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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기사의 눈물④]김종용 대리기사협회장 "기사 장사, 반드시 단죄·청산해야"

등록 2017-06-07 05:50:00   최종수정 2017-06-07 21:2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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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김종용 전국대리기사협회장이 29일 서울 장충동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과도한 수수료와 보험료 착복까지…독과점 업체 횡포 극에 달해
처우 개선과 생존권 법적 보장…대리기사 눈물 닦아줄 때 '상생'  

【서울=뉴시스】박성환 기자 = "아무런 법·제도적 장치가 없는 대리운전 시장은 그야말로 무법천지입니다. 일부 업체들이 독점적 지위를 악용해 버젓이 '기사 장사'를 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29일 오후 땡볕을 피해 서울 중구 장충동 작은 사무실에서 만난 사단법인 전국대리기사협회 김종용 회장은 인터뷰 초반부터 거침이 없었다.

 김 회장은 "대리운전 업체가 대리기사에게 행하는 수탈과 횡포가 극에 달한 지 오래"라고 전제한 뒤, 기사 장사에 대해 "절대적인 갑(甲)인 업체가 종속적인 을(乙)인 대리기사로부터 보험료와 관리비, 벌금, 출근비 등 각종 명목으로 부당이득을 챙기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무법천지나 다름없는 대리운전 시장을 정화하고, 대리기사들의 처우 개선과 생존을 위해 뜻을 같이한 몇몇 동료들과 나섰지만, 아직도 쉽지 않은 여정이 계속되고 있단다. 그는 지난 2014년 협회가 공식 출범하기까지 고군분투해야만 했다.

 "대리운전 업체들의 일방적인 횡포에 대해 세상에 알리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녔지만, 돌아오는 건 명예훼손과 업무방해로 형사 고소였어요. 길고 지루한 재판 끝에 고등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어요. 기존 업체들은 부당하고 잘못된 것을 개선하라는 을의 간절함에 고소로 족쇄를 채우려고 했고, 지금도 보란 듯이 갑질과 횡포를 부리고 있습니다."

 그는 인터뷰 내내 그동안 켜켜이 쌓인 한이라도 풀 듯 격양된 목소리를 이어갔다. 기사 장사와 과도한 중개수수료, 배차 제한 등 일방적 보복 조치 등을 업체의 횡포로 꼽는 데 주저함이 없었다.

 그는 "배차 프로그램사인 로지와 콜마너 등이 연합해 시장을 장악한 상태에서 대리기사를 상대로 무한 횡포와 약탈 경영을 일삼고, 생존권 자체를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벌금부터 관리비, 출근비 등 각종 명목을 만들어놓고, 문제를 제기하거나 불만을 표출하면 배차 제한을 하는 등 보복 조치가 자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그는 업체에 부당한 처사에 항의하자, 콜을 받는 프로그램을 사용하지 못 하게 하거나 배차 제한 조치를 당한 적도 있단다. 업체들의 무리한 요구에도 당장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의 대리기사들은 따를 수밖에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대리기사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콜 프로그램을 사용하지 못하거나 배차 제한 조치는 당장 하루 벌어 하루 사는 대리기사들에게 치명적입니다. 프로그램 사와 중개업체가 짜고 일방적으로 정한 중개수수료와 보험비, 관리비, 출근비, 지각비 등 각종 명목으로 돈을 뜯겨도 대리기사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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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김종용 전국대리기사협회장이 29일 서울 장충동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기존 프로그램 사와 중개업체들을 '골목 깡패'라고 지칭한 그는 카카오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냈다.

 "처음에 기존 업체들이 카카오 진입을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라며 반대했지만, 일선 대리기사들은 골목상권 침해가 아니라 골목 깡패를 몰아내고 처우가 개선될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조삼모사'였어요."

 그는 "카카오가 기존 업체들과 비슷한 요금의 20%를 수수료 받는데, 보험료와 프로그램 이용료 등이 포함돼 있다고 하지만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며 "손님이 요금을 직접 입력하는 방식은 가뜩이나 낮은 요금을 더 떨어뜨릴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대리기사 처우 개선과 상생을 끌어낼 복안이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돌아온 그의 답은 뜻밖에 간단명료했다. 관련 법안을 제정하고, 기존 업체들에 대한 처벌이 상생을 위한 첫걸음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대리기사는 전업으로 생계가 유지가 사실상 불가능하고, 투잡을 하는 게 일반적"이라며 "직업의식이나 전업의식이 거의 없고, 먹고 살기 바빠 뭉치기도 어렵다 보니 업체들의 수탈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소한의 인간다운 처우와 갑의 횡포로부터 대리기사들을 보호하기 위한 대리운전법 제정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법의 테두리 안에서 그동안 횡포를 부린 업체 대한 대대적인 점검과 처벌이 뒤따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해당 법안에는 업체들의 과도한 수수료 등 부당이득 금지를 비롯해 ▲배차제한 등 일방적 조치 금지 ▲부당행위 조사와 시정·처벌 ▲대리기사의 처우 개선과 권리 보장을 위한 제도적 지원 ▲적정보험료 책정 등의 내용이 담겨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인터뷰 말미에 "프로그램 사와 중개업체 사이에 껴 콜 프로그램을 사용해야 하는 기사들의 경우 갑의 횡포에 어쩔 수 없이 끌려다닌다"며 "갑의 횡포에 눈물 흘리는 대리기사들의 처우개선과 생존을 위해 어렵지만 끝까지 가보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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