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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본 대지진 8년…재난은 '현재 진행형'

등록 2019-03-10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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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진 피난 생활자 5만4000명

파난 지시 구역 3곳 남아있어

원전 폐로 작업은 걸음마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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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누마=AP/뉴시스】 2011년 3월 11일 쓰나미가 덮치고 있는 이와누마 해변지역의 모습. 2016.03.08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규모 9.0의 초강력 지진이 일본 도호쿠(東北) 지방을 강타한지 오는 11일로 8년째를 맞는다.
 
최대 높이 17m에 이르는 거대한 쓰나미(지진해일)가 해안 마을을 덮쳐 가옥과 차량들이 장난감마냥 순식간에 휩쓸리는 장면에 일본 뿐 아니라 전 세계는 망연자실했다.
 
쓰나미 여파로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가 폭발사고를 일으켜 원전에서 화염이 솟아나고 희뿌연 연기가 대량으로 피어오르는 모습은 일본인은 물론 전 세계인에게 불안감을 넘어 공포심을 안겼다.

이로부터 8년이 지난 현재 동일본대지진 피해 복구 상황은 어느정도 진척이 됐을까.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올해 시정연설에서 2020년 도쿄올림픽을 통해 재기한 도호쿠 지방을 세계에 홍보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지만, 대지진 8주년이 되는 지금도 재난은 '현재 진행형'이다.
 
지지통신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대지진으로 인한 피난 생활자는 아직도 5만 4000여명에 이르며, 가설 주택에서 생활하고 있는 이재민도 여전히 5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534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다.
 
또 피난 생활 중 대지진 영향으로 건강이 악화돼 사망한 사람은 지난 1년동안에만 50여명이 추가돼 총 3701명을 기록했다. 
 
원전 주변의 후타바(双葉),  오쿠마(大熊), 나미에(浪江)정 3곳의 일부 지역은 아직도 피난 지시 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대지진 직후 11개 였던 피난 지시 구역이 2014년부터 서서히 해제돼 3곳으로 감소한 것이지만, 피난 지시를 해제해도 주민들의 귀환 발걸음은 더디다. 오랜 피난 생활에 지친데다 방사능에 대한 우려 등으로 고향으로 돌아오지 않는 주민들이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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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뉴시스】 조윤영 특파원 = 14일 방문한 후쿠시마 제1원전에는 수소폭발로 떨어져 나간 원자로 벽의 일부가 그대로 남아있는 등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상흔이 7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남아있다.사진은 공동취재단이 제공한 것이다. [email protected]

후쿠시마 원전 폐로 상황은 아직도 걸음마 수준이다. 동일본대지진 여파로 후쿠시마 제 1원전의 1·2·3호기에서는 원자로의 노심이 녹아내리는 '멜트다운'이, 그리고 1·3·4호기에서는 수소폭발이 발생했다.

1·2·3호기는 멜트다운의 영향으로 원자로 내부가 심하게 오염됐으나, 원전 운용사인 도쿄(東京)전력은 사고 발생 8년이 지난 현재도 오염으로 녹아내린 핵연료가 원자로 내부 어디에 어떠한 상태로 있는지 정확한 실태 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올 2월 로봇을 이용해 2호기 원자로 격납용기 내에 녹아내려 있는 핵연료 찌꺼기를 접촉해 들어올리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로봇은 원자로 내에서 해물질 찌꺼기를 들어올렸을 뿐 원전 폐로의 핵심인 원자로 밖으로 반출하지는 못했다. 해당 원자로 주변의 방사선량은 1시간 정도 노출되면 죽음에 이르는 수준이라고 한다.
 
1~3호기 내에 있는 핵연료 찌꺼기는 총 880t에 이른다는 추계도 있다. 도쿄전력은 폐로까지 30~40년 정도가 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원자력위원회 측은 일본 언론 인터뷰에서 "로봇이 핵연료 찌꺼기를 접촉한 것은 큰 발전이지만, 아직도 초기 단계"라며 "장기전이 될 각오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방사성 물질 오염수 문제도 심각하다. 후쿠시마 제1원전 주변에는 고농도 방사성 물질에 오염된 오염수가 담긴 통을 보관하고 있는데, 오염수의 양은 이미 110만t에 육박한다. 도쿄전력은 2020년 말까지 137만t의 오염수를 보과할 수 있는 부지를 확보했다고 밝혔지만, 최종적으로 이 오염수를 어떻게 처분할지도 정해지지 않았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오염수의 해양 방출을 검토하고 있지만, 현지 어업자뿐 아니라 주변국의 반대가 거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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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쿠마(후쿠시마)=AP/뉴시스】작업복으로 무장한 한 작업원이 지난 2월10일 일본 후쿠시마(福島)현 오쿠마정(大熊町)에 위치한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동일본대지진으로 멜트다운 된 원자로 1호기 앞을 지나가고 있다. 2016.03.09.

아베 총리는 지난 2013년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유치를 위한 한 연설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문제는 "통제되고 있다"라고 주장했지만, 도쿄전력의 한 간부는 일본 언론에 오염수 문제 및 원자로 상황에 대해 "확실히 관리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원전 사고 이후 제염(방사능 오염물질 제거) 과정에서 나온 오염토도 현재 도쿄돔 11개분에 상당하는 1400만㎥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염토들은 검은 비닐봉지에 넣어져 후쿠시마 현내 토지 등에 흉물스럽게 쌓여있다. 그런데 일본 정부는 이 가운데 방사능 농도가 기준치 이하인 오염토의 경우 최대 99% 재사용이 가능하다며 후쿠시마 현 내 공공사업에 재사용할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현 주민들은 방사선에 대한 우려로 반발하고 있다.
 
아베 정부는 2020년 도쿄올림픽을 동일본대지진 복구 상황을 전 세계에 발신하는 '부흥올림픽'으로 내걸고, 후쿠시마현에서 성화봉송 및 일부 경기를 계획하고 있지만, 후쿠시마 제1원전 긴급사태 선언은 2011년 3월 11일 발령된 후 아직까지 해제되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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