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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車산업] 25% 美관세·미래차 기술 확보…정부·산학연 힘 합쳐야

등록 2018-10-07 06:27:00   최종수정 2018-10-15 09: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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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관세폭탄 현실화하면 손실 3조원…"힘 합쳐야"

"부처·산업간 벽이 문제…융합 생태계 형성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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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개정 협상 타결에 관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2018.10.02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수년 전부터 생산·내수·수출의 트리플 하락을 겪고 있는 국내 자동차 산업은 최근 심각한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와 글로벌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이 그 것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보호무역 기조가 심해지며 미국의 25% 관세부과 압박, 중국 토종 브랜드 강세 등으로 통상환경이 악화되고 있는데다 미래자동차 기술 확보를 위한 글로벌 경쟁에도 소홀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국내 완성차업체들은 생산, 수출, 내수판매가 지난해 모두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가고 영업이익률이 심각하게 떨어진 상황에서 통상환경 변화에 대응하며 기술력 확보를 위한 투자까지 진행해야 한다.

 이 중에서도 미국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25% 관세부과 가능성은 자동차산업을 넘어 한국 경제 자체를 흔들 수 있는 지뢰로 평가된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자동차 관세폭탄이 현실화될 경우 발생하는 손실은 3조원에 이른다.

 우리나라의 전체 자동차 수출 중 대미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기준 33% 수준이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미국 판매량 127만대 중 58만대를 한국에서 생산했다. 한국지엠과 르노삼성 역시 각각 13만대씩을 미국으로 수출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미국의 25% 관세가 현실화될 경우 자동차 분야에서 1조3533억원, 자동차 부품 분야에서 1조5427원 등 2조8960억원의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관측했다.

 완성차와 부품에 대한 영향까지 고려한 각사 손실액은 현대차 1조4700억원, 기아차 1조1100억원, 르노삼성 1600억원, 한국지엠 1400억원으로 대부분 현대자동차그룹에서 발생할 것으로 관측됐다.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평양 방문까지 포기하고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대표 등에게 관세 면제를 요청한 것도 이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관세 부과 문제는 현대차그룹 등 완성차업계의 힘으로는 해결하기 힘든 사안"이라며 "자동차산업은 전후방 파급효과와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이 워낙 큰 만큼 상황이 심각해지기 전에 국가적 차원에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25% 관세가 현실화되면 빅2시장 중 한 곳인 미국 수출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며 "중국시장 역시 토종 브랜드들이 거세게 치고 올라오며 수출 환경이 악화되고 있어 자칫하다가는 한국 자동차 산업이 무너질 수 있다. 기업과 업계, 정부 등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관 자동차부품연구원 스마트카기술연구본부장은 "시장에 맞는 미래형 자동차를 적기에 출시했어야 했는데 준비가 부족했다"며 "완성차는 준비가 됐다고 해도 미래차 부품, 시스템 등 밸류체인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 부품을 수입에 의존하다보니 가격 경쟁력을 잃은 부분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 본부장은 "현대기아차 가격이 최근 10년간 상승했는데 해외브랜드가 그만큼 상승하지 않은 이유가 이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 본부장은 "국내 자동차산업이 수직계열화되고, 부품업체들이 완성차에 종속되다보니 연구개발이 부족했고, 이 때문에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며 "정부와 산학연이 합쳐 함께 하는 생태계가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부처간, 산업간 벽이 있는 것도 문제다. 일본의 경우 여러 부처가 힘을 합해 미래차를 육성하는데 한국의 경우 부처간 벽이 있고, 국내 기업이 해외부품사, 해외업체와는 협업을 해도 국내업체와는 하지 않는 분위기가 있다"며 "예를 들어 현대차와 삼성전자가 시너지를 하면 미래차산업을 꽃피울 수 있는데 그런 것을 우리 스스로 막고 있다. 산업 융합의 생태계를 형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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