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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인터뷰]백종원 “방송으로 가맹점 늘린다? 정치할 것이다?”

등록 2018-12-11 06:06:00   최종수정 2018-12-17 09:3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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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본코리아 대표와의 만남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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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원
【서울=뉴시스/①에서 계속】 김정환 기자 = ”내가 일부의 오해를 사면서도···“라는 백 대표의 언급에서 자연스럽게 그를 둘러싼 여러 논란으로 이야기가 옮겨졌다.

‘설탕 과용’이 사실상 해프닝으로 끝났다면, 여전히 존재하는 백 대표에 대한 비판 거리는 ‘방송 사유화’다. 즉, 공공재인 방송을 개인 홍보에 이용해 브랜드와 가맹점을 늘려간다는 주장이다. 이는 곧 백종원을 간판으로 내세운 대형 프랜차이즈의 ‘골목상권 침탈’ 논란과도 맞닿아 있다.

백 대표는 그런 얘기가 가장 억울하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그러나 대놓고 “억울하다”고 하지는 않았다. “내 말 한마디가 가맹점주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라고 부연했다.

그는 “외식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차리는 것은 홈쇼핑 물건 사듯이 즉흥적으로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 수억원이 들어가는 것이니 여기저기 알아보고 심사숙고하면서 결정하는 것”이라면서 “내가 방송에 출연하기는 하지만, 내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하라고 권하지 않는다. 내 브랜드 이름을 말하지도 않는다. 그런데 내가 방송에 나온다고 해서 홍보 효과가 얼마나 크겠는가”라고 항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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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힌 둑이 비로소 뚫린 것처럼 이야기는 이어졌다.

“물론 내가 방송에 나오면서 호감도가 높아져 외식 프랜차이즈 가맹을 하려는 분들이 고려할 수는 있다. 하지만 가맹점을 하는데 내 얼굴만 보고 결정할까. 관심을 가진 우리 브랜드 가맹점에 와서 음식을 맛보고 마음에 들어야 선택하는 것이다. 맛이 없는데도 나를 좋아해서 가맹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게다가 내 호감도가 높아진 것도 불과 몇 달 되지 않았다. 그 전에 나와 관련한 기사를 검색해 보면 댓글에 욕이 태반이었다. 내 브랜드에 관심을 두고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해 본 분들이 얼마나 놀랐겠는가. 그런 것을 보고도 가맹할 생각이 생기지는 않았을 것이다.”

여기서 의문이 든다. 백 대표가 본격적으로 MBC TV 예능 프로그램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 출연하며 ‘슈거 보이'로 인기를 누린 2015년을 기점으로 더본코리아 가맹점 수는 1060개가 됐다. 2014년 552개에서 배 가까이 늘어났다. 매장은 이후에도 지속해서 증가해 지난해 1267개, 올해 1400개가 넘었다. 올 1월 현재 더본코리아는 국내 최대 프랜차이즈 회사다.

 그는 “2015년 매장이 급증했다고 얘기하는데 당시에는 커피, 주스 테이크아웃 전문 프랜차이즈 가맹 붐이 일던 시기로 경쟁 브랜드들도 매장 수가 많이 늘어났다. 이후 가맹점이 늘어난 것도 우리가 20여 가지에 달하는 다 브랜드 전략을 쓰기 때문”이라며 “소수 브랜드로 방송을 이용해 매장을 마구 늘린 것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또 “2005년 론칭한 새마을식당도 사실 마음만 먹으면 가맹점을 1000개 넘게 만들 수 있었을 만큼 인기 높은 브랜드다. 하지만 우리는 200~300개로 제한했다. 다른 계열 브랜드들도 마찬가지다. 500개 넘는 것은 빽다방뿐”이라고 분명히 했다. 

