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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소비자 뿔났다'…"고작 배터리 지원, 공지도 안해"

등록 2018-01-02 18:16:21   최종수정 2018-01-09 09:4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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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애플이 아이폰 성능 조작 파문과 관련해 배터리 교체비용을 할인해 신청접수를 받기 시작한 2일 오후 서울의 한 대형 아케이드에 입점된 애플 제품 리셀러샵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아이폰6 이상 사용자들은 기존 10만원에서 6만 6000원 인하된 3만 4000원에 배터리를 교체할 수 있다고 애플코리아는 밝혔지만 소비자들은 애플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에 참여, 국내 아이폰 사용자 수는 20만명을 넘어섰다. 2018.01.02. [email protected]
애플, 이례적인 공식사과 했지만...소비자 분노 여전
전 세계 집단소송 봇물, 국내서도 25만명 이상 참여
애플코리아, 배터리 교체 지원 공지없이 안내해 물의

【서울=뉴시스】이종희 기자 = 애플이 구형 아이폰의 성능을 고의적으로 저하시켰다는 '배터리 게이트'에 대해 사과하고 지원책을 발표했지만 소비자의 분노는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소비자들은 집단소송으로 애플에 항의를 표시하고 있다. 미국은 물론 프랑스, 호주, 이스라엘에서 집단소송이 시작됐다. 국내도 25만명이 넘는 소비자가 소송인단에 참여 의사를 밝혔다. 

 2일 통신업계와 법조계 등에 따르면 애플이 이례적인 공식사과를 통해 소비자에게 배터리 교체 비용을 지원했다는 뜻을 밝혔지만 국내 소송인단을 더 늘어나고 있다.

 앞서 애플은 지난해 12월28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문을 게재하고 "우리는 구형 배터리를 사용하는 아이폰의 성능을 관리하는 방법과 우리가 그 과정을 어떻게 처리하는지에 대한 고객들의 의견을 들었다"며 "일부 고객은 애플이 실망을 시켰다고 느끼고 있다. 사과드린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애플은 고의적인 성능저하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애플은 '배터리 게이트'를 오해라고 일축하며 "아이폰의 수명을 의도적으로 단축하거나 업그레이드를 유도하기 위해 사용 환경을 악화하는 일은 절대하지 않으며 앞으로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함께 소비자를 달래기 위한 지원책을 함께 제시했다. 애플은 내년 1월부터 12월까지 대체 배터리 가격을 79달러에서 29달러로 인하해 교체를 지원하기로 했다.

 또한 향후 IOS 업데이트 때 사용자가 배터리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배터리 상태가 기기 성능에 미치는 영향을 스스로 확인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애플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분노를 강하게 드러냈다. 미국 각지 법원에서만 모두 9건의 소송이 접수됐다.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에서는 애플을 상대로 한 9999억9999만9000달러(약 1072조원) 규모의 소송이 제기됐다.

 프랑스의 한 소비자단체는 애플이 '계획된 진부화(planned obsolescence)'법을 위반했다며 형사 소송을 제기했다. 프랑스는 소비자와 환경 보호를 이유로 기기에 대한 의도적 노후화를 금지하고 있다.

 아울러 호주에서는 법무법인 샤인 로이어즈가 애플을 상대로 한 집단소송 절차에 착수했다. 샤인 측은 피해자 500만명 이상, 손해배상 청구액은 10억 달러(1조 685억 원) 이상으로 보고 있다.

 한국에서도 애플의 사과를 두고 논란은 커지고 있다. 애플코리아는 본사 정책에 따라 배터리 교체 지원을 시작했지만 어떠한 공지도 없이 진행돼 '소비자를 우롱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애플코리아는 이날 오전부터 고객들에게 배터리 교체 지원 안내를 시작했다. 애플코리아 관계자는 "오늘부터 일년동안 배터리 교체 비용이 지원된다"며 "다소 혼잡할 수 있으니 가까운 서비스센터를 예약한 후 방문하면 된다"고 말했다.
 
 애플코리아에 따르면 아이폰6, 6+, 6S, 6S+, SE, 7, 7+에 한해서 10만원인 배터리 교체 비용을 3만4000원으로 인하한다.

 하지만 애플코리아는 배터리 교체 지원에 대한 어떠한 안내도 없어 소비자들의 불만을 샀다. 기껏 사과를 하고도 적극적으로 대처를 하지 않는 것을 두고 '무성의'를 넘어 '무시'라는 불만이 터져 나온다.

 이같은 애플코리아의 조치는 소비자의 분노에 불을 지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게이트 집단소송 참여인원은 애플의 사과이후 더 늘은 것으로 알고있다"며 "배터리 지원만을 가지고는 소비자 불만을 잠재우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소송인단 참여는 줄을 잇고 있다. 법무법인 한누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28일 모집을 시작한 이래 며칠만에 25만명을 돌파했다. 법무법인 한누리 관계자는 "이날 오후 1시30분기준 소송인원이 25만5331명으로 집계됐다"며 "11일까지 소송에 참여할 소비자를 모집하고 이달 중 구체적인 소송 방식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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