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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발 하라리, 마지막으로 현 인류 살피다...'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

등록 2018-09-07 06:04:00   최종수정 2018-09-18 09: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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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21세기의 전례 없는 기술적, 경제적 파괴에 대처하기 위해 우리는 새로운 사회적, 경제적 모델을 최대한 빨리 개발해야 한다. 이런 모델들은 일자리보다 인간을 보호한다는 원칙을 따라야 한다. 많은 일자리들이 따분한 고역이고 구할 가치가 없는 것들이다. 아무도 현금출납원을 평생의 꿈으로 여기지는 않는다. 우리가 집중해야 할 것은 사람들의 기본적인 필요를 충족시키고 사회적 지위와 자존감을 보호하는 일이다."

유발 하라리(42) 이스라엘 히브리대 역사학과 교수가 쓴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이 국내 번역·출간됐다. '사피엔스' '호모 데우스'에 이은 인류 3부작이다.

'사피엔스'는 보잘것없던 유인원이 어떻게 지구라는 행성의 지배자가 됐는지를 설명하며 과거를 개관했다. '호모 데우스'는 어떻게 인류가 결국에는 신이 될 수 있을 것인가를 추측하며 미래를 탐색했다.

이번 책은 현재의 인류를 살펴본다. 인공지능은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아갈 태세다. 가짜 뉴스의 해악과 테러의 공포는 우리의 판단을 흐리고 있으며, 기후변화와 핵전쟁의 위협은 묵시록적인 예언을 낳고 있다. 민족과 종교, 인종주의에 갇혀 반목하고 있는 인류의 오늘은 어떤 내일을 만들어갈 것인가. 불확실하고 복잡한 세계에 21가지 테마로 던지는 하라리의 해법이 담겼다.

"지금 세계에서 불의의 대부분은 개인의 선입견보다는 대규모의 구조적 편향에서 나온다. 하지만 우리 수렵·채집인의 뇌는 그런 구조적 편향을 감지하도록 진화하지는 않았다. 그런 편향의 적어도 일부에는 우리 모두가 함께 연루돼 있다. 하지만 우리는 그것을 발견할 시간과 에너지가 없다. 이 책을 쓰는 동안 나 자신이 그 교훈을 절실하게 깨달았다. 글로벌 이슈를 논할 때 나는 늘 다양한 소외 집단들보다 글로벌 엘리트들의 관점을 우선시하는 위험에 빠진다. 글로벌 엘리트들은 대화를 주도한다. 그러다 보니 그들의 관점은 놓칠 수가 없다. 반면에 소외된 집단들은 대개 말이 없다. 그러다 보면 그들의 존재마저 잊기 쉽다. 이 모든 게 고의적인 악의가 아니라 순전한 무지에서 생기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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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발 하라리
"우리 자신을 이해하기 위해 내디뎌야 할 결정적인 걸음은, '자아'야말로 우리 정신의 복잡한 메커니즘이 끊임없이 지어내고 업데이트하고 재작성하는 허구적 이야기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다. 우리 정신 안에 스토리텔러가 있어서 내가 누구인지, 어디서 왔으며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바로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설명한다. 마치 정부의 언론 담당자가 최신의 정치 파동을 설명해주는 것처럼, 내 안의 내레이터는 반복해서 상황을 오해하고, 아주 드물게는 잘못을 인정하기도 한다. 그리고 정부가 국기와 상징물과 행진으로 국가의 신화를 구축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내 안의 선전 기계는 내가 소중히 여기는 기억들과 마음속 깊이 자리 잡은 트라우마들로 나만의 신화를 구축한다. 하지만 이 역시 진실과는 닮은 것이 별로 없을 때가 많다."

하라리는 "불행하게도 현재의 정치적 분위기에서는 자유주의와 민주주의에 관한 모든 비판적 사고가 독재자나 다양한 비자유주의 운동들만의 독점물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들의 유일한 관심사는 자유민주주의의 신용을 떨어뜨리는 것이지 인류의 미래에 관한 열린 토론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자유민주주의의 문제를 두고 논쟁하는 것은 더없이 좋아하면서도 자신들을 향한 비판은 어떤 것도 거의 참지 못한다." 전병근 옮김, 572쪽, 2만2000원, 김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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