되레 백 대표는 “하도 비난을 받다 보니 오해를 사지 않으려고 2016년부터 올해까지 신규 브랜드를 론칭하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매출은 오르기보다 떨어졌다"고 토로했다. 그는 "더는 정체할 수 없어서 올해 들어서야 몇 개 신규 브랜드를 테스트하고 있다"며 "이 중 ’롤링파스타‘ ’리춘시장’ 등 1~2개를 내년 상반기에 선보일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백 대표는 방송, 강연 등에서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한다. 잘하는 일을 하면 언젠가는 지치지만, 좋아하는 일을 잘하면 성공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해왔다. 그가 좋아하는 것은 요리하는 것이고, 그만큼 좋아하는 것이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다. 이런 그가 3년 동안 브랜드를 못 내놓았다니 사업을 떠나 개인적으로 얼마나 답답했을까 싶다.

그래도 방송프로그램 등장이 각 가맹점의 매출 증대에 도움이 되지는 않았을까. 이는 결국 가맹점이 늘어나는 계기가 됐을지도 모른다.

백 대표는 그러나 고개를 가로저었다. “지난해까지 가맹점주 모임에 가면 친한 점주들이 내게 ‘방송을 안 하면 안 되겠느냐’고 했다. ‘홍보가 필요하면 우리가 광고비를 갹출할 테니 그걸로 집행하고 방송을 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했을 정도다. 내가 방송에 나간 뒤 댓글에 비난이 쏟아지면 그것을 토대로 비판적인 보도가 나가고, 이는 가맹점에 부정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지금도 내가 음식 맛을 평가하거나 다른 음식점의 미비한 점을 지적하면 인터넷에는 ‘너희 음식이나 잘 만들어라’ ‘가맹점 관라나 잘해라’ 등 악플이 일부 달린다. 점주들이 좋아할 리 만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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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방송이 사업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기보다 의외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그는 멈출 생각이 없다. 왜일까.

“내가 하는 방송이 우리나라 외식산업 발전에 보탬이 되고, 더 나아가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믿어서다. 실제로 SBS TV ‘골목식당’만 해도 방송에 나온 이후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에 숨어 있다시피 한 ‘포방터시장’을 찾는 손님이 계속 늘어나고, 방송에 나온 식당뿐만 아니라 주변 가게들도 매출이 증가했다. 상인분들이 다 좋아한다. 촬영하러 그곳에 가면 이제는 축제라도 연 것처럼 동네가 활성화한 것을 느끼게 된다. 앞으로 그런 분위기를 유지하는 것은 그분들 몫이지만, 그런 기회를 만들어줄 수 있었다는 데 보람을 가진다.”

이처럼 대의명분이 있는 그가 다음 순서로 노리는 것은 항간의 추측대로 ‘정계 입문’은 아닐는지.

스스로는 “나를 좋아하는 사람도 많지 않고, 인기도 영속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그의 호감도는 현재 스코어 압도적이다. 게다가 ‘외식 대통령’이라고 불릴 정도로 사업적으로도 성공했다. 연세대(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한 뒤 학사 장교로 임관해 병역을 마쳤다. 집안도 명문이다. 조부가 충남 예산군 예산고, 예화여고 등을 거느린 예산학원 설립자다. 충남교육감을 지낸 부친(백승탁)이 이사장을 역임했고, 지금은 백 대표가 이사장을 맡고 있다. 부인은 선거운동에 큰 힘이 될 수 있는 유명 배우 소유진(37)이다. 저출산 시대에 슬하에 1남2녀를 둔 ‘애국자’다. 이쯤 되면 가능성이 적잖은 것이 아니라 아주 높다.

 물론 평안감사도 본인이 싫으면 할 수 없는 것, 백 대표는 “정치 생각은 처음부터 전혀 없었다”며 손사래를 쳤다.“얼마 전에 ‘절대 없다는 말을 할 수는 없다’고 말해 꼬투리를 잡혔는데 그것은 내가 과거 ‘절대 결혼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결혼(2014년)하게 됐기 때문에 ‘절대’라는 단어를 더는 쓰지 않는다는 것이지 정계 입문에 여지를 남긴 것은 아니다. 그래서 이제는 ‘분명히’라는 단어를 써서 말하겠다. 분명히 정치는 안 한다. 그저 나는 외식 사업으로 사회에 순기능적인 영향을 미치고 싶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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