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경제일반

[2기 경제팀의 과제④]산적한 대외리스크…"근본적 대응책은 내부 문제 풀기"

등록 2018-11-16 05:00:00   최종수정 2018-11-26 09:13:23
  • 크게
  • 작게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이메일
  • 프린트

전문가들 "韓 금융시장 '위기' 가능성 낮지만…"

"해외 IB 관계자들, '한국 경제 기대감 없다' 지적"

"산업활력 불어넣고 중장기적 경제체질 바꿔야"

associate_pic
【세종=뉴시스】서울 여의도 증권가

【세종=뉴시스】위용성 기자 = 문재인 정부 '2기 경제팀'이 풀어야 할 숙제는 안에도 있지만 밖에도 산적하다. 미국의 금리인상과 맞물려 신흥국 금융시장은 크게 요동치고 있고 미중 무역분쟁은 여전히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특히 신흥국발 위기에 대한 경고성 전망이 여기저기서 나오는 상황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건체이스는 약 50명의 월가 투자분석가와 투자전략가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작성한 보고서에서 "2020년을 전후로 글로벌 경기침체 또는 금융위기가 발생할 여건들이 조성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국제통화기금) 총재는 "IMF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신흥국들은 한해 1000억 달러에 달하는 자본유출을 경험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신흥국발 리스크가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타격에 대해선 이견의 여지가 없다. 우리 역시 국제금융시장에선 신흥국으로 분류된다. 우리 금융시장은 유동성과 개방성이 높아 위험자산 기피 심리가 확산될 때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는 상황이 줄곧 연출되곤 한다. 지난달 국내 증시가 '패닉'에 가까운 모습을 보이며 주저 앉았던 것이 가까운 사례다.

최근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연구원 등이 펴낸 '신흥국 위기 가능성 및 우리나라의 차별화 여부 진단' 보고서는 "외국인 투자자에게 우리나라 금융시장은 유사시 빠르게 현금화하기 쉬운 현금지급기(ATM)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라고 썼다.

한국금융연구원 '글로벌 금융불안요인 점검' 보고서도 "최근 전개되고 있는 글로벌 금융상황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나 2010년 유럽 재정위기 이전에 나타났던 모습을 반복하고 있어 우려된다"며 "향후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국내경제의 펀더멘탈과 관계없이 높은 국내외 시장동조성을 배경으로 자본시장을 통해 전달될 여지가 크다"고 진단한다.




associate_pic
【뉴욕=AP/뉴시스】미국 금융계를 상징하는 뉴욕 월스트리의 증권거래소

다만 이같은 충격이 우리 금융시장의 '위기'로까지 연결될 것이냐에 대해선 '그 정도는 아니다'라는 게 대체적인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우리나라는 양호한 대외건전성, 충분한 외환보유액, 통화스와프 등 외환위기시 대응할 '방파제'를 나름 잘 쌓아뒀다. 정부뿐만 아니라 민간에서 보유하고 있는 대외자산도 증가세를 지속, 외환시장 유동성 개선에 역할을 하고 있다. 국제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가 타격은 주되 위기까진 아니라는 게 중론이다.

이 때문에 "우리 경제가 위기냐 아니냐" 논쟁과는 별개로 외부에서 한국 경제를 바라보는 시각 자체를 바꾸는 게 금융시장 불안정성에 대응하는 근본적인 방향이 돼야 한다는 분석이다. '저성장 고착화'가 기정사실화 돼 가는 우리 내부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결론이 된다. 최근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이 과거 외환위기를 언급하며 "현재는 실물이 어렵다. 경제의 뿌리가 흔들리고 있는 것"이라고 한 것 역시 이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모 경제연구원의 A 연구원은 "최근 해외 IB 관계자들과 만나면 정말 많이 듣는 이야기가 '한국 경제에 대한 기대가 없다'는 말"이라며 "중장기적으로 볼 때 어떠한 가능성도 없이 마치 일본경체처럼 가라앉고 있다는 평가가 대다수"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규제혁신이든 제대로 된 구조개혁과 성장 정책을 내놓아야 하는데 최근에 정부가 발표한 '혁신성장과 일자리대책'을 봐도 정말 알맹이가 없다"고 지적했다.

정부 새 경제팀이 풀어야 할 숙제도 바로 이 부분이다. 앞선 1기 경제팀은 이 과제를 제대로 풀지 못했다. 규제개혁은 정치적 이해관계에 막혔고 선진국에서 신시장으로 주목받는 공유경제 서비스나 신의료서비스는 단 한 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했다. 그동안 투자지표는 뒷걸음쳤고 고용시장은 완전히 얼어붙었다. 성장률도 2%대 중후반으로 내려앉을 거란 전망이 다수다.

2기 경제팀에게는 경기의 빠른 둔화 흐름에 대응하면서 중장기적으로는 이 추세적 흐름을 반전시키기 위한 노력이 절실히 요구된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불필요한 규제는 과감하게 걷어내고 주력산업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강도높은 구조개혁을 통해 경제 체질을 바꿔야 한다는 주문도 나온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결국은 어떻게 하면 기업이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수익성을 낼 수 있을지에 대한 확신을 투자자들에게 심어주는 게 중요하다"며 "새 경제팀은 전반적인 경기 둔화의 문제와 정책상의 불확실성 측면에서의 문제를 걷어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이메일
  • 프린트
  • 리플
위클리뉴시스 정기구독 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