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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금리 24%로 인하, 저소득·저신용자 '대출절벽' 부를까?

등록 2017-08-08 06:14:00   최종수정 2017-08-14 09: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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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정부가 내년 1월부터 법정 최고금리를 24%로 낮추기로 했지만, 급격한 금리 조정으로 저소득·저신용자들이 제도권에서 대출을 받기 더 어려워 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7일 관련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서민층 이자부담 완화를 위해 현행 27.9%인 대부업법상 최고금리와 25%인 이자제한법상 최고금리를 내년부터 모두 24%까지 낮추기로 했다.

이에 따라 저축은행과 신용카드사 등 2금융권은 일부 대출의 금리 조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특히 저신용자들이 주로 찾는 대부업체의 경우 한번에 최고금리가 4% 가까이 낮아지면서 대출을 크게 줄이게 될 공산이 커졌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 8654개 등록 대부업체의 대출 잔액은 14조6000억원 수준이다. 현재 약 250만명이 대부업체를 이용하고 있는데 7~10등급 저신용자 비중이 77%에 달한다.

대부업계는 최고금리의 급격한 인하로 저신용자들이 제도권에서 대출을 받지 못하는 부작용만 커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한국대부금융협회는 지난달 국내 대부업체 대상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최고금리 25% 인하시 34만명이 대출을 받지 못하게 된다고 추산했다.

최고금리를 27.9%에서 25%로 인하하면 신규 대출자 수는 124만명에서 90만명으로, 신규대출 금액은 7조435억원에서 5조1086억원으로 줄어든다는 것이다.

대부업체들은 최고금리 인하시 평균 27.5% 가량의 대출을 줄일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1000억원 이상 대부업체는 축소율이 23% 수준이지만 500억원 미만 대부업체는 59.9%까지 대출을 줄인다고 응답했다.

대부업계 관계자는 "법정 최고금리를 24%까지 내릴 경우 상당수의 소규모 업체들은 대부업 등록을 포기하고 불법 사금융 시장으로 가게될 수도 있다"며 "대부업계 대출이 크게 줄면서 저신용자들도 덩달아 불법 사금융 시장으로 내몰리게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일본의 경우 우리보다 앞서 최고금리를 인하하면서 이같은 서민금융 붕괴 현상을 경험했다는게 대부업계의 주장이다.

도우모토 히로시 도쿄정보대학 교수는 28일 대부금융협회 주최로 열린 세미나에서 일본이 2006년 최고 금리를 29.2%에서 15~20%로 인하한 뒤 나타난 경제적 부작용에 대해 소개했다.

최고금리 인하로 일본 소비자금융 시장 규모가 2006년 84만엔에서 2011년 50만엔으로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권에서 돈을 빌리기 힘들게 되자 친척이나 지인에게 차입하는 경우가 50만엔에서 100만엔으로 급증했다. 또 불법사금융이용자는 2009년 42만명에서 2011년 58만명으로 증가한 것으로 추산됐다.

도우모토 교수는 "최고금리 인하는 소액으로 돈을 빌리는 개인사업자나 중소·영세기업 종업원들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며 "취약계층에 대한 대출이 줄어들고 소비도 위축되는 결과를 낳았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최고금리 인하로 서민층 금융비용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중·저신용자에 대한 정책금융 확대와 복지 강화로 정책 추진에 따른 부작용을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업계는 '대출절벽' 현상을 막을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대책이 나올 수 있을지에 의문을 제기한다.

한 대부업체 관계자는 "현재 7등급 이하 저신용자들은 정부의 정책금융상품의 혜택을 거의 보지 못하고 있다"며 "당장 100만~200만원의 급전이 필요한 자영업자들에게 어떤 실효성 있는 지원을 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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