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정치일반

[新남북시대] 남북이 뜻 모은 '한반도 비핵화'...北美회담 전망은

등록 2018-04-28 09:58:00   최종수정 2018-04-30 09:08:22
  • 크게
  • 작게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이메일
  • 프린트
associate_pic
【판문점=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 내외, 김정은 국무위원장 내외가 27일 오후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린 환영만찬을 마친 후 나오고 있다. 2018.04.2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지훈 기자 = "남과 북은 북측이 취하고 있는 주동적 조치들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대단히 의의 있고 중대한 조치라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앞으로 각기 자기의 책임과 역할을 다하기로 하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남북 정상회담을 갖고 판문점선언을 채택하며 '북한 비핵화 의지' 보증인을 자처했다. 나아가 "남과 북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을 위해 적극 노력하기로 하였다"는 문안을 덧붙이며 조력자 역할까지 약속했다. 낙관은 이르지만 오는 6월로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에서 실질적인 비핵화 합의를 끌어낼 수 있는 토대를 다졌다는 평가다.

북한 비핵화 노력은 번번이 고비를 넘지 못했다. 그리고 30년 가까이 반복된 실패는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진정성에 여전히 의문을 갖게 만들고 있다. 

남북은 1991년 12월 한반도비핵화공동선언을 채택하고 이듬해 2월 발효했으나, 한미연합훈련 중단 합의에 따른 남남갈등과 북한의 국제원자력기구(IAEA) 보고서 플루토늄 축소 신고 의혹 등이 겹치면서 제1차 북핵위기가 도래했다.

1994년 10월 북미 제네바합의로 일단락됐으나, '안정'은 10년도 채 이어지지 못했다. 북한 우라늄 농축 추진 의혹이 제기되면서 제네바합의가 파기 수순을 밟게 되자 북한은 2003년 1월 재차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선언했다. 제2차 북핵위기가 찾아왔다.

6자회담이 시작됐다. 중국, 러시아, 일본까지 가세한 이 협의체는 2005년 9월19일에 9·19공동성명을 도출해냈다. 북한은 모든 핵무기와 핵프로그램을 포기하는 데 합의했다. 이행 조치를 담은 2·13합의를 만드는 데까지 성공했다. 그러나 IAEA 사찰 방식을 놓고 갈등이 불거졌고, 2008년 12월 회의를 마지막으로 6자회담도 중단됐다.

이후 북한은 핵 무력 완성에 모든 역량을 총동원했다. 국제사회 제재 속에서도 지난해 6차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 시험발사를 감행하고는 핵무력 완성을 선언했다. 국제사회 역시 북한을 사실상의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나오기 시작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초 문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방문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만나 북미 정상회담 개최에 합의했다. 그리고 같은달 말께 국무장관 내정자 신분이던 마이크 폼페이오를 북한으로 보내 서로가 생각하는 '비핵화'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associate_pic
【평양=뉴시스】 마이크 폼페이오(왼쪽) 신임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 3월31일부터 4월1일까지 평양을 극비리 방문, 김정은(오른쪽)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들의 면담이 당초 예정돼 있지 않았지만, 인사를 넘어선 차원의 대화를 1시간 이상 나눴으며 "훌륭했다"고 전했다. 백악관은 26일(현지시간) 폼페이오 신임 국무장관이 김 위원장을 만날 당시 사진 2장을 공개했다. <출처:백악관 제공> 2018.04.27.
트럼프 대통령은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폭스뉴스와 가진 전화인터뷰에서 폼페이오 신임 국무장관이 김 위원장과 1시간 이상 대화를 나눴고, 그 만남이 "훌륭했다"고 밝혔다. 북미 간에도 비핵화 의지를 확인하고 후속 조치에 관한 방향성도 잡은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북한은 지난 20일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핵실험과 ICBM 시험발사 중단, 그리고 풍계리핵실험장 폐기 등을 골자로 한 결정서를 채택했다. 북미 정상회담은 이 결정서 내용을 토대로 '한반도 비핵화' 목표 달성 시기의 윤곽을 잡기 위한 협의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본토를 위협하고 있는 ICBM의 동결을 넘어 검증 가능한 방식의 불능화 조치를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나아가 장기적인 과제로 재처리 시설의 동결과 불능화에 대한 논의까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논의에 속도가 붙을 경우 이미 보유하고 있는 '과거의 핵무력'의 제3국 이전 관리 등도 의제에 포함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다.

북한은 이에 상응하는 조치로 체제 안전을 보장받기 위한 북미수교 등 관계 정상화에 합의하고, 이를 불가역적으로 만들기 위한 대북(對北) 투자 등의 문제를 언급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북미 간 비핵화 대화가 IAEA 사찰 등의 문제로 교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김 위원장이 판문점선언 서명 후 입장발표식에서 "역대 북남 합의서처럼 사장화되는 불미스러운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무릎을 마주하고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하자"고 밝힌 만큼 부침이 있더라도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일 거라는 기대 섞인 전망이 커지고 있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이메일
  • 프린트
  • 리플
관련기사
위클리뉴시스 정기구독 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