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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산악촬영 1인자 임일진 감독, 네팔 구르자히말 참변

등록 2018-10-14 15:07:22   최종수정 2018-10-23 09: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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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임일진 감독
【서울=뉴시스】 김정환 기자 = 13일(현지시간) 네팔 구르자히말산에서 산사태를 만나 한국인 등반대원 5명, 네팔인 셰르파 4명 등 9명이 숨졌다. 

사고를 당한 한국인은 '2018 코리안웨이 구르자히말 원정대' 대원들로 김창호(49) 대장을 비롯해 유영직(51·장비 담당), 이재훈(25·식량 의료 담당) 대원과 한국산악회 정준모 이사, 임일진(49) 촬영감독이다.

이 중 임 감독은 원정대의 루트 개척을 다큐멘터리로 촬영하기 위해 동반했다가 변을 당했다.

임 감독은 한국외국어대 88학번으로 외대산악회 입회하면서 등반을 시작했다. 한국 산악 촬영의 1인자이자 산악 영화 개척자로 통한다. 알프스 몽블랑(4808m), 히말라야 마힌드라(6020m), 스팬틱(7020m), 가셔브룸 5봉(7147m), 촐라체(6440m), 에베레스트(8848m) 루굴라(6899m), 임자체(6189m) 등을 직접 오르며 장엄한 대자연과 인간의 지칠 줄 모르는 도전을 카메라에 담았다.
 
2007년 캐나다 부가부 산군 빅월 원정대 활약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벽(The Wall)'으로 이듬해 제56회 이탈리아 트렌토 국제 산악 영화제에서 아시아인 최초로 본상인 '이탈리아 알파인 클럽상'을 거머쥐었다.

2015년 황정민(48)·정우(37) 주연 영화 '히말라야'(감독 이석훈)의 네팔 에베레스트 특수 촬영 감독으로 나서 생생한 현장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영화 완성도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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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히말라야'(2015) 촬영 현장
2016년에는 제1회 울주 세계 산악 영화제 사전 지원작(울주 서밋)으로 그의 다큐멘터리 영화 '알피니스트'가 선정됐다.2009년부터 2013년까지 네 차례 히말라야 에베레스트 원정에 방송용 다큐멘터리 촬영감독으로 참가한 임 감독이 방송에서 보여주지 못한 산악인 이면을 담아 만들었다. 2011년 히말라야 촐라체 등반 중 숨진 김형일(1967~2011) 대장, 2013년 김창호 등반대 일원으로 에베레스트를 정복하고 하산하다가 숨진 서성호(1979~2013) 대원, 이번에 비극을 맞은 김 대장 등이 생전 도전하는 모습을 담았다. 같은해 네팔 에베레스트와 임자체를 올라 가상현실(VR) 촬영을 하기도 했다.

산악인으로 수상 경력도 화려하다. 2009년 대한민국 산악상의 '고산등반상'을 품에 안았다. 그해 세계 산악인들을 대상으로 1년 동안 최고의 가치를 지닌 등반 업적을 평가해 수여하는 황금 피켈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2016년 '여산 산악문화상'을 받았다. 

임 감독은 최근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북한산 인수봉을 배경으로 한 극영화 '북한산 다람쥐'(가제) 제작을 추진하는 등 국내 산악 영화의 신기원을 만들어가던 중 안타까운 죽음을 맞아 등산계는 물론 영화계의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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