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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관세전쟁 발효…글로벌 공급망 치명타 가시화

등록 2018-07-06 13: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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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 "생산공장 미 본토 이전해도 수입산 부품 사용 불가피"

내년 미 제조업 중간재 가격 및 완제품 각각 5% 상승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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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인( 미 미시간주) =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 중국 무역공세는 미국 제조업의 ‘리쇼어링(reshoring: 해외진출 기업의 본국 회귀)’을 겨냥한 정책이지만 이는 글로벌 분업체계를 무너트림으로써 미국 소비자들이 이용하는 상품 가격을 올리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미국 미시간주 웨인에 있는 포드자동차 공장의 포커스 차종 조립 라인.  2018.07.06.
【서울=뉴시스】박상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 오전 0시 01분(미국 동부시간 기준)  340억 달러(약38조원) 규모의 중국산 제품 818개 품목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한 것을 기점으로 세계 주요2개국(G2)인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공식적으로 시작됐다.

 치킨게임을 방불케하는 ‘G2 무역전쟁’은 미국과 중국 뿐 아니라 신흥시장과 유럽연합(EU), 캐나다, 멕시코 등 전 세계 경제에 큰 충격파를 안기고 있다. 미중 간 충돌이 격화될 경우 특히 글로벌 공급망이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5일(현지시간) “글로벌 공급망이 위험하다(global supply chains at risk)”라는 제하의 분석기사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대 중국 무역공세는 미국 제조업의 ‘리쇼어링(reshoring: 해외진출 기업의 본국 회귀)’을 겨냥한 정책이지만 이는 글로벌 분업체계를 무너트림으로써 미국 소비자들이 이용하는 상품 가격을 올리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리쇼어링’을 할 경우 미국 제조업체들의 생산비용은 증가할 수밖에 없다. 전미제조업협회(The National Association of Manufacturers)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내년 미국 제조업의 중간재 가격과 완제품 가격은 각각 5% 정도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FT는 트럼프 행정부가 6일 오전 0시 01분을 기해 34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부과하는 25% 관세는 갈수록 지정학적 라이벌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장기 전략의 첫 걸음일 뿐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고율 관세 정책은 미국과 중국을 연결하는 제조업 공급망을 해체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 몬태나 주 그레이트폴스에서 연설하기 위해 전용기 '에어포스 원'으로 이동하던 중 기자들과 만나 "(관세를 부과키로 한 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 중) 먼저 340억 달러어치에 대해 관세를 부과할 것이다. 나머지 160억 달러 규모에 대해선 2주 이내에 관세가 매겨질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추가로 총 5000억 달러(559조원)의 관세부과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또한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유보하고 있다. 2000억 달러 이후엔 3000억 달러 규모의 수입품에 대한 관세가 유보 상태로 기다리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는 단지 중국에 대해서만 적용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FT는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 정책이 중국으로 진출한 제조업체들을 다시 미국으로 불러들이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메이드 인 아메리카’ 제품들조차 중국 등 해외에서 생산되는 부품들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 이런 글로벌 공급망이 미국의 대외무역적자를 키우는 구조적인 요인이라는 것이다.

 FT는 고율관세 부과로 인해 글로벌 공급망이 어떤 타격을 입게 되는지 자동차 산업의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외제차의 비중은 20% 정도다. 중국차는 거의 수입되지 않고 있다. 제너럴 모터스(GM)가 중국으로부터 ‘뷰익 엔비전’을 수입하고 있다. 그러나 뷰익 엔비전의 미국내 판매량은 이 차의 전체 매출 중 1.5%에 불과하다. 그렇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자동차 관세를 부과하더라도 미국 소비자들이 입게 되는 피해는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시티그룹은 자동차 관세가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0.1%정도에 그칠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만일 트럼프 행정부가 완성차에 대한 관세가 아닌 자동차 부품에 관세를 매길 경우 문제는 크게 달라진다. 현재 수입산 자동차 부품에 대해서는 관세를 부과하지 않고 있다.

 시티그룹은 “자동차에 대해 관세를 매길 경우 자동차 회사들은 미국으로 생산공장을 이전함으로써 이를 피할 수 있다. 그러나 자동차 부품에 대한 관세는 피하기 어렵다. 자동차 생산과정의 하청구조는 글로벌 공급망으로 긴밀하게 결합이 돼 있다”라고 지적했다.

 중국 세관 당국의 자료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미국에 90억 달러 어치의 부품을 수출했다. 중국이 미국에 수출하는 자동차 타이어의 규모는 20억 달러에 달한다. ‘중국 자동차 정보 넷(China Automotive Information Net)’에 따르면 중국에는 33개의 국제적 자동차 부품 제조기업들이 전 세계로 수출되는 부품을 생산하고 있다. 자동차 부품의글로벌 공급망이 중국에 자리를 잡고 있는 것이다.

 룩셈부르크의 다국적 철강 회사인 아르셀로미탈은 중국에서 자동차 강판을 생산하고 있다. 중국은 물론 해외 자동차 회사들에게 질 좋고 저렴한 강판을 공급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만일 트럼프 행정부가 자동차 부품에 관세를 부과할 경우 이는 자동차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공화당 전략가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법인세 감면 정책으로 인해 이러한 가격 상승분을 상쇄시킬 것으로 계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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