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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신태용 감독 "두 경기에 올인···무조건 안정적으로 간다"

등록 2017-07-06 11:10:34   최종수정 2017-07-18 09: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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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신태용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이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 입장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권혁진 기자 = 위기에 빠진 한국 축구를 위해 다시 한 번 소방수로 투입된 신태용(47) 감독이 남은 두 경기에 모든 것을 쏟겠다고 선언했다.

신 감독은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9회 연속 월드컵 진출을 위해 다가올 두 경기에 올인하겠다"고 말했다.

울리 슈틸리케(63·독일) 전 감독의 경질로 지난 4일 새 수장으로 낙점된 신 감독은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까지 축구대표팀을 이끈다.

신 감독은 "상당히 힘든 시기에 대표팀 감독을 맡았다. 힘들 때 믿고 맡겨준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과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감독으로 선임됐기에 우리나라가 9회 연속 월드컵에 진출하도록 한 몸 불사르겠다"고 말했다.

선수 선발에 대해서는 "무조건 해외파라고 다 뽑지는 않겠다"고 단언했다. 이어 그는 "경기에 나가지 않더라도 내 축구에 맞는다면 뽑을 수 있다"면서 "K리그, J리그, 중국리그, 유럽, 중동 등 경기를 이길 수 있다면 좋은 선수들을 뽑겠다"고 밝혔다. 

신 감독에게 주어진 당면과제는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다. 하지만 상황이 그리 낙관적이진 않다.

한국은 최종예선 2경기를 남겨둔 가운데 승점 13(4승1무3패)으로 3위 우즈베키스탄(승점 12·4승4패)에 1점 앞선 A조 2위를 달리고 있다.

산술적으로 1위 등극 가능성이 완전히 소멸된 가운데 이란(8월31일), 우즈베키스탄(9월5일)과의 남은 두 경기 결과에 따라 본선 직행 티켓이 주어지는 2위 확보가 결정된다.

신 감독은 "1-0으로 이기더라도, 두 경기에서는 무조건 무실점에 한 골이라도 넣어야 한다. 최대한 안정적으로 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신태용 감독 일문일답.

-취임 소감은.

  "나에게는 영광스럽지만 상당히 힘든 시기에 대표팀 감독을 맡았다. 힘들 때 믿고 맡겨준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과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감독으로 선임됐기에 우리나라가 9회 연속 월드컵에 진출하도록 한 몸 불사르겠다."

  -보장된 계약 기간이 11개월뿐인데도 수락한 배경은.

 "대표팀 감독에게 계약기간은 상당히 중요하다. 하지만 나는 계약기간보다도 9회 연속 월드컵 진출이라는 신념 아래 두 경기에 올인하겠다. 월드컵에 나가게 되면 더 좋은 계약이 따라올 것으로 생각한다. 두 경기에 포커스를 맞추겠다."

  -손흥민과 기성용이 이란전에 결장할 수도 있는데.

  "손흥민과 기성용은 현재 재활 중으로 알고 있다. 두 선수와 통화를 했고 상태를 면밀히 체크 중이다. 두 선수 대신 어린 선수들을 발탁할 수도 있겠지만 K리그 등 그때 최고의 컨디션을 갖고 있는 선수들을 뽑을 것이다. 당장 유망주를 쓸 수 있는 입장은 아니다. 월드컵에 진출한 뒤 평가전에서 클 수 있는 선수들을 활용할 것이다."

  -기존 선수들을 중용할 것인가.

  "슈틸리케 감독님과는 스타일이 다르다. 슈틸리케 감독님이 중용했던 선수들을 다 쓴다고 보장할 수 없다. 누구를 쓰던지 이란과 우즈베키스탄을 무조건 이겨야한다. 어떤 선수를 발굴하기 보다는 두 경기 승리에 모든 것을 맞추겠다."

-코치진 선임을 어떻게 되나. 수비진 발전 방안은.

  "갑자기 감독 선임 연락을 받았고 하루 반 밖에 지나지 않았다. 여러 각도에서 코치들을 찾고 있다. 그냥 코치가 아닌 감독과 같이 갈 코치를 찾고 있다. U-23, U-20 대표팀과는 달리 이제는 최고의 선수들을 뽑아서 할 수 있다. 조직력만 다듬으면 문제없다. U-23, U-20 대표팀에서는 경기에 뛰지 못하는 선수들을 뽑아 (컨디션을) 끌어올려야 해 힘들었다. 성인대표팀은 최고의 선수들을 뽑을 수 있으니 조직력만 잘 다듬으면 실점하지 않을 수 있다."

-선수들과의 소통은.

  "슈틸리케 감독님 오시기 전에 선수들과 (감독대행으로) 두 경기를 같이 했다. 이후 코치로서 소통했다. 현 대표팀에 있는 선수는 거의 다 안다. 선수들 개개인의 성격을 파악하고 있다. 성향을 알기에 잘 다가가면 극대화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손흥민 활용 방안은.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훨씬 좋은 모습을 보이는데 왜 대표팀에서는 그 모습이 안 나오느냐'는 이야기들이 있다. 개인적으로 손흥민은 좋은 선수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슈틸리케 감독님이 활용하지 못했던 것 중 내가 생각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 예전과 달리 (손흥민의) 움직임과 활용도가 커질 것이다. 경기장에서 보여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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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신태용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이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어떤 코치들을 보고 있나.

