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공장서 기자간담회 연 손혜원…"직접 들어와보니 어떠냐"
허름한 모습의 폐공장서 기자회견 자처취재진에 반감 드러내며 날 세우기도
손 의원 측이 지은 지 80년이 넘었다고 설명한 이 곳은 다 쓰러져가는 허름한 폐허 상태였다. 흙먼지가 날렸고 내부에서는 퀴퀴한 곰팡이 냄새가 진동했다. 천장도 다 쓰러질 듯 위태로웠다. 기자간담회를 열기에도 역부족이었다. 부지를 가득 메운 취재진은 앉을 곳이 마련되지 않아 일어서있거나 흙바닥에 비닐이나 포대를 깔고 앉았다. 손 의원 측은 세간의 의혹처럼 투기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이곳에서 기자간담회를 자청한 것으로 보였다. 손 의원은 기자간담회장에 들어서면서 취재진에 항변하듯 "직접 들어와보니까 어떠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2층에 올라가면 안 된다. 무너지면 책임지지 않는다. 한 80년 된 벽이다"라며 "조심하시고 여기서 사고 나도 제가 책임지지 않는다"고 연신 오래된 공간임을 강조했다. 기자간담회를 진행하는 내내 손 의원의 태도는 당당했다. 본인이 원치 않는 질문에는 조목조목 반박하거나 아예 답을 하지 않았다.
취재진에 대한 강한 반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손 의원의 부동산 투기 의혹을 처음 보도한 SBS에 대해서는 "오늘 SBS (기자는) 안 계신가. 오늘 그분들 앞자리로 모셔달라고 했는데 왜 이런 일을 시작했는지 여쭤보고 싶다"며 "처음부터 (나에게) 와서 물었으면 오늘같이 명명백백히 말씀드릴 텐데 뒤에서 취재하고 왜곡된 기사로 나라를 시끄럽게 해 전국민을 소모전에 밀어넣는지 지금도 인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11억원을 대출받아 7억원을 부지 매입에 썼다고 들었는데 나머지 대출금의 용처를 물어도 되느냐'는 질문에는 "알려주는 건 어렵지 않은데 그런 질문을 조선일보가 한다는 게 이해가 안 간다"며 "여기까지 내려와서 제가 그동안 쭉 밝혔는데…검찰조사를 곧 받을 테니 그때 다 알려주겠다"고 아예 답을 하지 않았다. 의혹이 집중적으로 제기된 공직자로서 이해충돌 금지 부분에 대해서는 목소리를 높였다. 국회에서의 발언을 문제 삼은 데 대해서는 "제가 도시재생이나 시에서 지원받을 계획이 있었다면 조카 2명의 집을 완성해 장사하게 했겠느냐"며 "기사가 (나오기) 전에 6달째 계속 적자였다"고 반박했다.
이해충돌에 대한 질문이 계속되자 그는 "그 이야기는 그만 받겠다. 지겨워서 못 받겠다"라고 날을 세웠다. 끝까지 싸우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손 의원은 기자간담회 말미에 "제가 기자분들에게 뭉뚱그려 사납게 말하거나 상처를 줬다면 사과한다"면서도 "그 대신 여러분도 제게 사과해야 한다. 잘 모르고 쓴 건 사과해야 한다. 또 투기와 차명 부분은 목숨 걸고 싸울 거다. 그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