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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 저자 이기주, 새 책 냈다···'한때 소중했던 것들'

등록 2018-07-10 10:19:46   최종수정 2018-07-16 09: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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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세월 앞에서 우린 속절없고, 삶은 그 누구에게도 관대하지 않다. 다만 내 아픔을 들여다봐주는 사람이 있다면 우린 꽤 짙고 어두운 슬픔을 견딜 수 있다. '모두가 널 외면해도 나는 무조건 네 편이 되어줄게'하면서 내 마음의 울타리가 되어주는 사람이 단 한 명이라도 있다면."

베스트셀러 저자 이기주씨가 산문집 '한때 소중했던 것들'을 냈다. 밀리언셀러 '언어의 온도' 이후 2년 만이다. 삶의 풍경 속에서 매일매일 새롭게 흘러가는 일상의 면면들을 엮었다.

자신에게 한때 소중했던 것들과 사람들에 관한 내밀한 고백도 있다. 지난날 곁을 머물다 떠나간 사람과의 대화, 건넛방에서 건너오는 어머니의 울음소리, 휴대전화에 찍힌 누군가의 문자메시지, 문득 떠오르는 어느 날의 공기나 분위기, 결국 '그리움'으로 귀결될 순간순간들이다.

"사랑은 우리 안에서 솟아나는 떨림과 따뜻함을 상대에게 건네주는 일이다. 사랑은 자연 발생적인 감정이지만, 사랑을 표현하는 행위에는 분명 능동성이 깃들어 있다. 그래서일까? 우린 사랑을 전할 때 상대방에게 뭔가를 적극적으로 제공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버릇이 있다. 그게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심지어 서로의 입장이나 고민을 헤아리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건네는 모든 행동이 사랑의 표현이라고 착각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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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일은, 어떤 면에서 희미하게 사라지는 일인지도 모른다. 나와 나를 둘러싼 사람과 감정과 관계는 때가 되면 시간 속으로 가뭇없이 사라진다. 언젠가는 밤하늘의 별빛처럼 가물거리다가 서서히 흐릿해진다. 그 사라짐 속에서 우린 온갖 이별을 경험한다. 인사를 나누고 돌아서는 작별이든, 사귐을 끊고 흩어지는 헤어짐이든 사람의 힘으로 감히 어찌할 수 없는 이별을 겪는다."

이씨는 "우리 안에 머물다가 자취를 감추는 것들은 조용히 사라지지 않는다"며 "세월 속으로 멀어지면서 무언가를 휙 던져주고 떠나간다. 그러면 마음에 혹 하나가 돋아난다. 세월이라는 칼날로도 잘라낼 수 없는 견고한 상처의 덩어리가 솟아난다"고 말했다.

"이별의 대상은 한때 내 일부였으므로 내게서 무언가를 도려내 달아나기도 한다. 그러면 가슴에 구멍이 뚫린다. 그 무엇으로도 메울 수 없는 커다란 허공이 만들어진다. 시간의 흐름 속에서 나는 겨우 깨닫는다. 시작되는 순간 끝나버리는 것들과 내 곁을 맴돌다 사라진 사람들이 실은 여전히 내 삶에 꽤 깊이 관여하고 있다는 것을. 지금 나를 힘들게 하는 것 가운데 상당수는 지난날 나를 행복하게 해주었다는 사실을." 244쪽, 1만4000원,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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