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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가 달라졌다]직원·회사 신뢰 속 자율근무제…아모레퍼시픽

등록 2019-07-25 06:00:00   최종수정 2019-08-12 09: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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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손정빈 기자 = 워킹맘 한수연(34)씨는 지난해부터 숨통이 트였다. 한씨가 다니던 회사가 주 52시간 근무제를 도입하면서부터다. 회사는 '오전 9시 출근 오후 6시 퇴근'을 기준으로 하되 불가피한 사정이 있는 경우 10시30분까지 출근할 수 있는 유연 근무제를 본격 도입했다. 한씨는 오전엔 직접 아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고 데려오는 건 남편에게 맡겼다. 이전엔 사업을 하는 남편에게 등하원을 모두 책임지게 해 미안한 마음이 컸다.

그녀는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이전에 유연 근무제가 없었던 건 아니지만 활용하는 직원이 많지 않았다. 지난해 7월부터는 당연하게 쓰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부담이 없어졌다"고 했다.

지난해 7월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과 공공기관에 주 52시간 근무제가 본격 도입됐다.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해당 제도를 시행함으로써 이른바 '워라밸'(work와 life의 balance)이 맞춰졌다는 게 직장인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물론 일부 업계에서는 주 52기간 근무제가 오히려 업무 효율성을 떨어뜨린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노동 시간 단축이 향후 우리 사회에 미칠 영향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더 많다. 실제로 지난 4월 문화체육관광부가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근로시간 단축 긍정 평가(63.%)가 부정 평가(29.8%)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아모레퍼시픽은 주 52시간 근무제를 적극 도입한 대기업 중 하나다. 가장 큰 특징은 '자율 근무제'다. 직원 개인이 일주일 단위로 출퇴근 시간을 정하고 법정근로시간인 40시간을 채우면 된다. 다만 일반 업무는 대개 협업이 필요한 일이 많기 때문에 주중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는 '코어'(core) 타임으로 정해 이 시간만큼은 꼭 일을 하도록 정했다. 이것만 지키면 자유롭게 출퇴근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지난해 7월부터 시행 중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하루하루 시간을 나의 통제 안에서 관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직원 호응이 큰 편"이라고 했다. 특히 이런 근무 체계는 앞서 예를 든 한씨가 다니는 회사와 마찬가지로 어린 자녀가 있는 직원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늦게 출근해서 자녀 등교를 챙긴다거나 일찍 퇴근해서 자녀와 여가 시간을 함께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초과근무가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다. 당장에 급한 업무를 처리해야 할 때는 신청을 한 뒤에 일을 더 하면 된다. 초과근무에 대한 보상은 대개 대체 휴무로 이어진다. 대체 휴무를 사용할 수 없을 때에는 급여로 보상한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지난 1년간 새로운 근무제를 적용한 결과 만족도가 매우 높다"며 "자율 근무제가 오히려 회사와 직원 간 신뢰를 높인다는 평가가 많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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