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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몰 휴무②]답 없는 미세먼지…아이 보채는데 쇼핑몰도 못 간다?

등록 2019-03-21 05:50:00   최종수정 2019-04-01 09:5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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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시설 갖춘 복합몰, 단순 쇼핑공간 아닌데…

소상공인단체는 무섭고 소비자 편익은 뒷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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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지난 28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에서 모히칸 인디언들이 펼치는 이색적인 전통공연 ‘월드 컬처 버스킹(World Culture Busking)’을 진행했다. 모히칸 인디언들은 팬플루트, 산뽀니아 등 인디언전통악기를이용한민속음악연주와현란한퍼포먼스를선보였다. 눈앞에서 인디언 문화를 체험한 고객들은 공연 후 인디언 복장을 입은 퍼포머들과 기념사진 촬영도 함께 했다. 2017.10.29. (사진=롯데자산개발 제공)[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예슬 기자 = #워킹맘인 김모(33)씨는 아들과 함께 여가를 보낼 시간이 주말밖에 없다. 날씨가 좋으면 교외로 나가 바람을 쐬지만 미세먼지가 심각한 수준이거나 한파, 폭염에 시달리는 겨울과 여름에는 주로 복합쇼핑몰을 찾는다. 유모차를 끌기 쉬운 환경이고 기저귀를 갈 수 있는 공간도 충분해 김씨에게 복합쇼핑몰은 가장 만만한 나들이 공간이다.

김씨는 "주말 내내 집에만 있으면 아이가 심하게 짜증을 내 단 몇 시간 만이라도 집 밖을 나와야 하는데, 미세먼지가 심한 이번 겨울엔 대부분 복합몰로 피신을 왔었다"며 "아기 엄마들에게 복합몰은 쇼핑공간을 넘어서 오락·여가 공간에 가깝다"고 말했다.

소상공인 단체 등의 규제 요구에 복합쇼핑몰의 월 2회 의무휴업을 포함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 심의가 국회에서 진행 중이다.

이에 대해 소비자들은 정부와 국회가 현실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것이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쇼핑몰이 단순히 물건을 사는 공간이라기보다는 엔터테인먼트 시설을 즐기고 식음료를 해결하는 복합문화공간이라는 점을 간과하고 천편일률적으로 규제의 잣대를 들이댄다는 것이다.

실제 신세계그룹 스타필드 고양의 경우 엔터테인먼트 시설을 비롯한 비쇼핑 공간 면적은 30% 수준이다. 복합쇼핑몰을 찾는 이들의 상당수는 영화관을 방문하거나 키즈카페를 이용하려는 목적이 상당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기상 상황이 좋지 않은 경우엔 더 그렇다. 미세먼지로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된 지난 1~3일, 스타필드를 찾은 소비자들은 평소보다 10%가량 더 많았다. 하남과 고양, 코엑스점에 각각 평소보다 1만명씩 더 방문한 꼴이다. 지난 1일 스타필드 하남으로 진입하려는 차들이 줄을 이어 불과 200~300m 가량을 남겨놓고도 주차장으로 들어가는 데 수 십 분이 걸릴 정도로 소비자들의 수요가 많았다.

유통업계와 소비자들은 개정안의 추진이 다분히 소상공인단체들의 정치적 영향력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법의 개정을 대선공약으로 내건 바 있다.

또 경제민주화 관련 정책을 펼 때 반도체나 자동차 등 무거운 산업을 규제하기엔 수출에도 치명적 타격을 줄 수 있는 만큼 내수 위주의 유통산업을 규제하는 것이 비교적 간단한 선택지라는 반응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정부와 여당이 복합몰 문을 닫는 것과 골목상권 살리기가 큰 관련이 없다는 것을 몰라서 그런 것이겠느냐"며 "다만 그 결과로 소비자들의 권익이 침해될 수 있다는 측면은 가볍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정부의 스탠스 상 규제가 강화될 것이 당연해서 개정안이 통과되리라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최근 미세먼지에 대한 시민들의 여론이 싸늘해졌다는 점이 변수가 될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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