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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정의 寫讌]희망 놓지 않는 '레녹스 증후군' 환이네 이야기

등록 2017-05-20 06:5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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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환이 엄마아빠가 환이와 비누방울 놀이를 하고 있습니다. 환이가 할수 있는 놀이의 종류가 몇 안되기도 하지만 비누방울을 통한 자극도 환이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엄마의 마음입니다.   [email protected]
◇뉴시스-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가정의 달 공동 기획 세 번째 이야기
희귀 난치 질환 '레녹스 증후군' 앓는 여섯 살 환이네 가족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희귀 난치성 질환을 앓고 있는 여섯 살 환이는 잠을 잘 때 반드시 산소 호흡기를 껴야 합니다. 환이의 병명(病名)은 ‘레녹스-가스토 증후군’. 이름만큼이나 원인도 모르고, 치료책도 마땅치 않습니다.

 레녹스 증후군은 소아기에 발병하는 뇌전증 중 가장 심한 형태의 간질성 뇌병증입니다. 경련, 발달 부전, 충동조절 장애 등의 행동 장애가 나타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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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환이는 위루관으로 죽 형태의 식사를 합니다. 엄마가 몇년동안 시도하며 연구한 식이요법으로 영양을 공급받고 있습니다. 연하치료를 받고 있지만 아직 무언가를 삼키지 못합니다.  [email protected]
 환이는 태어날 때 경련과 발달 지연이 있기는 했지만, 여느 아이처럼 우유도 마시고, 기어 다니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2014년 경련 치료를 받던 중 패혈증이 왔습니다. 이후 음식을 제대로 삼키지 못해 위루관을 통해 죽과 영양제를 먹고 있습니다. 또 뇌병변, 뇌위축, 뇌경색 등으로 사지마비가 와서 누워 지내야 하고, 폐도 좋지 않아 밤에는 무호흡 증상이 심합니다. 

 환이네 가정은 환이가 먹는 죽의 재료와 영양제 구매비로만 매월 50만원씩을 지출하고 있습니다. 또 폐 문제로 물을 많이 먹여야 하다 보니 기저귀 구매비로 40만원, 재활치료비 100만~140만원 등 병원비로 매월 200만원 넘게 지출하고 있습니다. 환이 어머니는 병간호를 해야 해서 공장에 다니는 아버지의 소득만으로 의료비, 생활비 감당을 하고 있는데 부채가 이미 1억원에 달합니다. 

 의료비로 인한 대출금을 갚지 못해 집이 경매로 넘어갔습니다. 보증금 150만 원에 월세 25만 원인 지하방으로 이사했는데, 곰팡이가 심해 환이가 생활할 수 없어 짐만 월세방에 놓아두고 친척 언니 집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지하방은 10개월 정도 월세가 밀려있지만, 집주인이 환이를 생각해 이해해 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오는 9월까지 갚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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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환이는 폐의 상태도, 면역력도 좋지 않아 1년의 2/3 이상 호흡기 질환에 시달립니다. 그렇다 보니 호흡기 치료는 일상입니다.  [email protected]
 병원비, 생활비 등은 지인들의 도움으로 카드를 빌려 결제하고 환이 아버지가 월급을 받으면 갚는 방식으로 생활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환이를 병원에 데리고 다닐 때는 친척 언니가 빌려준 차량을 이용합니다. 장애인용 카시트가 없어 환이를 좌석에 뉘면 미끄러져 흘러내리곤 합니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장애인용 유모차도 환이의 체격에는 매우 작습니다. 하지만 사용 기한과 내야하는 비용이 남아있어 바꾸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재 환이는 경련이 한번 시작되면 20시간을 넘기기 일쑤입니다. 장시간 지속하는 경련에 환이도 이를 지켜보는 엄마 아빠도 고통스럽습니다. 장시간의 경련 이후에는 엄마 아빠를 보고 웃어주기도 하던 환이는 웃음을 잃습니다. 그동안 해온 재활치료도 물거품이 됩니다. 그래도 엄마 아빠는 포기하거나 외면하지 않습니다. 다시 힘을 냅니다.

 환이는 생사의 고비를 여러 번 넘겼습니다. 하지만 꾸준한 재활치료와 엄마가 몇 년간 시도해 영양을 맞춘 식이요법으로 신체적 발달은 또래 아이들 만큼 이뤄졌습니다. 언어적 소통은 어렵지만, 눈을 맞추고 웃음을 짓고, 소리를 내는 등의 방법으로 부모와 기본적인 소통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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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환이 엄마아빠가 환이와 비누방울 놀이를 하고 있습니다. 환이가 할수 있는 놀이의 종류가 몇 안되기도 하지만 비누방울을 통한 자극도 환이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엄마의 마음입니다.   [email protected]
 환이가 앓고 있는 병은 신경 퇴행성 질환으로 재활치료를 중단할 경우 상태가 급격히 악화합니다. 환이는 재활병원에 입원해서 수치료, 언어치료 외 물리치료와 작업치료 등을 받고 있습니다. 경련이 남아 있지만, 환이의 상태는 예전보다 많이 호전됐습니다. 담당 의사들은 기적이라고 말합니다. 엄마와 아빠의 강력한 양육 의지가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하지만 재활치료를 받을 수 있는 병원은 보통 2~3주에 한 번 옮겨 다녀야 합니다. 입원 기간 최대 3개월을 넘길 수 없습니다. 환이 같은 중증 환아는 위험 부담이 있으니 입원에 제약이 더 많습니다. 신경과의 재활치료 가능 소견서를 들고 가야 입원할 수 있는 병원도 있습니다.

 환이 엄마와 아빠는 항상 환이에게 “사랑해. 그리고 고마워”라고 말합니다. 환이의 미소에서 삶의 이유를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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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환이가 먹어야 하거나 주입하는 약들입니다. 경련 약부터 기관지 등 약의 종류가 너무나 많습니다. 이 중 매 끼니 먹어야 하는 약이 대부분입니다.  [email protected]
 “지친다고 생각했던 적도 많아요. 하지만 그보다 사랑, 행복이 더 큽니다. 희망을 놓지 않을 거예요. 중환자실까지 가기 전에는 손잡아주면 걸음마도 했었어요. 그때 그 감정, 그걸로 저희는 평생 행복할 거예요.”

*후원문의 및 일시후원계좌
-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인천지역본부 032-875-7010
- 국민은행 658590-11-004026 /예금주: 인천 2017환아지원캠페인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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