨌든 OST였다. 원미연은 "가요계에서 점점 멀어진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이건 아닌데' 하는 위기감을 계속해서 느꼈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6학년 딸에게 가수로서 모습을 보여준 적이 많지 않다는 사실도 마음에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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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미연, 가수
"식당에서 한창 일하고 있을 때였어요. 어떤 손님이 잠깐 할 말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무슨 말을 하려고 하나 듣고 있었죠. 근데 그 분 말이 제 뒤통수를 쳤어요."

 군대 있을 때 원미연의 노래를 듣고 팬이 됐다는 그 손님은 그의 목소리에 관해 이야기했다고 한다. 동굴 안에서 물을 한 방울 떨어뜨리면 아주 맑고 청량한 소리가 퍼지는데, 그게 바로 자신이 느낀 원미연의 목소리였다는 거다. 그러면서 그 고객은 원미연의 목소리를 정말 좋아했다고 다시 노래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후 원미연은 새 앨범을 내겠다고 마음을 먹고, 재작년부터 음반 작업에 착수했다. 작곡가를 섭외하는 과정을 거쳐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녹음에 들어갔다. 그렇게 1년에 걸쳐 탄생한 앨범이 3일 발표한 싱글 앨범 '소리질러'다. 이번 앨범에는 '소리질러'를 포함해 '하늘을 날자'와 2012년 부른 OST '위로해주세요'가 들어갔다.

 타이틀 '소리질러'는 작곡가 이경섭이 만든 노래다. 이경섭은 '슬픈 언약식'(1996) '나를 슬프게 하는 사람들'(1997) '투 헤븐'(1998) '아시나요'(2000) '나 가거든'(2003)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내놓은 스타 작곡가다.

 "이경섭씨가 저한테 딱 맞는 노래를 가져왔어요. 그냥 제 노래라고 느꼈죠. 어떤 노래는 아무리 불러도 외워지지 않아요. 그런데 '소리질러'는 읽는 순간 알겠더라고요. 그 노랫말이 제 마음이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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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미연, 가수
원미연이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가사 때문이다. 이 노래에는 "소리질러 나 아직 살아있다고/소리질러 나 아직 꿈이 있다고/이 세상이 나의 발목을 잡아도/가끔씩은 이렇게 소리 질러 나 살아있음을"과 같은 말들이 담겼다. 원미연은 "나뿐만 아니라 내 또래 사람들은 모두 공감할 만한 노래"라고 말했다.

 "전 '한 잔 술의 힘을 빌어서 잊었던 내 삶을 노래해'라는 부분이 제일 좋아요. 제가 사실 술을 못해요. 소주 딱 한 잔 마시는데, 그 말이 이해되더라고요. 기분이 안 좋다가도 한잔하면 기분 좋아지면서 다시 힘이 생기는 그 느낌이요. '소리질러'가 그런 노래가 됐으면 좋겠어요."

 원미연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신곡을 내놓을 계획이다. 6개월에 한 번씩 새 노래를 선보이겠다는 생각이다. 과거 히트곡과 신곡을 모아 작은 콘서트를 열어 꾸준히 관객을 만나는 게 목표다.

 그는 "옛날 노래만 부르는 과거형 콘서트가 아니라 신곡도 함께 있는 현재진행형 콘서트를 열고 싶다"고 했다. "50명만 와도 좋아요. 관객 한 분 한 분이 얼마나 소중한데요. 시간을 내서 노래를 들으러 온다는 건 정말 대단한 일이거든요."

 "노래 계속해야죠. 그냥 하는 게 아니고 사람들이 '이건 원미연 노래가 아니라 내 노래야'라고 할 수 있는 곡을 내놓으면 노래하는 게 목표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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