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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정의 寫讌] ‘국민은 내가 지킨다’…몸짱 소방관 도전장 낸 심재관 소방교

등록 2017-05-21 05: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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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한여름, 타는 듯한 갈증으로 무작정 문을 두드립니다. 두꺼운 소방복을 입은 소방관은 소방 장비를 들고 산꼭대기까지 이리저리 뛰어다닌 터라 물 한 모금이 너무 간절합니다. 당장 눈에 보이는 집 대문을 두드립니다.

 “저 화재 진화하러 온 소방관인데 물 좀…”

 망설일 겨를도 없이 집주인은 한달음에 시원한 물을 내어주었습니다. 벌컥벌컥 물을 마시는 소방관에게 집주인의 걱정스러운 눈빛이 고스란히 맺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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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재관 동대문소방서 소방교의 이야기입니다. 아마 그때였을 겁니다. 가슴 벅찬 뿌듯함은 감동이자 자부심입니다. 심 소방교는 어린 시절 꿈꾸던 소방관이 되길 잘했다며 지금도 종종 기억을 떠올립니다.  

 심 소방교는 동대문소방서를 대표해 제6회 몸짱 소방관 대회에 출전했습니다. 이번이 세 번째 출전입니다. 출전 소방관 24명 중 유일한 행정 소방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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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몸짱 소방관 대회에 출전하기 위한 과정은 쉽지 않습니다. 닭 가슴살, 고구마, 달걀, 바나나로 끼니를 때우고 일반식은 하루 한 끼 먹습니다. 그러면서 운동은 매일 3시간 이상 해야 합니다.

 늘 운동합니다. 아주 어린 시절부터 운동을 좋아했습니다. 자신이 즐기는 농구를 소방공무원에게 중요한 팀워크와 연결해 소방공무원 농구대회를 기획하고, 서울 소방 농구동호회를 꾸려 운영하고 있습니다. 매년 안전체험한마당을 통해 3대 3 농구대회를 열고 직장인 농구대회도 기획, 운영합니다. 운동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언제나 현장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긴장을 늦추지 않는 이유가 더 큽니다. 당장 출동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도록 항상 관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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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채 소방관은 순환 업무를 합니다. 4년간 행정업무를 담당하면 최소 1년 이상 외근부서에서 근무하도록 배정받습니다. 외근부서는 화재진화 등 재난대응(경방. 警防), 예방, 구조, 구급으로 나뉘는데 특별채용 분야인 구조와 구급을 제외하고 공개채용을 통해 임관한 심 소방관 같은 경우는 행정 업무 기간이 끝나면 다시 화재 진화 업무를 맡게 됩니다.

 소방에서 행정업무는 매우 중요합니다. 점검, 예산 책정, 훈련 계획 등을 담당합니다. 이런 부분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화재 진화 업무를 마친 사람들이 복귀해서 공문 작성부터 예산, 점검 모두 다 해야 합니다. 그래서 행정 담당자들의 비율은 동대문소방서 기준 총 267명 중 내근 48명으로 18%에 이릅니다. 심 소방관도 임관 당시에는 현장을 뛰었다가 지금은 행정담당관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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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 소방관은 자신이 좋아하는 운동과 직업을 함께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합니다. 두 살짜리 아들과 아내에게도 더 멋진 아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심 소방관은 ‘우공이산(愚公移山)’이라는 사자성어를 좋아합니다. 우공(愚公)이 산을 옮긴다. 우직하게 한 우물을 파는 사람이 큰 성과를 거둔다는 뜻입니다.

 “묵묵히 내가 맡은 일을 하다 보면 반드시 무언가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을 경험으로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꾸준히 노력합니다. 노력은 늘 배신하지 않더라고요.”

 -서울소방본부는 몸짱 소방관 대회에 출전한 소방관 12명을 뽑아 사진 달력을 제작, 판매한 수익금을 매년 한림화상재단에 화상 환자들의 치료를 위한 기금으로 기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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