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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먼지, 미세먼지]전문

등록 2017-05-16 05: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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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성환 기자 = 오죽하겠습니까. 들이마시면 당장이라도 죽을 것 같은 공기. 이른바 '침묵의 살인자'라고도 불리는 미세먼지가 연일 한반도를 뒤덮고 있습니다. 숨 막히는 한반도. 말 그대로입니다.

 미세먼지는 폐 깊숙이 침투해 호흡기질환과 폐암의 위험을 증가시키는 1급 발암물질입니다. 누구도 피하기 어렵습니다. 뿌연 미세먼지에 갇힌 도심 광경이 일상이 됐습니다. 일어나면 미세먼지 예보부터 챙겨야 하고, 방진 마스크는 어느덧 필수품이 됐습니다. 창문을 열 엄두조차 나지 않습니다. 24시간 공기청정기를 틀어놔도, 기관지에 좋다는 차를 아무리 마셔도, 물을 벌컥벌컥 들이켜도, 공기정화식물을 키워도, 미세먼지를 감당하기가 벅찹니다.  

 미세먼지 공습해 아무리 발버둥 쳐도 버텨낼 재간이 없습니다. 실제로 적잖은 사람들이 몸부림을 치지만, 결국에는 기관지 염증과 천식, 결막염 등으로 하루가 멀다고 병원 문을 두드리고 있습니다. 거짓말 조금 보태 약을 달고 살아야 할 지경입니다.

 지금껏 폐 안에 미세먼지가 얼마나 쌓인 지도 모른 채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일반 먼지는 코털이나 입안의 점액질 등으로 걸러지지만, 머리카락보다 최대 30분의 1 크기인 미세먼지는 걸러지지 않은 채 폐에 고스란히 쌓입니다. 미세먼지가 혈관을 타고 전신을 돌아다니며 각종 병은 물론, 암까지 유발한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국가는 뾰족한 대책도 없어 보입니다. 지난해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고등어구이'를 지목한 환경부의 수준이 이럴진대 무슨 대책을 기대할 수 있을까요. 정부는 국민건강과 직결된 관련 정책을 등한시했다는 지적을 피할 길이 없어 보입니다. 정부의 미세먼지 예보는 물론, 경보체계, 상황에 따른 대응 매뉴얼까지 무엇 하나 신뢰할 수 없습니다. 불신이 날로 깊어지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헌법 35조에는 '모든 국민은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를 가지며, 국가와 국민은 환경보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맑은 공기를 위해, 파란 하늘을 위해 국가는 지금껏 뭘 했는지 묻고 싶습니다. 헌법이 무색한 2017년의 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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