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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 재편]한국형IB 출범…대형사 vs 중·소형사, 양극화 가속?

등록 2017-11-15 06:55:00   최종수정 2017-11-21 09:2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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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 IB 5곳 자본금·순익, 시장의 절반 차지
자금조달·규제완화에 대형사 경쟁력 커져
완전경쟁 구조에 양극화 심화 우려도 제기돼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국내 대형 증권사 5곳이 초대형 투자은행(IB)로 지정된 가운데 발행어음 업무 도입으로 국내 증권산업의 양극화가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온다.

대형사에 다양한 자금조달 수단이 제공되고 자본규제도 크게 완화함에 따라 대형사와 중소형사간 경쟁력 차이가 확대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상반기 기준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초대형 IB로 지정된 5곳의 자기자본(자본금)은 24조6000억원으로 전체 53개 증권사 50조8000억원의 48%를 차지했다.

5개사의 당기순이익 비중도 1분기 48%, 2분기 47%로 절반에 가까웠다.

초대형 IB의 핵심 업무는 증권사의 수신 수단인 발행어음 사업이다. 발행어음 사업을 인가받은 투자은행은 자기자본의 200% 한도에서 만기 1년 이내의 어음을 발행할 수 있다. 조달한 자금의 절반 이상은 기업 대출이나 기업이 발행한 회사채 등 기업금융에 운용해야 한다.

종전까지 국내 증권사들은 환매조건부채권(RP), 주가연계증권(ELS) 등으로만 자금 조달이 가능해 투자사업에 한계가 있었다.

지난 13일 한국투자증권만 발행어음 사업 인가를 받았지만 심사가 끝나는 대로 나머지 초대형 IB도 발행어음 영업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여기에 자격을 충족한 곳은 없지만 자기자본 8조원 이상 증권사에는 종합투자계좌(IMA) 업무도 허용된다. 발행어음은 자기자본의 200%까지 자금조달이 가능한 반면 종합투자계좌는 양적 한도 없이 자금 조달이 가능해 기업금융 확대에 매우 유리한 여건이 제공된다.

이처럼 막강한 자금 동원력과 경쟁력을 앞세운 초대형 IB가 출범하면서 대형사 중심의 증권업 구조 재편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실탄을 확보한 대형사들이 몸집 불리기에만 치중해 투자 분야를 확대하다 보면 중소형사와 같은 시장을 놓고 경쟁하는 상황도 벌어질 수 있다. 더욱이 국내 증권업계는 완전경쟁 시장으로 투자중개, 자산관리, IB 등 전 부문에서 모든 증권사가 다투고 있는 구조여서 파급력은 더 클 수 있다.

한국신용평가 권대정 실장은 "초대형 IB의 사업포트폴리오 구성, 주요 수익창출기반이 중소형 증권사와 크게 다르지 않다"며 "RP 및 파생결합증권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 채권으로 운용하는 투자 패턴에서 차별화는 찾을 수 없고 공모시장의 대규모 인수주선에 일부 우위가 있을 뿐 IB영업은 국내 시장에 갇혀 다른 증권사와 경쟁 중"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형사 위주의 시장 재편, 대형화 유도에 초점을 맞춘 정책적 인센티브 등으로 자본규모가 3조원에 미치지 못하는 중대형 증권사의 사업환경이 불리해졌다"며 "경쟁심화로 기존 사업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인적, 물적 자원의 차이로 새로운 사업기회의 확보 역시 도전 받을 것"이라고 봤다.

한 금융연구소 관계자도 "현재 IB 부문 인력이 많고 자본규모가 큰 대형사일수록 경쟁우위가 향상될 전망"이라며 "브로커리지(주식매매) 등 기존의 사업모델을 유지하는 중소형사는 경쟁심화에 따른 수익성 하락으로 경쟁력이 크게 저해되면서 도태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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