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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과 권력에 휘둘리는 비인간적 물질 사회, 조광희 '리셋'

등록 2018-04-20 10:23:51   최종수정 2018-04-30 09:2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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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조광희(52) 변호사가 첫 장편소설 '리셋'을 냈다. 정치와 법조계에 스며있는 부정·비리를 정면으로 다룬 작품이다.

추리 미스터리적 기법을 통해 돈과 권력, 그것을 좇는 정치 세력 간의 블랙 커넥션을 파헤쳤다.

변호사 '강동호'는 친구인 '승철'의 살인 사건 변호를 맡았으나 무죄 입증에 실패하고, 죄책감에 미국으로 간다.뉴욕에서 하루하루를 보내던 그는 현 서울시장과의 인연으로 전 시장이자 현 국회의원인 '민상철'의 비리를 조사하는 임무를 맡게 된다.

옛 동료들을 규합해 민 의원의 비리 사건을 조사하기 시작한 동호는 부동산 개발 회사인 부학개발 '장 회장'과 미래화랑 '오 관장', 민 의원 간의 불법적인 커넥션 실체에 접근하게 된다.

비리 사건을 해결할 열쇠를 손에 쥔 동호는 그만 불법적인 조사를 벌였다는 혐의로 순식간에 사건 피의자로 전락한다. 동료들마저 위험한 상황에 처한다.

강동호가 자신을 옭죄는 검찰 수사망 속에서 무죄를 입증하고 기업과 정치, 법조계가 얽힌 비리 사건을 해결할 수 있을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검찰에 내 식구 같은 애들이 몇 명 있네. 걔들 젊었을 때부터 내가 후원했지. 이제는 부장검사도 하고, 검사장도 하고 그렇지. 그중 어떤 놈은 조만간 검찰총장도 할 거고. 걔들이 내 말을 듣는 건 단순히 내가 후원해서가 아니야. 나를 존경해서야. 야심 있는 놈들에게 돈 걱정 안 하게 해주고, 출세할 수 있게 밀어주고, 지들보다 똑똑하다는 것을 확실하게 알게 해주었지."

"'강 변호사, 좀 적당히 하고 다녀야지. 그렇게 말을 못 알아듣나? 한번 해보자는 거지? 이 인간은 이제 세상에 없을 거야. 이게 마지막 경고야. 그다음은 누군가 잘 생각해보라고.' 단신의 목소리였다. 통화는 바로 끊겼다. 전화를 곧바로 다시 걸었으나 그새 꺼져 있었다. 다시 안으로 들어온 동호는 애써 침착하게 급한 일이 있어 가봐야겠다는 말만 남기고는 허겁지겁 나왔다. 그러고는 곧장 정미에게 전화를 걸었다."

작가는 강동호가 기업 총수와 정치권·사법부가 얽힌 비리 사건을 조사하면서 당하게 되는 모략과 회유, 불평등한 사법권의 행사 등의 정황을 사실적으로 묘사했다.

강동호의 목소리를 통해 돈과 권력에 휘둘리는 현실, 사회가 얼마나 비인간적이고 물질화돼 있는지를 극적으로 보여준다. 336쪽, 1만4000원, 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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