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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미·소녀시대등 스타 39명 이야기···'시로 만난 별들'

등록 2017-09-27 15:12:47   최종수정 2017-10-16 09: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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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신효령 기자 = "파리의 베르시 스타디움 2만 객석이 꽉 찼던 것을 기억한다. 꺄악꺄악 비명과 환호가 하나로 터지던 그 밤의 열기. 아메리카에서 유럽까지 케이팝의 흥을 몰고 갔던 그대들이 자랑스러웠으나 아시아의 저널리스트인 나는 오지 않은 미래를 응시했다. (중략) 그대들의 소녀시대는 끝났어도 파리의 팬들이 우리말로 외쳤던 그 사랑은 끝나지 않는다. 지금은 소녀시대, 앞으로도 소녀시대, 영원히 소녀시대."(232~233쪽)

시인인 장재선 문화일보 문화부장이 '시로 만난 별들'을 냈다.

김지미·최불암·조용필·안성기·송강호·전지현·소녀시대 등 한국 대중문화를 대표하는 인물 39명의 이야기가 총 40편의 시와 에세이로 담겼다.

우리 대중문화를 빛낸 인물들을 만나면서 느낀 그들의 희로애락을 순수문화의 대표적 장르인 시로 풀어냈다. 성공의 정점에서 침체기를 겪은 후 바닥을 딛고 다시 일어서기 위해 생애를 걸고 사투를 벌이는 스타들의 이면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각 인물들의 문화적 삶과 그 이면을 정리한 '프로필 에세이(profile essay)'도 눈길을 끈다.

1부에 일제 강점기에 태어난 황정순·최은희·패티김·김지미·최불암과 '해방둥이' 조영남·이장호 등의 이야기를 담았다.

1부 맨 앞을 장식한 인물은 한국 영화 초창기를 이끈 배우 황정순. 그녀가 타계하기 두 해 전에 했던 말이 운문으로 전해진다. '팔십 칠년의 생애동안/남은 것은/ 아쉬움이지요/왜 그 때 더 잘 하지 못했을까//(…)당부하나니/지금 옆 사람에게 잘 하세요/그렇게 살아야/후회하지 않아요.'
 
현대사의 굴곡을 다 겪으며 영화 같은 삶을 살았던 배우 최은희는 남편이었던 신상옥 감독에 대한 그리움을 애틋하게 표현한다.  '노년의 고통은 따로 있기에/지난날의 기억을 버려야 한다지만/당신과 더불어 지낸 시간들은/아직도 내게 있어요./당신과 함께 만든 첫 영화 '꿈'/그 꿈속에 살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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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는 1950년대생 인물부터 1960년대생 스타들까지 포함한다. 조용필을 필두로 안성기·최성수·송강호·엄정화 등과 함께 김윤진·하지원·수애 등이 등장한다.

2부 앞머리를 차지한 가수 조용필은 소박한 성품을 지녔으면서도 음악에 관한 한 최고를 추구하는 뮤지션으로 그려진다. 배우 안성기의 생명력, 가수 겸 배우인 엄정화의 열정, 배우 차인표의 신실함, 배우 송강호의 에너지 등이 이 책에서는 운문으로 그려져 있다.
 
미국과 한국을 오가는 배우 김윤진에 대한 시는 다음과 같다. '아메리카에서는/ 배역의 마당이 좁았고/한국에서는/발음의 벽이 높았어요/그래도 멈추지 않고/지독하게 꿈을 꿨지요/꿈꾸던 자가/누군가의 꿈이 되어/이렇게 웃기까지/남몰래 흘린 눈물/ 그 자국을 다 지울 때까지/미국과 한국을 오가며/시간의 공을 쌓을 거에요.'

3부는 1970년대 이후에 출생한 배우 전지현·손예진·김옥빈 등과 더불어 아이돌 가수 윤두준과 소녀시대 등의 스토리가 펼쳐진다.

3부 맨 앞은 배우 전지현이 꾸민다. 온갖 구설을 이겨내고 한국 대표 배우가 된 과정을 애정 깊은 시각으로 그려내고 있다.

대표적 여배우로 자리매김한 손예진에 대해선 이런 바람을 피력한다. '길에서 만난 모든 것에/ 눈물과 웃음을 거름 주면/일곱에 일흔 번을 변해야 하는 고독이/세상에 없던 꽃으로 피어나겠지.'

저자는 "제 공력에 대한 부끄러움 탓에 십 수 년 동안 문학적 글쓰기 작업을 책으로 묶어내지 않았으나, 이번 책은 독자들이 공감해주리라 믿기에 기꺼이 세상에 내놓게 됐다"고 말했다.

"독자들이 각 세대별로 친숙한 스타들을 통해 동시대를 함께 살아온 공감을 나누기를 바란다. 독자에 따라서는 특별히 호의를 느끼는 이들 것만 따로 골라 읽어도 괜찮은 독법이다." 240쪽, 도서출판 작가, 1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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