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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한 가지 열쇠는 삶의 자율성"

등록 2018-02-26 14:29:07   최종수정 2018-03-05 09:5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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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신효령 기자 = "아이슬란드인은 늘 자신들이 핀란드인과 비슷하다고 말합니다. 유머, 음주 문화, 어둠이 공통점이라면서요. 아이슬란드에는 덴마크와 달리 펍 문화가 없습니다. 퇴근길에 한잔하기가 힘들죠. 그러려고 하면 바보 취급을 당합니다. 아이슬란드인은 핀란드인처럼 폭음을 합니다. 아이슬란드에서는 맥주 판매가 금지되어 있습니다. 모두 주정뱅이가 될까봐서죠. 하지만 증류주는 살 수 있어요. 스코틀랜드와 무역 협정을 맺었거든요."(304쪽)

영국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저널리스트인 마이클 부스가 쓴 '거의 완벽에 가까운 사람들'이 국내 번역·출간됐다.

저자가 10년 동안 북유럽에서 살아본 경험을 바탕으로 다시 그 곳을 답사하고, 인터뷰하면서 써내려간 북유럽 장기 체험담이다.

세계에서 가장 행복하고 부유하며 복지제도와 남녀평등이 거의 완벽에 가깝게 실현된 곳이 바로 스칸디나비아 5개국이다.

하지만 실제로 여행지에서 스칸디나비아인을 만나면 루터교 신자다운 신뢰감은 줄지 모르나, 웃음기 없는 비사교적인 그들의 성격은 호감을 사는 데 실패하곤 한다. '구두' '빵' '헤어'라고 써놓은 덴마크 상점의 간판들은 소비자 감각을 끌어당기려는 시도를 아예 포기해버린 것만 같다.

세계 50개국을 여행하며 다양한 사람을 만나온 저자는 덴마크인, 스웨덴인, 핀란드인, 노르웨이인은 세계에서 제일 안 즐거워 보이는 사람들 상위 25%에 들어가야 할 듯 싶다고 한다.

각종 사회적 지표와 주관적 경험의 괴리 사이에서 그는 북유럽 행복 현상을 깊이 파고들기로 결심한다. 이들 나라에서 마이클 부스는 평범한 시민은 물론 역사학자와 인류학자, 언론인, 소설가, 예술가, 정치인, 철학자, 과학자, 요정 연구가와 산타클로스를 만났다.

북유럽 사람들 일부는 자기 나라의 밝게 채색된 면을 강조하지만, 작가는 이들의 흔들리는 동공과 모순된 발언 사이에서 빈틈을 파고든다. 삐딱한 시선을 갖고 출발하지만 이 책은 그러나 결코 비관적이지 않다. 결국 스칸디나비아 5개국 사람들이 지구상에서 '거의 완벽에 가까운' 유일한 사람들임을 인정한다.

저자는 "내가 아직 언급하지 않은, 최소한 명쾌하게 말하지 않은 북유럽 행복 현상의 한 가지 요소가 있다"며 "전문가들에 따르면 행복의 한 가지 열쇠는 삶의 자율성"이라고 말했다.

"즉 스스로 자기 운명을 결정하고 자기실현을 할 수 있는 사치다. 북유럽 지역이 하나같이 행복도와 삶의 수준이 세계에서 제일 높고, 사람들이 가장 행복해하며 삶의 만족도가 높은 것은 우연이 아니다. 진정하고 지속적인 행복을 이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삶의 주인이 되고, 자기 의지로 되고 싶은 사람이 되며, 그렇지 않다면 적절하게 경로를 변경할 수 있어야 한다." 김경영 옮김, 글항아리, 1만8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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