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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개헌시계 빨라지나]개헌 승부수 던진 아베

등록 2017-10-22 06:00:00   최종수정 2017-10-23 10:0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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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아름다운 나라’, ‘전후체제의 탈각’이라는 슬로건을 앞세워 개헌을 향해 숨 가쁘게 달려온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회심의 승부수를 던졌다. 수의대 신설 특혜·부지헐값 제공 의혹 등을  빚은 가케·모리모토 학원 스캔들의 후폭풍으로 지지율이 바닥까지 떨어지며 내각이 붕괴될 위기를 맞자 ‘중의원 해산’이라는 반전의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아베의 승부수는 먹혀드는 분위기다. 일본의 주요 언론들은 집권 자민당이 22일 선거에서 최소 과반 의석을 확보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연정 파트너인 공명당, 보수정당인 희망의 당 등 범 여권의 의석수까지 더하면 의석은 개헌 정족수에 해당하는 전체의 3분의 2 이상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도 고개를 든다.  공명당은 아베 가문과 가까운 종교단체인 ‘창가학원’이  그 배후에 있는 정당이다.

자민당이 정권을 뿌리쨰 뒤흔든 위기를 반전의 디딤돌로 삼은 이면에는 극우정치인이자 역사수정주의자인 아베의 달라진 리더십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아베의 위기 대응은 신속했다. 그는 신속히 조각을 단행하고, 당내 비주류들에게도 자리를 배분해 당의 결집을 도모했다. 이어 중의원 해산 카드를 뽑아들었다. 지난 2006년 정치자금 추문, 설화에 휩싸인 이른바 '친구 내각'의 구성원들을 감싸다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막지 못한 실기를 반면교사로 삼았다는 분석이다.

 지난 2007년 9월 1차 내각 붕괴 이후 눈물 젖은 빵을 먹으며 보낸 통한의 세월은 세상 물정 모르던 도련님 아베를 노련한 승부사로 바꿔놓았다는 평가다. 아베는 풍찬노숙의 세월을 거치며 물러날 줄 모르는 ‘직선의 정치인’에서 타협의 묘미를 터득한 ‘곡선의 정치인’으로 한걸음 더 나아갔다. 당시 정계은퇴까지 저울질하던 아베를 붙잡은 것은 개헌을 향한 집념이었다.

이제 주변국들의 관심사는 아베의 개헌 시계에 쏠리고 있다. 중의원 선거 성적표는 개헌 일정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그는 오는 2020년까지 개헌에 마침표를 찍는다는 계획을 올해 초 요미우리 신문과 인터뷰에서 제시한 바 있다. 아베가 어느 날 개헌을 선언하고, 속도전을 펼치면 동북아는 일대 격랑에 휩싸일 전망이다. 일본열도도 반개헌 세력과 개헌 세력의 대결로 양분되며 외할아버지 기시 노부스케가 미일 안보조약 개정을 추진하던 1960년에 버금가는 혼란상을 연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뉴시스는 일본을 '아름다운 나라', '보통국가'로 바꾸겠다는 극우 정치인 ‘아베’를 분석했다. 아베가 말하는 아름다운 나라, 보통국가는 전쟁할 수 있는 국가를 뜻한다. 그는 '쇼와의 요괴' 기시 전 총리에 이어 2대 째 개헌을 추진하는 집념의 정치인이다.  아울러 아베 가문이 개헌에 집착하는 배경과 더불어 호헌론자인 '천황 방한'을 추진하는 한국 정치권의 대응도 짚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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