  "감독 보좌 역할보다는 함께 갈 수 있는 분을 영입해 팀이 하나가 되게끔 하겠다. 코치들이 하나가 되지 않는데 선수단이 하나가 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감독이 생각하지 못했던 전술 전략과 충언도 가능한 이들로 구성하겠다. 코치가 감독을 보좌만 하는 시기는 지났다. 한 팀에 헌신할 수 있는 코치들을 발탁하겠다."

  -어떤 축구를 보여줄 것인가.
 
  "본선에서 어떤 축구를 하겠다는 생각은 지금 전혀 하지 않는다. 두 경기만 생각한다. 올림픽과 U-20 월드컵을 거치면서 나름대로 신념을 갖고 있지만 남은 두 경기는 좀 더 조심스럽고 안정적으로 준비하겠다. 1-0으로 이기더라도, 두 경기는 무조건 무실점에 한 골이라도 넣어야 한다. 최대한 안정적으로 갈 것이다."

  -설기현 코치는 어떻게 되나. 김남일 코치 영입은.

  "설기현 코치와는 아직 통화를 안 했다. 전경준 코치도 좋은 코치다. 김남일 코치도 머리 안에 있다. 여러 각도에서 생각하고 있다."

  -이란 전 사흘 전에 소집이 가능한데.

  "선수들 소집은 임의대로 할 수 없다. 그 부분은 크게 개의치 않는다. 2014년 9월 감독대행 두 경기를 통해 직접 해봤는데, 선수들은 좋은 컨디션과 최고의 기량을 갖고 있으니 좋은 전술만 짜서 주입시키면 선수들이 스펀지처럼 잘 빨아들인다고 느꼈다. 짧은 시간 동안 선수들에게 얼마나 주입시키는 것이 지도자의 역할이다. 잘 준비하겠다."

  -K리거들 활용은.

  "해외파라고 무조건 뽑는 것은 없다. 그 시기의 최고 기량과 경기력을 갖춘 이를 뽑겠다. 경기에 못 나가도 팀에 필요하면 뽑겠다. 슈틸리케 감독님은 소속팀에서 출전을 하지 않으면 뽑지 않겠다고 했는데 나는 생각이 다르다. 경기에 못 나가도 나와 맞으면 뽑는다. 감독이 갖고 있는 전술이 있기에 경기에 나가지 않아도 뽑을 수 있다. K리그 수준은 절대 낮지 않다. 안 되면 다 K리그 선수들로 갈 수도 있다. K리그, J리그, 중국리그, 중동, 유럽 등 경기에서 이길 수 있다면 좋은 선수 뽑아서 나가겠다."

-그동안 대표팀의 소통이 잘 안 된다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솔직히 잘 모르겠다. 내가 코치로 있을 때 선수들과의 소통은 전혀 문제없었다. 슈틸리케 감독님이 외국인이라 언어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 말이 통하지 않으면 쉽게 다가갈 수 없으니 그런 면에서 부족했던 것 같다. 선수들이 스스로를 좋은 선수라고 생각하고, 프라이버시가 있기 때문에 눈에 보이는 것이 있었겠지만 그런 것들을 표현하지 않는다면 선수도 아니다. 서로 맞춰 가면 큰 문제가 없다."

-감독직 제의를 받았을 때 기분은.

  "감독으로서 국가대표는 마지막 꽃이다. 안기헌 전무가 (7월4일) 오후 1시 반 정도에 전화를 하더라. 좀 만나자고 했는데 느낌이 왔다. 사실 김호곤 기술위원장이 전화할 줄 알았는데 낮 12시가 넘어도 오지 않아서 '내가 안 됐구나'라고 생각했다. 안기헌 전무를 만나러 가면서 '신태용 파이팅, 잘 했어'라고 속으로 생각했다. 50살이 다 됐는데, 월드컵 못 간 것은 평생의 한이었다. 선수로서 못 나갔지만 감독으로서 더 높은 곳까지 가겠다고 생각했다. 허정무 감독님이 원정 16강까지 갔는데 그 위까지 갈 수 있도록 만들 생각이었다. 선수 때는 못했지만 감독으로서 더 높이 비상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대표팀의 가장 큰 문제점이 뭐라고 보나.

  "지난 감독님을 이야기 하기는 좀 어렵다. 개인적으로 옆에서 봤을 때는 전술의 부재였던 것 같다. 내가 모셨던 분이니 여기까지만 하겠다."

  -마지막으로 하고픈 말은.

  "축구가 위기다. 절체절명의 위기다. 그래도 위기보다는 희망이 있다고 응원해 달라. 감독으로서 이제 출발하는데 처음부터 나를 비난하지는 말아 달라. 선수들에게도 같이 할 수 있다는 느낌이 들 수 있도록 해달라. 만약에 지면 나에 대한 질타도 달게 받겠다. 경기 전까지는 힘을 보여줄 수 있게끔 응원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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