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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부머 '노년 길 찾기'…당신의 이야기는 무엇입니까

등록 2018-01-11 14:52:57   최종수정 2018-01-23 09: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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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신효령 기자 = 베이비부머 세대(1955~1963년생)는 그 격랑과 파장을 온몸으로 경험하는 중이다. 이들은 오랜 역사 속에서 비슷하게 반복되어 온 생애 경로를 이탈한 첫 세대라고 할 수 있다.

독재 정권 탄압에 맞서 민주화를 이뤄냈고, 기성세대 권위를 부정하며 대중문화 속에 자신들의 정체성을 구현했다. 그러다보니 학력 자본, 문화 자본, 경제력 등에 있어 그 전 세대의 노인과 확연히 다르다.

사회학자 김찬호, 문학평론가 고영직, 여성학자 조주은씨가 '당신의 이야기는 무엇입니까'를 냈다. 베이비부머 세대의 구술생애사를 담은 책이다.

책에서 '문래동 홍반장' 최영식씨는 시대에 '비켜서 있었던 삶'을 반성하며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먼저 다가갈 것을 제안한다. 자신을 둘러싼 관계를 재구성함으로써, 정년 이후 찾아올 시간의 과잉과 관계의 빈곤에서 벗어나 삶의 재구성, 나아가 사회의 재구성을 꾀하는 인생 2막을 이야기한다.

문학평론가 고영직씨는 최영식의 삶에서 '생산자로서의 노년'을 발견한다. 무엇을 먹고, 입고, 발라야 젊어 보일지 고민하는 삶이 아니다. 자신이 몸담고 있는 공동체가 끊임없이 관계 맺으며 더 나은 곳으로 재탄생하기를 꿈꾸는 삶, 젊은 세대가 세상은 살 만하다는 생각을 할 수 있도록 의미 있는 모델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는 삶을 본다.

'봉사의 달인' 김춘화씨는 '낀 세대의 여성'이지만 누구의 아내·누구의 엄마가 아닌 김춘화로 살아왔다고 했다. 봉사를 하며 취득한 전문 자격증은 경제적 의미의 노후 걱정까지 덜어줬다.

여성학자 조주은씨는 김춘화의 삶에서 여성이 남성 중심적 규범에 저항하고 '스스로를 위한 삶'을 가능케 하는 새로운 인생 전략을 포착한다. 바로 봉사를 통해 지역사회의 다양한 자원들을 자기 것으로, 가족 것으로, 우리 사회에서 소외된 이웃들의 것으로 만들어 내는 능력이다.

'이우학교 초대 교장' 정광필씨는 '어떻게 더 나은 세상으로 만들 것인가'를 고민하며 노동운동과 교육 운동에 헌신해 왔다. 우정과 연대를 향해 나아가는 그의 행보는 베이비부머의 인생 이모작을 위한 노년 공동체(50+인생학교)로 이어지고 있는 중이다.

일상과 문화가 바뀌어야 사회가 달라진다는 믿음으로 베이비부머 세대의 지속가능한 변화를 꾀하는 정광필의 도전에서, 사회학자 김찬호씨는 '지렛대로서의 노년 세대'를 기대한다.

출판사 서해문집은 "초고령화 현상은 인류사에서 한 번도 겪어 보지 못한 일"이라며 "대처 방법이 많지 않으며 참고할 만한 모델도 마땅치 않다. 한국처럼 돌발적인 근대화와 압축적인 산업화를 겪은 나라일수록 혼란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독자들은 책을 통해 유쾌하고 멋진 노년을 준비함으로써 사회의 짐이 아니라 사회의 힘이 되는 시니어를 꿈꿀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246쪽, 1만3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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