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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떨고 있니?'…개강 앞둔 대학가, 미투 교수들 징계 조치

등록 2018-02-28 13:5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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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 폭로에 모 학과장 보직 해임, 강의 배제돼
각 대학 진상조사위원회 구성, 징계 등 적극 대응

【서울=뉴시스】유자비 김지은 기자 = 개강을 앞둔 대학가에 '미투'(# 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이 급속도로 번지면서 비상이 걸렸다.

 대학당국은 교수들의 성추행 논란에 대한 진위 파악에 나서는 한편 다가오는 학기에 논란이 불거진 교수를 강의에서 배제하는 등 조치에 분주하다.

 명지전문대는 성추행 논란이 불거진 A학과장에 대해 보직 해임 조치하고 오는 1학기 강의에서 전면 배제했다고 28일 밝혔다.

 지난 26일부터 명지전문대 익명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는 이 대학 연극영상과 전공이라고 밝힌 익명의 제보자들이 "학과장이 성희롱적 발언을 하고 학생들에게 안마를 시켰다"며 고발하는 글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한 제보자는 "당신들의 여제자들은 당신들의 '제자'이지 성적욕구를 표출하는 '노리개'가 아니다"라며 "술자리에서 도대체 왜 당신들 옆자리와 테이블에 여제자만 앉아야 하나. 당신의 애인인 양 손을 잡고 방에 부르고 일반적인 안마가 아닌 안마를 강요하며 당연하단 듯 행동하는 당신들의 추악함에 지쳐간다"고 밝혔다.

 이후 또다른 제보자는 해당 교수에 대해 "그를 중심으로 이뤄지던 수직적인 관계들은 보고 있기 힘들 정도였다"면서 "커피 심부름은 물론, 수업 중 강의실 안에서 담배를 피우던 모습, 여학생들에게 안마를 요구하고 여성을 성적 대상화로 삼으며 했던 수업들. 입학 후 첫 MT에서 선배들을 시켜 잘생기고 예쁜 신입생들을 골라 오라며 건넸던 노골적인 지시들"이라고 적었다.

 논란이 불거지자 대학 측은 지난 26일 사실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의혹 확인에 나섰다. 

 대학 측은 당사자로 지목된 학과장을 보직 해임 조치한 뒤 현재 학생들 조사에 나섰다. 이후 해당 교수와 학과에 대해서도 조사를 진행해 조치를 취한다는 계획이다.

 명지전문대 관계자는 "문제가 불거지면서 학교 측이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사실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진상 조사 중"이라며 "조사위와 상담센터가 투 트랙으로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세종대학교도 배우겸 교수 B교수의 성추행 논란에 대해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릴 예정이다.

 '성폭력반대연극인행동'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1990년대 말 세종대에 진학하던 중 B교수에게 성폭행을 당하게 됐고 해당 교수가 지속적으로 관계를 요구하고 논문 번역을 시키는 등 노예처럼 부렸다는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다른 대학교에 임용된 상태였지만 여전히 학생들과 학과에 강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었다. 문제가 알려지면 더 이상 학교에 다닐 수 없을 것만 같았다"고 전했다.

 그는 자살 시도를 할 정도로 극심한 우울증과 불안장애를 겪어 수년간의 휴학 끝에 복학했으나 B교수가 다시 세종대의 교수가 됐다는 소식을 접해 좌절하다 겨우 학교를 졸업했다고 밝혔다.

 그는 "너무도 궁금하다. 가해자는 멀쩡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데 수많은 피해자들은 학교를 떠나고 연극계를 경멸하게 된다"라며 "진실의 목소리가 뻔뻔한 교수로부터 모교 후배들과 대학로 배우들을 지켜줄 수 있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세종대 관계자는 "최대한 빨리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려 관련 부분들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징계 조치를 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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