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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100일]검찰 인적쇄신 '완료'···본격 개혁 출항

등록 2017-08-16 08:50:26   최종수정 2017-08-22 09: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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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전 제72주년 광복절 경축식이 열린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2017.08.15. [email protected]
우병우 라인 좌천 등 검찰 수뇌부 물갈이 인사
조국-박상기-문무일-윤석열 라인 구축, 개혁 시동
'자체 개혁 추진' 검찰총장과 불협화음 가능성도

【서울=뉴시스】오제일 기자 = 문재인정부는 출범 이후 지난 100일 동안 법무부와 검찰의 인적 쇄신 작업에 매진했다. 법무부 탈검찰화를 추진함과 동시에 검찰 수뇌부 물갈이 인사를 단행함으로써 맞춤형 '칼'을 만드는 데 공을 들였다.

 문재인정부는 이를 바탕으로 고위공직자 비리 수사처 신설 등 검찰 개혁 과제를 추진할 예정이다. 국정원 댓글 사건 등 전 정부를 겨냥하는 사건들에 대한 재수사 역시 함께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우병우 라인' 좌천···'윤석열 라인' 중용

 문재인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검찰 개혁을 국정과제로 삼고 주요 보직 인사를 단행했다. 그 시작은 진보적 성향의 법학자로 꼽히는 조국 서울대 교수를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임명한 것이다. 민정수석이 검찰 등 사정기관을 관할하는 만큼 조 수석을 통해 강도 높은 검찰 개혁을 추진할 거라는 관측이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불거진 '돈 봉투 만찬 사건'은 주요 동력으로 활용됐다. '최순실 게이트' 수사 종료 직후 돈 봉투가 오가는 만찬을 가진 것에 대한 책임을 지고 이영렬 전 서울중앙지검장과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이 먼저 옷을 벗었다. 이어 이창재 전 법무부 차관, 김주현 대검 차장도 사표를 냈다.

 "중요사건 부적절 처리"를 내세우며 좌천성 인사도 이어졌다. 우 전 수석 수사를 담당했던 윤갑근 대구고검장을 비롯해 정점식 대검 공안부장, 김진모 서울남부지검장, 전현준 대구지검장이 그 대상이 됐다. 이들은 사의를 표하는 것으로 인사에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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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뉴시스】이정선 기자 = 법무부의 탈검찰화와 고위공직자 비리수사처 설치 등 검찰 개혁 방안을 논의할 ‘법무·검찰 개혁위원회’가 출범한 9일 오후 경기 과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법무·검찰 개혁위원회 발족식에서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2017.08.09. [email protected]

 이어진 정기인사에서도 '솎아내기'는 계속됐다는 평이다. '정윤회 문건' 수사를 진행했던 유상범 광주고검 차장검사, 정치권에서 '우병우 라인'으로 지목한 바 있는 김기동 부패범죄특별수사단장을 각각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과 사법연수원 부원장 자리에 전보 조치한 것이다. 유 차장검사는 인사 이후 사표를 내고 검찰을 떠났다.

 문재인정부는 전 정권의 비리를 파헤친 특검팀 인사들에 대한 보상도 분명히 했다. 이 전 지검장이 떠난 자리는 윤석열 당시 대전고검 검사로 채웠다. 윤 지검장은 국정원 댓글 사건 당시 검찰 수뇌부의 수사 압력을 폭로해 좌천된 인물로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참여해 국정농단 사건 수사를 이끈 바 있다.

 정기 인사를 통해 서울중앙지검 3차장 자리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구속하는 데 기여한 한동훈 검사를 앉히는가 하면, 중앙지검 1, 3, 4 특수부장 자리 역시 특검팀에 파견됐던 경력이 있는 검사들로 채웠다. 이 밖에 파견 검사들이 부부장으로 승진하는 등 확실한 대접을 받았다.

 ◇법무부 장관에 비검찰 출신 임명…탈검찰화 가속화

 문재인정부는 법무부 장관에 박상기 전 연세대 교수를 임명함으로써 검찰 개혁 추진을 위한 첫 돌을 놓았다. 비검찰 출신을 장관직에 임명함으로써 개혁 의지를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 장관 역시 '환골탈태' 수준에 가까운 검찰 개혁을 강조하며 이에 화답했다.

 그는 인사청문회 등에서 공언한대로 법무부 탈검찰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검사만이 갈 수 있었던 일부 실·국 본부장 직위를 복수직제화 하는 한편 법무실장 및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 등 자리를 공석으로 남겨두는 등 밑바탕을 그리는 작업은 이미 진척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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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문무일 검찰총장이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취임 첫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7.08.08. [email protected]

 박 장관은 문재인정부의 검찰 개혁 과제 추진 의지도 드러내고 있다. 이에 따라 문재인정부 국정과제인 공수처 신설과 수사권 조정 등 사안이 법무부를 중심으로 속도감 있게 추진될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진용 갖춘 문무일호, 국정원 댓글 사건 등 재겨냥

 문재인정부는 파격적인 인적 쇄신과 검찰 개혁 추진에 따른 검찰 내부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해 내부 신임이 두터운 문무일 부산고검장을 검찰의 수장으로 앉혔다. 국정농단 사건으로 적체된 인사 해소를 위해 고위·중간 간부 인사도 마쳤다.

 전열을 가다듬은 검찰의 칼끝이 향한 곳은 다시 전 정권이다. 국정원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 조사 결과 이명박정부 당시 국정원이 민간인을 동원해 여론을 조작한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검찰 수사가 불가피해졌다는 관측이 많다. 수사 과정에서 박근혜정부 국정원까지 대상이 확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와 관련 검찰은 이미 재조사 준비를 마친 듯한 모양새다. 최근 인사를 통해 국정원 댓글 수사팀 소속이었던 진재선 대전지검 공판부장은 중앙지검 공안2부장으로, 김성훈 홍성지청 부장검사는 공공형사수사부장에 포진하게 됐다. 당시 수사팀 막내였던 이복현 검사 역시 중앙지검 부부장검사로 입성한 상태다.

 문재인정부 기대와 달리 검찰 개혁은 검찰과 불협화음이 낼 거라는 예상이 있다. 문 총장은 공수처 신설이나 수사권 조정 등 정부 추진 개혁 과제에 미온적이거나 다소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와 별개로 검찰개혁위원회와 수사심의위원회를 출범하기로 하는 등 자체 개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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