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 산업/기업

[단독]공영홈쇼핑, ‘OEM생산 국내中企’ 방송서 퇴출

등록 2018-03-06 14:16:44   최종수정 2018-03-12 09:13:05
  • 크게
  • 작게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이메일
  • 프린트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최현호 기자 = 공영홈쇼핑이 해외 OEM(주문자상표부착방식) 생산 방식을 사용하는 국내 중소기업을 거래업체에서 점진적으로 제외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영홈쇼핑이 이 같은 방침을 지속할 경우 기술력과 아이디어 등을 가진 국내 중소기업들은 생산을 해외에서 한다는 이유만으로 거래 중단 등의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6일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공영홈쇼핑은 올해 안으로 ‘국내 생산 제품’을 취급하는 중소기업과만 거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특히 공영홈쇼핑은 ‘100% 국내 생산 제품 취급’을 목표로 삼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 같은 내용은 지난달 임원회의 등에서 언급됐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공영홈쇼핑 내부에서 언급된 ‘국내 생산 제품’이란 ‘부품 및 재료 포함 전 과정 국내 생산’ 또는 ‘국내 조립 생산’(부품 및 재료는 해외 생산) 상품을 의미한다. 기술력과 아이디어 등은 국산이지만 비용 절감을 위해 생산만 해외 OEM을 맡기는 국내 업체의 상품은 포함되지 않는다.

이렇게 되면 공영홈쇼핑에 방송을 해 오던 OEM생산 국내 중소기업들의 거래는 끊길 가능성이 높다. 현재 공영홈쇼핑 거래업체 중 OEM 생산 방식을 사용 중인 국내 중소기업 수는 상당수다. 업계 관계자는 “정확히는 모르지만 중국, 인도네시아 같은 곳에 (OEM 생산을 맡기는 업체가 전체의) 절반 가량은 될 것”이라고 전했다.

공영홈쇼핑 측을 통해 공식 확인한 전체 거래업체 중 OEM 생산 국내 중소기업 비중은 2016년 27%, 지난해 26%다. 비교적 낮은 수치로 보이지만, 전체 상품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식품’을 제외하고 ‘공산품’ 중에서만 그 비중을 따져보면 수치가 더 올라갈 것이라고 업계 관계자는 설명했다.

아울러 공영홈쇼핑 입장에선 해당 중소기업들과 거래가 끊길 경우 상품 구색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방송을 원하는 OEM생산 국내 중소기업들 입장에선 공영홈쇼핑 진입 장벽이 높아지는 셈이다.

이들 중소기업이 타 홈쇼핑에 비해 수수료율이 낮은 공영홈쇼핑과 거래하기 위해 OEM 생산 방식을 철회할 경우 상품 단가가 올라 소비자들에게 비용 부담이 전가될 수도 있다. 현재 공영홈쇼핑의 판매수수료율은 20%대로, 민간 TV홈쇼핑과 비교해 많게는 11%포인트 이상 낮아 많은 중소기업들이 선호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공산품은 중국에서 부품을 들여와 국내 조립하는 식으로 생산방식 변경도 많이 생길 듯하다”면서 “특히 패션 업체들이 힘들어한다는 얘기가 들린다”고 덧붙였다.

공영홈쇼핑의 이러한 행보는 2015년부터 국정감사 등을 통해 꾸준히 제기돼 온 ‘외국 생산 제품 판매 비중이 높다’는 지적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불과 5개월 전인 지난해 10월에도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영홈쇼핑의 최근 2년 간 외국생산 제품 판매 비중이 방송횟수 기준 42.3%나 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국내 생산 하라는 기관(국회) 의견을 숙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행하려는 것 같다”면서 “우린 재승인 (받아야 하는) 사업장이니까 순응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고 생각하는 듯하다”고 전했다.

이어 “협력사의 상황을 배려하지 않은, 국내 생산에만 집착한 지시”라고 덧붙였다. 공영홈쇼핑은 다음달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재승인 심사를 앞두고 있다.

공영홈쇼핑 측은 이날 뉴시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해외 OEM생산 중소기업과의 거래를) 점진적으로 축소하는 걸 검토 중인 건 맞다”면서 “제조 기반 공동화를 막기 위해 국내 생산 상품을 확대하고 해외 OEM을 점진적으로 줄인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전면 중단을 검토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방침 추진 배경에 대해선 “처음엔 당연히 OEM도 팔아왔는데, 좀 더 설립취지에 맞게 가자는 의견들이 있어 왔다”면서 “업계의 다양한 의견도 있었고, 국회 지적 때문만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한편 공영홈쇼핑은 국내 중소기업 상품과 농축수산물의 판매 및 홍보를 위해 설립된 방송국이다. 올해 1월에는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공공기관으로 지정됐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이메일
  • 프린트
  • 리플
위클리뉴시스 정기구독 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