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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6년 김정은號 어디로 가나]핵무력 완성 속도전…이후 경제개혁 올인할 듯

등록 2017-12-19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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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고뇌하던 아버지 김정일의 뒤를 이어 가난한 왕국을 물려받은 때가 지난 2011년 12월이었다.  김정일은 생전 덩샤오핑(鄧小平)이 길을 닦은 중국 개혁·개방의 성지 선전, 주하이 등을 돌며 체재 생존의 해법을 찾았으나,  결국 파산 직전의 왕국을 어린 아들에게  덩그러니 남긴 채 그렇게 세상을 떠났다. 

‘바람 앞의 촛불’에 비유되던 김정은의 앞날을 놓고 짖궃은 호사가들은 입방아를 찧었다. 김일성의 무남독녀인 김경희와 불같은 연애 끝에 결혼 한 고모부 장성택은 흔히 조카인 단종의 왕위를 찬탈한 조선조의 수양대군에 비유됐다.  장성택은 군부와  '무소불위'의 권력을 다퉈온 북한 사회의 '2인자'이자, 중국 시진핑(習近平 ) 정부의 눈도장을 받은 '야심가'였다.

북한 군부도 나이 어린 후계자가 맞장을 놓기에는 버거운 상대였다. 군부는 선군 정치를 표방한 김정일 집권기 가장 강력한 이익집단으로 성장했다. 지난 1994년 김일성 사후 배급제가 무너지고 굶어죽는 인민들이 속출하자 불안해진 김정일 국방위원회 위원장은 '아버지의 유훈'과 '군부의 무력'을 양대 축으로 삼아 내우외환에 흔들리던 북한 사회를 다스렸다.

이런 김정은을 위협하는 또 다른 변수는 요동치는 '민심'이었다. 배급제도가 무너진 뒤 돈 될 만한 물건을 장마당에 들고 나가 입에 풀칠을 하며 연명해온 북한 인민들은 특급 금수저인 이 젊은 지도자를 시큰둥한 눈으로 바라봤다.  만주에서 무장 항일 투쟁을 했고, 북한을 창업한 할아버지와 달리 '당신은 무엇을 해서 절대권력의 자리에 올랐냐'는 무언의 물음이었다.
 
한국에서는 이명박 보수정부가 '레짐 체인지'를 꿈꾸고 있었고, 오바마 미국 행정부는 북한을  상대하지 않았다. 그로부터 6년, 루마니아 차우세스쿠 정권의 전철을 밟는 게 아니냐던 김정은 호는 순항중이다. 잠재적 경쟁자들을 제거하거나 무릎을 꿇렸다. 가장 충격적인 사건은 2013년 말 고모부 장성택을 처형한 반인륜 범죄였다. 이영호 군 참모장 등  북한 군부 지도자들도 숙청하거나 목숨을 빼앗았다.

젊은 김정은은 고대 중국의 법가가 제시한 통치술인 ‘술’의 기술을 능수능란하게 구사하고 있다는 평가다. 권력을 놓고 다툴 잠재적 경쟁자들을 제거하거나 무릎을 꿇렸다. 경쟁자들을 얼어붙게 만드는 ‘공포정치’는 소련의 철권 통치자 이오시프 스탈린이 즐겨 구사하던 수법이다.  장마당에서 돈을 벌어 유통업 등으로 외연을 넓혀온 시장 세력도 그의 눈길에 위축되기는 마찬가지다.

널 뛰듯 변하는 민심은 ‘장마당’으로 다스리고 있다. 북한이 공식 인정한 장마당만 해도 400여개에 달한다. 비공식 시장까지 더하면 그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시장은 실핏줄처럼 퍼져 북한 경제에 온기를 불어넣고 있다. 아버지 김정일 시절 늘 뒷걸음질치던 북한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 전년 대비 무려 3.9%성장하며 한국(2.8%)을 앞섰다. 

김정은이 넘어야할 마지막 장벽은 미국과의 평화협정 체결과 수교로 보인다. 패권국인 미국의 불가침 확약을 받고, 국제경제 체제에 편입돼야 인민의 배를 불리고, 국부도 늘리는 ‘부국강병’의  로드맵에  국제공인을 받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김 위원장의 이러한 부국강병책이 과연 ‘해피엔딩’으로 끝날 지는 미지수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의 갈등은 위험수위를 넘었다.

뉴시스는 출범 이후 '핵과 경제의 병진노선' 등을 표방하며 질풍노도의 세월을 거쳐온 김정은 6년을 조명해봤다 또 1990년대 학생운동권의 주사파 리더로 고(故) 김일성 주석을  평양에서 직접 만난 ‘강철서신’의 주인공 김영환 북한 민주화 네트워크 연구위원을 만나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3대의 리더십을 분석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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