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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상도유치원 붕괴 위험은 '人災'…교육기관·시공사 모두 문제

등록 2018-09-13 18:38:12   최종수정 2018-09-18 09: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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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점검 결과 3월 토목전문가 현장 자문

지난 6~8월 3차례 계측 결과에도 방치

설계감리자 "건물 변이 더 일어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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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10일 동작구 서울상도유치원 공사장 붕괴현장에서 관계자들이 기울어진 유치원 건물 철거 작업을 하고 있다. 동작구청은 오늘 오후까지 철거를 마무리한다고 밝혔다. 서울상도초등학교는 소음과 분진으로 인해 하루 동안 임시 휴업을 결정, 서울상도유치원 생들은 이날 학교에 마련된 임시 유치원으로 등원했다. 2018.09.1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연희 기자 = 서울 상도유치원 붕괴 위험 우려가 올해 3월부터 붕괴 전날까지도 반복 제기됐음에도 불구하고, 교육청과 지자체 등 유관기관의 공조 부실로 인해 제대로 안전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공사는 또 건물 붕괴 우려 지적을 무시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교육청은 13일 오후 3시 김원찬 부교육감 주관으로 브리핑을 열고 서울상도유치원 안전대응 상황 중간점검 결과를 발표했다.
 
 ◇ 우려에도 손 놓은 서울시교육청·동작구청·동작관악교육지원청

 서울시교육청 본청은 상도유치원의 붕괴 위험을 지난 6일 지반이 무너졌다는 보도 후에야 접했다. 올해만 두 차례 안전진단이 이뤄졌고, 9월 5일 긴급대책회의가 이뤄졌음에도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한 것이다.

 동작구청과 동작관악교육지원청은 상도유치원과 학부모들의 꾸준한 민원에 소극적으로 대응한 것으로 파악됐다. 동작구청은 지난 5월 14일 직접 공사현장을 방문해 시공사 대표자들에게 안전성을 확보하도록 요구했다. 그러나 실제 옹벽과 바닥에 균열이 발견된 8월 이후에는 손을 놓았다.

 김원찬 서울시 부교육감은 13일 브리핑 이후 이어진 질의응답을 통해 “9월 5일 긴급대책회의에 구청이 참석하지 않았다”면서 “구청 측에서 참석했다면 시공사 측에 즉시 현장명령을 내릴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학교 및 유치원 주변 공사와 관련해 교육청과 학교가 지자체에 지도감독을 요청할 경우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수준의 제도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동작관삭교육지원청 대처도 안이했다. 상도유치원이 지난 5월 안전진단 예산을 신청하기 위해 동작관악교육지원청에 문의했으나, 원인자인 시공사가 부담해야 한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개별 유치원이 직접 시공사와 안전진단비용을 두고 시비를 다투도록 ‘강 건너 불구경’을 한 것이다. 결국 상도유치원이 자체 예산을 편성해 안전진단 업체에 용역을 맡기는 동안 시공사는 터파기 공사를 시작했다.

 이에 대해 김 부교육감은 신속한 조치가 가능하도록 유관기관 간 협력을 강화해, 다소 과하더라도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후속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 무책임한 시공사 끝까지 "붕괴 위험 없다"

 부실공사 의혹으로 현재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시공사는 시종일관 위험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상도유치원측은 지난 3월 인근 다세대주택 신축공사가 진행된다는 점을 인지한 뒤, 토목 전문가인 이수근 서울시립대 교수에게 3월 31일 현장 자문을 의뢰했다.

 이 교수는 4월 2일 ‘단층점토성 지질이라 위험성이 있다면서, 철저한 안전성 검토와 대책이 필요하다’는 자문 결과를 동작구청과 시공사, 동작관악교육지원청에 통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상도유치원과 학부모 대표, 동작구청 관계자가 공사현장을 방문해 안전성을 확보하도록 요구했고, 이어 같은 달 24일에는 시공사 측에 원인자 부담에 의한 안전진단을 요청하기 위한 협의회 개최 공문을 발송했다. 그러나 시공사는 아무런 답변이나 조치 없이 6월 터파기 공사를 시작했다.

 상도유치원이 용역을 맡긴 안전진단 업체의 계측은 6월 29일에야 처음 이뤄졌다. 7월 27일 2차 계측까지는 이상이 없다는 소견을 받았으나 8월 22일 3차 계측 결과 이상이 감지됐다. 안전진단 업체는 건물 밖 옹벽 신축줄눈이 30~40mm 증가했으며 일부 바닥 균열도 확인됐으나, 건물에는 이상 징후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상도유치원 측은 8월 27일 개학 이후인 9월 4일 오전 옹벽 상부에 30mm 크기의 균열과 지상 1층의 벽체 균열이 발견돼 긴급 안전진단을 다시 업체에 요청했다. 전문가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서를 받은 뒤에는 향후 대책과 휴업 등을 결정하기 위해 긴급 대책회의를 소집해줄 것을 요청했다.

 9월 5일 열린 긴급대책회의에는 서울시교육청과 안전진단업체, 현장소장, 설계·감리자 등이 참석했다. 한민호 서울시교육청 정책안전기획관은 회의록을 토대로 “안전진단업체는 균열 문제가 심각하다는 점을 강조했지만, 시공사와 설계감리자는 위험성이 없다고 수차례 발언했다”고 전했다.

 이날 설계감리자는 "공사현장이 안전하며, 옹벽의 벌어진 틈도 허용오차 범위(70mm)에 있어 앞으로 건물 변이가 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비가 온다면 토사 유실이 우려된다"고 발언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런데도 상도유치원은 결국 폭우 영향으로 건물이 붕괴된 6일과 7일 휴업도 결정하지 못했다. 7일까지 보완대책을 수립하겠다는 답을 믿고 휴업을 보류했기 때문이다.

 김 부교육감은 "서울시교육청 사고대책본부와 동작관악교육지원청 재난대책본부는 유치원생들의 안전과 교육 정상화를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중간발표 후에도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추가 확인해 발표 예정이다. 후속대책 마련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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